국·공립대에서 대학평의원회의 위상

전병균 (생물교육과)

지난 2년 남짓 사범대학 교수회 평의원이었고 경상대학교 대학평의원회와 교수평의원회 기획연구분과의 분과위원의 자격으로 대부분의 대학평의원회의 회의에 참석하였다. 우리 대학 교수회의 출범과 더불어 학내 자치기구로서 대학평의원회가 설립되어 올해로 30년의 역사가 지났다. 대학평의원회가 법령안에 있지 않고 학칙에 의거한 임시기구이었지만 대학평의원회는 학사운영의 전반에 대한 심의·의결기구로서 우리 대학의 위상이 지금 이 자리에 오기까지 수많은 역할을 수행하였다. 그러면서 2017년에는 국립대학법이 개정되면서 국·공립대의 대학평의원회의가 이제는 합법적인 기구로 설치 및 운영이 가능하게 되었다. 국립대학법이 대학의 자율성 확보와 민주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관점도 있지만, 사립학교 「고등교육법」을 근거로 하여 개정된 「국립대학법」의 운영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의 불씨가 아직 남아있다. 이 글을 통해 지난 2년간의 대학평의원회 평의원의 경험을 토대로 대학평의원회의 위상 제고와 함께 대학평의원회를 중심으로 우리 대학이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보고자 한다. 우선, 사립대학을 중심으로 설치되어 운영되어온 대학평의원회의 관련 법령을 조사해 보았다. 대학평의원회는 2006년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10조의 6항 「임원의 정원 및 그 임면에 관한 사항」에 의거하여 출범하였다. 또한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14조 4항에서는 임원과 임면에 관해 아래와 같이 명시를 하고 있고, 과반수의 특정 인원이 대학평의원회 위원이 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제14조(임원) 

④ 개방이사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원회"라 한다)는 제26조의2에 따른 대학평의원회(이하 "대학평의원회"라 한다) 또는 「초·중등교육법」 제31조에 따른 학교운영위원회(이하 "학교운영위원회"라 한다)에 두고 그 조직과 운영 및 구성은 정관으로 정하되, 위원정수는 5인 이상 홀수로 하고 대학평의원회 또는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추천위원회 위원의 2분의 1을 추천하도록 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종교지도자 양성만을 목적으로 하는 대학 및 대학원 설치·경영 학교법인의 경우에는 당해 종교단체에서 2분의 1을 추천한다. <개정 2007.7.27.>

더불어, 사립학교법 제26조2의 1항에서 대학평의원회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고, 사립대학에서 대학평의원회의는 심의기구임을 명시하고 있다.

제26조의2(대학평의원회) 

① 대학교육기관에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대학평의원회를 둔다. 다만, 제3호 및 제4호는 자문사항으로 한다.

1. 대학의 발전계획에 관한 사항

2. 학칙의 제정 또는 개정에 관한 사항

3. 대학헌장의 제정 또는 개정에 관한 사항

4. 대학교육과정의 운영에 관한 사항

5. 추천위원회의 위원의 추천에 관한 사항

6. 그 밖에 교육에 관한 중요 사항으로서 정관으로 정하는 사항

사립대학뿐만 아니라 우리 대학을 포함한 여러 국·공립대에도 대학평의원회가 설치되어 운영되면서 대학의 학사운영에 대한 심의·의결기구 혹은 자문적인 역할을 하는 심의기구로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 대학에서는 1987년에 경상대학교 교수회가 교수협의회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이후, 교수협의회를 중심으로 1988년 제1차 대학평의원회가 개최되었다. 이 대학평의원회는 이듬 해 4월 6일에 대학평의원회에서 교수평의원회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예산안 심의에 대한 심의·의결기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1992년 3월에는 교수평의원회의 명칭이 각 단과대학의 교수 대표들로 구성된 경상대학교 대학평의원회라는 공식적인 명칭으로 바뀌었고, 학내의 학사운영에 관한 안건에 대해 심의·의결기구로서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 후, 2003년 하반기부터는 학내 여러 교직원 평의원이 대학평의원회에 참여하기 시작하였고, 2005년 1월부터는 학부생 및 대학원생 대표가 대학평의원회의 평의원으로 참여하기 시작하였다. 현재 우리대학은 학사운영의 안건들을 학무회의 심의 이후, 대학평의원회의 최종 심의를 거쳐 수정되고 다듬어져 결정하고 있다. 단지 학칙에 의거하여 설치된 심의·의결기구로서의 국·공립대학 대학평의원회는 그 설치에 관한 관련 법령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임시적인 심의·의결기구라는 한계에 의해 총장과 대학본부의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결정이 있었던 적도 있지만, 아직까지 경상대학교 대학평의원회는 대학평의원회 임원진 및 평의원들의 노력으로 순탄하게 잘 운영되어 오고 있다.

하지만 사립대학을 중심으로 교수, 직원 및 학생들의 대표로 구성된 대학평의원회의 심의·의결 권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학평의원회를 통해 교수, 직원 및 학생 등의 대학구성원들이 대학 운영에 대한 자치권을 갖고 사립대학 운영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으며, 사립대학 법인이사회의 독단과 전횡을 방지하고, 사학비리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 하여 찬성을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대학평의원회가 이사회의 권한을 침해함으로서 사학운영의 자율성을 해친다는 반대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13년 2월 14일자 한국대학신문에는 ‘한국대학신문 주최 국회 교과위원장 초청 전국대학 총장 간담회에서 사립대 총장들은 대학평의원회의 권한을 심의기구에서 자문기구로 낮춰야 한다고 역설했다’라는 요지의 기사가 실렸다. 즉, 2006년 사립학교법 시행령에 따라 대학평의원회를 설치하고 학내 최고 심의기구 권한을 부여한데 대해 대학 집행부의 자율적인 운영과 의결 사항을 시행하기 어렵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특히 전국대학 총장 중에서 사립대학의 몇몇 총장들은 ‘대학평의원회를 구성하는 교수들이 마치 총장과 보직교수 및 단과대학 학장들로 구성된 학무회의의 상급기구인 양 학무회의 의결사항을 반려하기 일쑤이기 때문에, 심의기구가 아닌 자문기구로 명시한다면 대학운영이 수월해지는 것은 물론 내부 갈등이 상당히 해소될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물론 사립학교법에 명시한 심의기구로서 대학평의원회가 최고 의결기구 역할을 하는지는 불확실하지만 사립대학 대학평의원회의 심의기능은 학무회의나 법인이사회 같은 다른 의사결정기구들과 기능상 충돌을 보이고 있는 만큼 사립대학의 대학평의원회는 의사결정기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여겨진다. 

그런데, 이런 사립학교법에 근거하여 만들어진 대학평의원회 설치 및 운영 법령을 개정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하였다. 이 법안 중에 포함된 「국립대학법」에 따르면, 국‧공립대학도 학생과 교직원이 참여하는 대학평의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하여 운영하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즉, 지금 현재까지 심의기구로서 역할을 하는 대학평의원회가 사립대와 국립대법인인 서울대 및 인천대에만 설치가 의무화 되어 있었을 뿐, 국·공립대는 의무화가 아닌 각 대학의 학칙에 따라 설치 여부를 정하도록 하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개정된 고등교육법은 모든 국·공립대는 반드시 대학평의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평의원회가 법령 안에 존재하는 기구로 거듭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몇 가지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우선, 이번 고등교육법 개정에 따르면 대학평의원회가 학교의 예산, 대학 발전계획이나 학칙 개정 등에 대해 의사결정기구(심의·의결기구)가 아닌 심의기구로서 자문 역할에만 한정되었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심의기구라 함은 자문 역할을 강조하기 때문에 심의기구로서 명시된 법령으로는 더 이상 대학의 학사운영에 대한 최고 심의·의결기능을 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사립대학의 경우처럼 심의기능이 의결기능까지 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 대학평의원회의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현 개정 법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2016년 우리 대학의 최상한 교수는 국립대학법 입안을 위한 정책포럼에서 법제화된 대학평의원회의 설치를 강력히 주장하였다. 최상한 교수의 발제에 따르면 ‘총장이 학칙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권자이며, 심의를 할 수 있는 기구인 대학평의원회 혹은 교수회가 임의기구로 돼 있음에 따라 대학의 자율성과 대학자치의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하여 제왕적 총장제의 총장을 민주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대학평의원회의 법제화의 필요성과 견제 기구로서의 역할을 강조하였다. 이 포럼에서 토론자인 방송통신대 임제홍 교수와 국립대 교수들은 국립대학법에 따라 교수, 학생, 직원으로 구성된 대학평의원회를 설치하고, 이 대학평의원회가 대학의 최종 심의·의결기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2017년 12월에 경북대의 대학평의회제도 도입 연구 특별위원회에서 낸 보고서에서도 국교련의 국립대학법안을 골자로 하는 대학평의회 규정(안)에서 대학평의회를 대학 주요 사안에 대한 심의·자문기구보다는 최고 의사결정기구(심의·의결기구)로 하여, 총장을 견제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심지어, 한국과학기술원, 광주과학기술원, 울산과학기술원 등은 특별법에 의해 설립되어 고등교육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대학이지만 한국과학기술원의 교수들 포함한 대학 구성원들도 대학평의원회 설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러한 요구에는 이사회의 구성원들이 총장의 지인으로 구성되어 있어, 최고결정권자인 총장이나 이사회를 견제할 수 있는 가구가 존재하지 않아 학사운영에 여러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최고 심의·의결기구인 대학평의원회의 설치를 한국과학기술원 교수협의회와 함께 학내 구성원들이 강력하게 주장하였다.

국·공립대를 포함한 대부분의 대학들은 학사운영에 관한 여러 주요사항들을 전반적으로 심의·결정하기 위한 기구로서 대학본부에서 설치 운영되는 학무위원회나 학사운영위원회 등을 두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 구성원의 대부분은 총장이 임명한 처장 및 학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학무위원회나 학사운영위원회가 학사운영에 관한 실질적인 심의·의결기구이기는 하지만 자문기구적인 성향이 강하다. 이런 독단적인 학사운영을 견제하고 대학 자치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최고 심의·의결기구인 대학평의원회의 역할이 절실히 요구된다. 미국 45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후, 이민 문제나 수입 장벽 등 여러 문제들을 강력히 추진하여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당선 초기에 비해 혼란은 크지 않았다. 이는 견제와 균형을 중시하는 의회, 법원 및 지자체의 견제 시스템에 의해 적절히 조절되어 관리된 덕분이다. 한 사람이나 소수의 사람들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하는 형태를 독재라 한다. 영국의 정치가이자 역사가인 존 에머리치 에드워드 달버그-액튼(John Emerich Dalberg-Acton)은 ‘절대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Power corrupts; absolute power absolutely corrupts)’라고 하였다. 부패와 전횡을 막기 위해서는 적절한 견제와 균형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립대학 고등교육법은 대학평의원회를 심의기구로 한정하고 있고, 이 고등교육법을 기초하여 개정된 국립대학법 역시 대학평의원회를 단지 심의기구로 한정하고 있다. 대학의 학사운영에 대해 적절한 견제는 반드시 필요하지 않을까? 대학평의원회는 대학의 균형적 발전과 대학 운영의 민주화를 위해 최고 심의·의결기구로 재개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개정된 국립대학법의 두 번째 문제점은 대학평의원회의 구성에 관한 것이다. 개정 법안에서는 국·공립대 대학평의원회 구성은 11명 이상이어야 하며, 하나의 구성단위에 속하는 평의원의 수가 전체평의원 정수의 2분의 1을 초과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대학평의원회 구성에서 특정 집단의 비율을 50%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이 개정 법령에 대해 직원과 학생들은 대학 내 학사운영에 대한 의사결정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제고했다고 하며 반기는 분위기이다. 개정 법안이 통과된 후,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학본부 본부장은 ‘이번 개정으로 그동안 교수 위주로 운영됐던 대학평의원회에 직원과 학생이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마당이 더욱 크게 열리게 되어 대학 내 민주화가 진일보 하리라고 본다. 공무원노조 대학본부는 시행령과 학칙 반영 과정에서 직원의 참여가 확장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 하겠다’고 밝혔다. 이 개정 법안 역시 과반수의 특정 인원이 대학평의원회 위원이 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는 예전의 사립대학의 고등교육법에서 근거한 법안으로 우리 대학 대학평의원회의 경우 교수 평의원에 비하여 소수의 직원과 학생 평의원 비율로 구성되어 있지만 큰 문제없이 원활하게 잘 운영되어 왔다. 학사운영에 대한 소수 의견은 항상 나오고, 다수 의견에 반하는 소수 의견은 자유로이 표명되는 것은 마땅하며, 대학평의원회는 이런 소수 의견을 수렴하여 토론 및 심의하는 과정이고 또한 갈등을 해소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이번에 개정된 국립대학법은 대학평의원회의 구성 비율에 있어서 교수, 직원 및 학생 구성원 간에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대학평의원회 구성 비율에 대한 고찰에 앞서 대학의 본질은 무엇일까? 지금 현 시대에서 취업이야 말로 대학 및 학생 개개인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대학이 취업만을 최우선시 하는 기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 시대를 이끌어 가고 인류의 미래를 밝혀줄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토대는 인문학이나 순수 자연과학을 포함한 모든 분야의 학문적 발전으로 이루어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대학은 새로운 지식과 진리를 발견하는 학문 활동을 영위하는 기관이다. 적어도 대학은 학문을 탐구하는 학생들과 학자들의 공동체로서의 본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지난 2001년 전국대학교수회의 창립선언문을 통해 ‘교수회가 대학교육정책의 핵심 주체로 나서 대학개혁을 통해 학문의 자유와 대학의 자치를 실현해가겠다’고 선언한바 있다. 2017년 6월 서울대학교 김명환 교수는 경향신문의 칼럼에서 ‘대학의 혁신은 교수가 나서야 가능하다. 이는 학생과 직원이라는 대학 주요 구성원을 무시하는 태도가 아니다. 학생을 잘 기르는 것이 목적인 교육기관에서 학생은 으뜸가는 존재이다. 또 뒤에 숨어 대학의 궂은 살림을 묵묵히 챙기는 직원의 노고를 놓칠 수 없다. 하지만 대학의 학문과 교육은 어디까지나 교수가 책임지며, 그런 의미에서 대학의 주역인 교수들이 움직여야 실질적 변화가 일어난다’고 하였다. 대학의 학사운영의 거의 대부분은 교육에 관련된 것이고, 교육의 주체는 역시 교수일 것이고, 교육에 대한 책임 역시 교수이다. 반대로 만약 실패한 학사운영에 대한 책임은 과연 누가 지어야 할까? 사립학교 고등교육법에 기초하여 개정된 국립대학법은 여러 의견들을 수렴하여 좀 더 합리적인 법안으로 재개정이 필요할 것이다. 대학 구성원 모두의 슬기로운 지혜가 필요할 때이다. 

글을 마치면서, 다시 한 번 대학평의원회 평의원들의 노고에 존경을 표한다. 학사운영의 여러 안건에 대해 평의원의 소수 의견이 나오고 서로 대립되는 의견을 제시한다. 이런 의견들을 수렴하여 심의하는 과정에서 서너 시간동안 회의가 진행되지만, 대학평의원회의 집행부를 포함한 여러 평의원들은 끝까지 남아 그 안건에 대해 심의하고 의결한다. 한편으로 어떤 안건은 평의원 사이에 반목을 낳기도 한다. 그러나 그 자리에 있는 평의원들 각각의 생각은 조금씩 달라도 단 한 가지는 공통될 것이다. 대학평의원회에서 고통스럽게 심의한 안건이 대학 발전의 토대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총장의 독단적인 학사운영에 맞선 견제의 기능과 더불어 대학평의원회의 또 다른 목적은 학내 여러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학사운영에 반영하여 소통하겠다는 것이다. 대학 구성원들의 다양한 소수 의견을 받아들여 좀 더 투명하고 자치적인 대학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런 의견이나 안건이 어떤 경우에는 평의원 개개인뿐만 아니라 평의원이 속하는 학과의 이득과 배치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이런 안건이 개개인과 학과의 이익보다는 대학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라면 서로 첨예하게 대립하기 보다는 좀 더 나은 대안을 서로 고민해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 평의원들은 학내 구성원의 대표로서 학사운영에 대한 심의를 하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대학이 나아가고자 고민하고 노력한다. 이런 노력에는 반드시 평의원 각자의 희생이 필요하다. 많은 교수들은 한 대학의 학사운영이 어떤 방향으로 가든 무관심하다. 하지만, 개인에게 미치는 손익에는 민감하다. 학사운영에 대한 설문조사는 잘 응하지 않지만, 개개인의 연봉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다. 교수 구성원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이기주의가 만연하다. 교수들은 교수의 지위와 권리도 있지만, 교수로서의 책임과 의무도 있지 않을까? 그런 책임과 의무에 따르다 보면 개인의 희생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교수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 했는지 한번쯤은 되새겨 보면서 학사운영에 관심을 가지고 변화해 나간다면 대학 전체의 발전이 오지 않을까? 교수로서의 책임의 의무를 다 하지 못하고 부끄러운 면면을 보이면서 대학평의원회 구성 비율을 지금처럼 유지하자고 주장할 수 있을까? 대학의 발전은 총장을 포함한 대학 집행부의 노력과 역량도 필요하지만 대학 구성원들의 관심과 희생이 대학발전의 더욱 큰 토대가 될 것이다. ‘우리는 과연 부끄럽지 않은 교수일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모든 국·공립대학과 사립대학에서 대학평의원회의 위상 강화는 대학 구성원들의 관심과 각성으로 이루어 질 것이고, 이를 통해 독단적인 학사운영을 효율적으로 견제하여 대학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 할 것이다. 지금 대학은 큰 변화의 기로에 있지만, 대학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노력으로 대학평의원회가 대학의 최고 심의·의결기구로서 대학 발전에 이바지하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