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대학 자율성 훼손에 대한 저항

(2012～2015)

1. 개요 2. 민주적인 총장 선출을 위한 노력  1) 총장 직선제 폐지 반대와 새로운 선출 제도 마련  2) 제10대 총장의 민주적 선출을 위한 노력 3.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를 위한 노력 4. 여론 조사를 반영한 학장 임용 방식 도입 5. 대학 구조 개혁과 학생 정원 감축에 대한 대응 6. 산학협력단 간접비 회계 및 규정의 심의 요구 7. 재정 및 회계 운영 규정 제정 등을 둘러싼 갈등 8. 경남지역 국립대학 통합에 관한 설문 조사 실시

1. 개요

2012년부터 2015년에 이르는 시기는 이명박 정부(2008.2.25.-2013.2.24.)의 후반기와 박근혜 정부(2013.2.25.-2017.3.10.)의 전반기에 해당한다. 이 시기는 교수회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집요하고도 치밀한 국립대학 통제 정책과 그것에 순종한 대학본부에 맞서 대학의 자치와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 힘겹게 투쟁한 저항의 시기로 규정할 수 있다.

2012년 3월 제16대 교수회(회장 이전 교수)¹⁾가 출범할 당시는 이명박 정부가 국립대학의 경쟁력 강화라는 미명 아래 추진한 소위 ‘국립대학 선진화 방안’이 본격적인 시행 단계에 접어든 때였다. ‘1단계 국립대학 선진화 방안’(2010.10.9.)에 따라 「서울대 법인화법」 제정(2010.12.8.), 학장직선제 폐지(2011.2.1.), 성과급적 연봉제 도입(2011.1.4.) 등은 이미 이루어졌다. 특히 성과급적 연봉제는 2012년부터 신임 교원들에게 먼저 적용되고, 2013년에는 정년을 보장받지 않은 교원에게, 2015년부터는 정년을 보장받은 교원에게 적용될 예정이었다.

그리고 ‘2단계 국립대 선진화 방안’(2011.8.23. 시안 발표, 2012.1.26. 확정안 발표)에 따라 총장 직선제 폐지, 총장의 대학운영성과목표제 도입, 학장공모제 도입, 기성회회계제도 개선, 학부교양교육 활성화와 학사운영 선진화, 구조 개혁 중점 추진 국립대학 지정 등의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그에 앞서 2011년 9월 23일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발표한 구조 개혁 중점 추진 국립대학 선정 결과는 해당 대학(강원대, 충북대 등 5개교)뿐만 아니라 국립대학 전체에 큰 공포와 위기감을 조성하였다. 확정된 2단계 방안에는 교육역량강화사업 및 구조 개혁 중점 추진 국립대학 지정의 평가 지표에 소위 ‘국립대학 선진화 지표’라는 항목을 포함하여 총장 직선제 폐지 여부와 기성회 회계 건전성 여부를 각각 5%씩 반영하겠다는 방안을 담고 있었다. 기성회 회계 건전성 여부의 경우, 기성회 회계에서 차지하는 교직원 급여 보조성 경비의 비율 및 평균 지급액, 전년 대비 인상액을 평가 항목으로 제시하여 교직원에 대한 급여 보조성 경비를 삭감 내지 동결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제16대 교수회는 출범과 함께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와 총장 직선제 유지를 가장 중요한 목표로 내세우고 활동을 전개하였다.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와 관련해서는 성과급적 연봉제 위원회를 설치하고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이하 국교련)와도 긴밀하게 연대하여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였다. 비록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라는 최종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였지만 큰 폭의 개선이 이루어졌고, 거기에는 경상대학교 교수회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총장 직선제 문제의 경우, 대학본부의 총장 직선제 폐지 투표 실시에 맞선 대응과 실패, 교수회장 사퇴와 재신임, 총장선출제도 개선위원회 구성과 공모제 방식의 총장임용후보자 선정 규정 및 시행세칙 마련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결과적으로 총장 직선제 유지는 실패하였다. 하지만 대학구성원의 의사가 반영된 직선제에 가까운 총장 선출 제도를 마련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한편, 2012년 기성회 세입ㆍ세출 예산안에서 삭감된 교직원 급여 보조성 경비의 회복과 예산 심의 방식 개선도 제16대 교수회의 긴급한 과제 중 하나였다. 대학본부는 정부의 등록금 완화 정책에 호응해 2012년도 기성회비를 6.5% 인하하였는데, 이는 다른 국립대학보다 큰 폭이었다. 그에 따른 기성회비 세입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본부는 인건비성 경비인 교수의 ‘교재 개발 및 교육지원비’(260만원)와 직원의 ‘직무혁신지원비’를 절반 삭감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예산안에 반영하였다. 교수회는 교수 권익 보호라는 차원에서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대학평의원회 재정사무분과위원회 회의를 통해 불요불급한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본 회의에서 삭감된 예산을 인건비성 경비의 복원에 사용하도록 권고해 관철하였다. 그 과정에서 예산 심의 방식도 합리적으로 개선하여 이후의 예산 심의에도 활용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 외에도 학사운영선진화와 교육역량강화사업 대비를 위하여 대학본부가 추진한 꿈ㆍ미래ㆍ개척 과목 설치와 강의 평가지침 개정에 대한 대응, 학장공모제 도입에 따른 단과대학장 임용 규정의 개정 문제도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들이었다고 할 수 있다.

2014년 3월 출범한 제17대 교수회(회장 안성진 교수)²⁾의 상황도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 2014년부터 교육부는 각종 재정지원사업과 총장 직선제 폐지를 연계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 대학을 포함해 일부 국립대학의 총장 선출 규정에 남아 있던 직선제적 요소마저도 완전히 없앨 것을 강요하였다. 아울러 공주대학교, 경북대학교, 한국방송통신대학 등에서 선출한 총장후보자의 임용 제청을 거부하거나 2순위 총장후보자를 임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국립대학의 자율성과 자치를 침해하고 통제를 한층 강화해갔다. 또한 2014년부터 교육부는 대학정원 감축과 재정 제한을 골자로 하는 ‘대학구조조정 평가 사업’을 실시함과 동시에, 대학구조개혁을 대학특성화 사업 등 각종 재정지원사업과 연계시키는 방안을 추진하였다. 예를 들면, 대학특성화 사업의 평가 기준에 대학 구조개혁 종합추진계획 연계, 입학정원 감축 규모에 따른 가산점 부여, 등록금 부담 완화 정책과 연계, 국립대학 총장 직선제 개선 여부 등의 반영이 그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구성원의 의사를 반영한 총장 선출 문제는 제17대 교수회에서도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교육부의 총장 선출 규정에 포함된 직선제적 요소 삭제 강요와 제10대 총장 선출 문제가 맞물리면서, 총장 선출 규정과 시행세칙의 재개정, 권순기 총장의 총장공모위원 임명 거부와 그에 대한 대응, 부산대 고현철 교수의 사망으로 촉발된 총장 직선제 회복 시도와 좌절, 대학본부의 비협조에 따른 법정 기한 내 총장 선출 실패와 총장 직무대리 체제 운영, 정책평가제 총장 선출 방식 도입과 제10대 총장 선출 등의 파란만장한 과정을 거치면서 힘겨운 투쟁을 전개하였다. 교육부의 방해와 대학본부의 비협조 등으로 결국 직선제 회복이라는 염원은 무산되었다. 하지만 실질적인 직선제라 할 수 있는 정책평가제의 도입으로 구성원의 의사를 반영한 총장 선출이라는 소기의 성과는 달성할 수 있게 되었다.

대학구조조정 평가와 각종 재정 지원 사업 대비를 위한 학생 정원 감축 문제도 구성원의 지혜를 모아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2014년 1월 28일 발표된 교육부의 ‘대학 구조 개혁 추진 계획’에 따라 각종 재정 지원 사업에 정원 감축을 골자로 하는 대학 구조 개혁 실적을 반영하겠다는 방침이 확정되었다. 대학본부는 신학기가 시작하자마자 목전에 닥친 지방대학특성화 사업과 ACE 사업에 대비해 10%의 대학 정원을 감축하겠다는 구조 개혁안을 마련해 대학평의원회에 심의를 요청하였다. 교수회는 구조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교육부와 대학본부 구조개혁안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교육부와 경상대학교의 구조개혁안 과연 타당한가?』라는 홍보 책자를 발간해 배부하였으며, ‘경상대학교 구조 개혁, 정말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대학정책 포럼도 실시하였다. 학생 정원 감축 문제는 지방대학 특성화 사업 참여 학과와 비참여 학과 간의 이해 관계 대립 등의 요인으로 인해 대학 정원 감축 자체를 거부할 수는 없는 상황 속에서 감축 비율을 7%로 낮추는 정도로 타결이 되었다.

한편, 학생들의 기성회비 반환 소송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2015년 3월 13일  「국립대학의 회계 설치 및 재정 운영에 관한 법률」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교육부는 그에 따른 후속 대책으로 「국립대학의 회계 설치 및 재정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2015.6.11.)을 제정하였다. 이에 따라 우리 대학에서도 기성회계 관련 규정 등을 폐지하고 재정 및 회계의 운영에 관한 규정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지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교수회는 대학본부 측과 재정위원회의 민주적 구성, 대학평의원회의 예ㆍ결산 심의권 유지, 교육ㆍ연구 및 학생지도 비용 인상 등의 문제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였고, 최종적으로는 비용 인상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

그 외에도 제17대 교수회가 역점을 두고 추진한 사업으로는 산학협력단 간접비 회계 및 규정의 대학평의원회 심의 문제, 경남지역 국립대학 통합에 관한 설문 조사 등이 있다. 산학협력단 회계와 연구 관련 규정의 대학평의원회 심의 문제는 역대 교수회에서도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것이었다. 산학협력단이 교수들이 수주한 연구비로 운영되는 대학의 하부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대학본부와 산학협력단은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산촉법」)에 산학협력단이 독립 법인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예산 및 규정 심의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에 맞서 교수회는 「산촉법」 등 관련 법규와 규정을 분석하여 산학협력단이 대학의 하부 기관이며 산학협력단 회계와 연구 관련 규정이 대학평의원회의 심의 대상임을 분명히 하였다. 교수회는 대학본부와 담판하여 산학협력단에서 연구본부를 분리하고 연구 관련 주요 규정은 대학평의원회의 심의를 받는다는 양보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대학본부가 약속 이행을 미루는 가운데 권순기 총장의 임기가 종료하여 결국 미완의 과제로 남게 되었다. 한편 간접비 회계의 심의 문제는 대학평의원회의 의결을 거쳐 공식적으로 심의를 요구하였고, 대학본부도 산학협력단이 총장에게 산학협력단 회계의 예ㆍ결산을 보고하여 승인을 받기 전에 간접비 회계에 대해서는 대학평의원회의 심의를 받겠다고 약속하였다. 이러한 약속은 2015년 한 차례만 제대로 지켜졌고, 그 이후에는 산학협력단의 비협조 등으로 제대로 이행되지 않게 되었다.

경남지역 국립대학 통합에 관한 설문 조사는 우리 대학 교수회가 먼저 창원대학 교수회를 방문하여 통합의 필요성을 타진한 것을 계기로 시작되었다. 이후 경남과학기술대학 교수회도 동참하여 3개 대학의 통합 추진을 위한 논의를 진행한 결과, 「경남지역 3개 국립대학 통합 추진을 위한 교수회 의장단 합의문」을 작성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어서 통합을 위한 준비 작업의 일환으로 3개 대학 교수회가 각각 구성원을 대상으로 통합의 찬반 여부를 묻는 설문 조사를 실시하기로 하였으며, 우리 대학 교수회가 가장 먼저 교수와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 결과 교원과 직원 모두 경남 지역 내 다른 국립대학교와의 통합에 찬성하는 비율이 압도적이었다.(교원 93.4%, 직원 84.3%) 이러한 과정은 종래의 통합 논의가 구성원의 의사를 사전에 묻지 않고 대학본부를 중심으로 전개되어 실패에 끝난 점을 교훈으로 삼아 사전에 구성원의 의사를 물어보고, 교수회 주도의 통합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상과 같은 개요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시기 교수회의 활동에서는 성과급적 연봉제와 총장 선출 방식이 가장 큰 이슈가 되었고, 그 외에도 기성회 세입ㆍ세출 예산편성안 심의, 산학협력단 간접비 회계 및 규정의 대학평의원회 심의, 단과대학장 임용 규정, 꿈ㆍ미래ㆍ개척 교과목 설치와 강의 평가 지침 개정, 경남지역 국립대학 통합에 관한 설문 조사, 대학구조개혁과 학생 정원 감축, 「국립대학의 회계 설치 및 재정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에 따른 「경상대학교 재정 및 회계의 운영에 관한 규정」 마련 등이 주요 문제로 등장하였다. 이하 각론에서는 그중에서도 특히 ①총장 선출, ②성과급적 연봉제, ③단과대학장 임용, ④대학 구조 개혁과 학생 정원 감축, ⑤산학협력단 간접비 회계 및 규정 심의, ⑥재정 및 회계 운영 규정 제정, ⑦국립대학 통합 설문 조사 등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각각 경과와 쟁점, 성과 및 과제 등을 검토하고자 한다.

2. 민주적인 총장 선출을 위한 노력

1) 총장 직선제 폐지 반대와 새로운 선출 제도 마련

2012년 1월 26일 확정된 ‘2단계 국립대 선진화 방안’에 따라 교과부는 교육역량강화사업과 ‘구조 개혁 중점 추진 국립대학’ 지정의 평가 지표에 총장 직선제 폐지 여부를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이어서 교과부는 3월 8일 교육역량강화사업 시행 계획을 발표해 산학협력선도대학사업을 제외한 모든 국책 사업에서 이른바 대학선진화 지표를 10%(총장 직선제 개선 5%, 기성회계 건전성 5%) 포함시킨다고 예고하였다. 아울러 3월 중에 각 대학별로 총장 직선제 폐지를 결정하여 교과부와 MOU를 체결하면 4점(학칙 개정 완료 5점, 미개선 0점)을 인정하고 적어도 2년 동안 구조 개혁 중점 추진 국립대학 지정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공고하였다. 이에 따라 우리 대학에서도 총장 직선제를 폐지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제16대 교수회는 신학기의 바쁜 일정 가운데도 2012학년도 기성회 세입ㆍ세출 예산안을 빨리 처리해달라는 대학본부 요청에 따라 총력을 집중하여 신속하게 예산 심의를 진행해 3월 14일 제329차 대학평의원회에서 예산안을 심의 의결하였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인 15일 대학본부는 총장 직선제 폐지 투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긴급 임시 확대간부회의 개최를 공고하였고, 권순기 총장은 이전 교수회장에게 면담을 요청해 총장 직선제 폐지 투표 방침을 일방적으로 전달하였다. 교수회가 기성회 예산안의 심의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이에 대학본부는 은밀하게 총장 직선제 폐지를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15일 저녁 교수회 집행부는 긴급히 모여 대응 방안을 강구하였다. 논의 결과 교수회가 대학본부보다 먼저 총장 직선제 유지 여부에 대한 교수들의 의견을 묻는 긴급 메일 여론 조사를 19일부터 22일 오전 12시까지 실시하기로 결정하였다. 동시에 국교련이 각 회원교에 요청하였던 교과부 장관 불신임 투표도 실시하기로 하였다. 교수회는 서둘러 여론 조사를 위한 메일 문안을 작성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18일에는 교수평의원들에게 메일을 발송해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교수평의원회를 개최하지 못한 채 여론 조사를 실시하게 된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교수들의 적극 참여를 독려해달라는 요청을 하였다. 19일에는 전체 교수들에게 여론 조사 메일과 참가 독려 문자를 발송하였다. 여론 조사 내용은 단순하게 총장 직선제 유지와 폐지 여부를 묻는 것으로, 교수 각자가 메일로 답변하게 하였다. 이러한 여론 조사 방식에 대해서는 교수회 내부에서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고 투표가 아닌 여론 조사로는 법적 효력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었다. 하지만 서면 조사는 준비 시간이 부족하고, 긴급하게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해 그를 토대로 교수회의 대응 방향과 방법 등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메일 여론 조사를 강행하게 되었다.

한편, 대학본부는 16일 긴급 임시 확대간부회의를 개최해 총장 직선제 폐지 투표 실시 방침을 전체 간부들에게 설명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였다. 19일에는 긴급 학무회의에서 ‘총장 직선제 관련 대학 구성원 의견수렴안’을 의결하였다. 20일에는 총장 명의로 담화문을 발표해 전체 구성원들에게 총장 직선제 폐지 투표의 불가피성을 호소하는 동시에, 총장 직선제에 관한 투표 실시 공고를 하였다. 공고에 따르면 투표에 부치는 사항은 “총장 직선제를 폐지하고 구성원의 의사를 반영하여 총장선출제도를 개선한다.”에 대한 찬반 여부이고, 투표일은 3월 27일 14시부터 29일 14시까지였다. 투표 방식은 대학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투표이며, 투표권자는 2012년 3월 20일 공고일 현재 전임교원과 직원(5년 이상 조교 포함), 학생 간부로 하고 직원 및 학생 투표의 인정 비율은 전임교원 수 대비 14%로 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투표 방식은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었다. 먼저 설문 문항 자체가 총장 직선제 폐지의 찬반 여부만을 묻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의 의사를 반영하여 총장선출제도를 개선한다.”는 문구를 덧붙여 총장 직선제를 폐지하고 구성원의 의사를 반영하는 새로운 총장선출제도를 만들기 위한 투표인 것처럼 현혹하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대학본부가 주도하여 직원과 학생 대표들까지 포함해 총장 선출 방식을 변경하기 위한 투표를 실시하는 것은 총장후보자는 “당해 대학 교원의 합의된 방식과 절차”에 따라 선정하도록 한 교육공무원법(제24조제3항의 2)과 교수회가 총장 선출 방식에 대한 “교원의 합의 도출”을 주관하도록 한 학칙 제25조(교수회) 제3항을 위반한 것이었다. 서면을 통한 직접 비밀 투표 방식이 아닌 온라인 투표 방식을 채택한 것도 중대한 문제였다. 이것은 우리 대학보다 앞서 투표를 실시한 공주대학교와 충북대학교의 방식을 모방한 것으로 이들 대학 교수회는 신분 노출과 부정 개입 가능성 등 불공정성을 지적하며 투표 참여 거부 운동을 전개하는 등 많은 갈등과 마찰을 초래한 바 있었다.

투표 공고 이후 총장 직선제 폐지를 관철시키려는 대학본부의 책동은 집요하게 전개되었다. 먼저 21일과 22일 이틀 동안 총장이 주관해 각 단과대학별로 대학 현안 설명회를 실시하였고, 24일부터는 총장과 본부 보직자들이 교수들에게 전화를 걸거나 연구실을 방문하여 투표 참가와 총장 직선제 폐지 필요성을 설득하였다. 심지어 투표 기간 중에도 미처 투표하지 않은 교수들에게 전화를 걸어 투표 참가를 종용하였다. 총장 직선제 폐지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는 대학본부의 논리는 오로지 구성원의 위기 의식을 부추기는 것이었다. 각종 재정 지원 사업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고 구조 개혁 중점 추진대학에 지정되지 않기 위해서는 총장 직선제를 폐지해야만 한다는 논리와 함께, 만약 폐지하지 않을 경우 우리 대학은 바로 구조 개혁 중점 추진대학에 지정되어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맞선 교수회의 대응 활동도 숨 가쁘게 전개되었다. 20일 교수회는 총장 직선제 폐지 투표 관리위원에 교수회 위원도 참여해달라는 총장의 요청을 거부하고, 21일부터 대학본부가 실시한 단과대학별 설명회에는 일부 단과대학 설명회에 교수회 임원이 참가해 대학본부의 논리에 대한 반박 활동을 전개하였다. 22일에는 교수회의 메일 여론 조사와 교과부 장관 불신임 투표가 종료되었다. 메일 여론 조사 결과는 총 401명의 교수가 참여해 총장 직선제 유지가 297명(74%), 폐지가 98명(24.5%), 기권/보류가 6명(1.5%)이었다. 교과부 장관 불신임 투표 결과는 총 634명의 교수가 참여해 찬성 576명(91.57%), 반대 53명(8.43%), 무효 5명(0.08%)이었다. 교수회는 각 언론사에 교과부장관 불신임 투표와 총장 직선제에 대한 여론 조사 결과에 대한 보도 자료를 발송하고 전체 교수들에게도 공지하였다.

메일 여론 조사와 교과부장관 불신임 투표 결과에 고무된 교수회는 24일 전체 교수들을 대상으로 본부 주도 총장 직선제 폐지 투표의 원천 무효와 직원 참여의 위법성을 지적하는 메일을 발송하였다. 25일에는 ‘<대학본부 주도 총장 직선제 폐지 시도>를 중단하라!’라는 제목의 교수회장 서신을 메일로 발송하여 총장 직선제 유지가 권순기 총장의 공약이었음을 상기시키고 대학본부가 진행하는 ‘총장 직선제에 관한 투표’가 반민주적이고 위법적인 것이며 인터넷을 활용한 투표 방식도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불공정한 꼼수라고 강하게 비판하였다.

대학본부는 이에 맞서 총장 명의로 ‘총장 직선제 관련 단과대학별 설명회를 마치고’라는 메일과 ‘총장 직선제에 관한 투표의 법적 근거에 대하여’라는 메일을 발송하였다. 앞의 메일에서는 교수회의 여론 조사 결과와 대학본부의 의견 수렴 투표 결과가 상반될 경우에는 학무회의 의결에 따라 실시되는 후자에 정당성이 있다고 강변하고, 총장 직선제 유지라는 공약과 대학 발전이라는 공약이 상충되는 상황이므로 구성원의 뜻을 물어 결정하기로 하였다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뒤의 메일에서는 고등교육법의 교무 총괄권 조항을 자의적으로 확대 해석하여 총장이 학교의 제반 사항에 관한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릴 권한이 있고 구성원의 의사를 물어 총장 선출 방법을 정하는 것도 총장의 당연한 권한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직원과 학생이 투표에 참여하는 것은 이미 총장 직선제에서 교원이 합의한 범위의 직원과 학생의 참여를 허용하고 있으며 대학평의원회에도 직원과 학생의 참여를 허용하고 있어 결코 문제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을 전개하였다. 26일에는 다시 총장 명의로 ‘총장 직선제에 관한 투표를 앞두고 대학구성원들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메일로 발송해 총장 직선제 폐지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대학이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며, 총장 선출 제도에 대한 구성원의 의사 결정을 이끌어 내는 것은 총장의 권한이자 임무라는 주장을 되풀이하였다.

교수회는 26일 총장의 교무 총괄권 주장에 반론하는 ‘본부 주도 총장 직선제 투표의 법적 부당성에 대한 교수회의 입장’이란 메일을 발송해 다시 한 번 총장 선출 방식의 변경과 같은 대학의 지배 구조에 관련된 의사 결정은 명백히 대학 자율성의 주체인 대학 교원 전체의 자유로운 합의에 의해서만 정해져야 하는 것이고 그 주관 기관이 교수회임을 천명하였다. 그리고 대경학술관 모의법정실에서 당시 총선에 출마한 경남 서부지역 국회의원 후보들(민주통합당 정영훈 후보, 통합진보당 강기갑 후보와 강병기 후보 참석)과 함께 “지역 국립대 말살하는 교과부 국립대 선진화 방안 반대 공동기자 회견”을 개최하여 총장 직선제 폐지 반대와 함께 국립대학 법인화 반대, 반값등록금 실현, 이주호 교과부 장관 퇴진,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 등을 요구하였다. 이어서 긴급 단과대학 교수회장단 회의를 소집해 대학본부가 주도하는 총장 직선제 폐지 투표 불참 방침을 결정하고 전체 교수들에게 공지 문자와 메일을 발송하였다. 27일에는 가좌 캠퍼스 정문에서 국립대 선진화 방안에 반대하는 1인 릴레이 피켓 시위를 시작하여 투표가 종료되는 29일 오후 2시까지 계속하였다. 그리고 27일 오후 5시에는 교수평의원회를 소집하여 긴급 단과대학 교수회장단 회의에서 결정한 투표 불참 방침을 추인하고, 전체 교수들에게 본부 주도 총장 직선제 폐지 투표에 대한 불참 결정 이유를 설명하는 메일을 발송하였다. 한편, 27일 발간된 경상대 학보에는 교수회의 총장 직선제 폐지 활동이 소개되고, 교수회 명의의 국립대 선진화 방안 반대 광고가 게재되었다.

마침내 29일 오후 2시 대학본부 주도의 투표가 종료되고, 오후 3시에 투표 결과가 발표되었다. 교원은 총 521명(투표율 68.19%)이 참여해 478명(91.75%)이 총장 직선제 폐지에 찬성하였고, 반대는 43명(8.25%)에 불과하였다. 직원의 경우 총 424명(투표율 99.53%)이 참여해 찬성 414명(97.64%), 반대 10명(2.36%)이었고, 학생은 총 39명(투표율 84.78%)이 참여해 찬성 36명(92.31%), 반대 3명(7.69%)이었다. 너무나도 실망스러운 결과에 교수회 집행부는 큰 당혹감과 좌절감을 느꼈고, 긴급 단과대학 교수회장단 회의를 소집해 이전 교수회장과 단과대학 교수회장 총사퇴를 결의하였다. 총장은 즉시 총장 직선제 폐지 투표 결과에 대한 담화문을 발표해, 학무회 의결을 거쳐 교과부와 대학구조 개혁 추진에 관한 MOU를 체결하겠다는 사실을 공지하였다. 바로 다음 날인 30일 대학본부는 교과부와 「선진화 방안 추진을 위한 양해 각서」를 체결하였다. 총장 선출 방식과 관련해 양해 각서 제2조 ①항에서는 “경상대학교는 향후 선거 방식이 아닌, 구성원의 의사가 반영되는 새로운 총장 선출 방식을 자율적으로 도입한다.”고 규정하였다. 제4조 ②항에서는 2012년 7월까지 새로운 총장 선출 방식의 시행 근거를 학칙에 명시하고, 총장 선출 방식에 관한 세부 방안, 대학의장임용추천위원회의 구성 기준 등을 2012년 11월까지 마련한다는 약속을 하였다. 이로써 3월 중순부터 치열하게 전개된 교수회의 총장 직선제 사수 투쟁은 결국 실패로 끝났다.

이전 교수회장의 사퇴 이후 교수회는 당분간 대행 체제로 운영되었다. 4월 18일 새로운 교수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교수회 임시 총회가 개최되었는데, 여기에서는 이전 교수회장의 재신임이 결정되었다. 재신임 이유는 본부 주도의 총장 직선제 폐지에 관한 투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교수회장 및 단과대학 교수회장단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고, 앞으로 전개될 여러 사안에 대해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교수회 집행부를 구성하기보다는 현 집행부를 재신임하여 힘을 실어주는 것이 현명한 방안이라는 것이었다.

그러한 와중에 대학본부는 교육부와 체결한 MOU 내용을 실행하기 위한 행보를 서두르기 시작했다. 5월 10일 기획처는 “총장임용후보자는 선거가 아닌 공모제 방식으로 총장임용추천위원회에서 선정하며, 이에 관한 세부사항은 따로 정한다.(제4조의 2 신설)”는 학칙 개정안을 만들어 교수회에 검토 의견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 5월 25일까지 회신을 요구하였다. 기획처가 개정안을 마련한 것은 교수회의 고유 권한을 무시한 처사였고, 개정 내용도 구성원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없는 것이었다. 따라서 교수회는 5월 23일 제39차 교수평의원회를 소집하여 총장 선출 제도의 변경은 교수회의 고유 권한임을 확인함과 동시에, 교수회 산하에 ‘총장선출제도 개선위원회’를 설치하고 이 위원회에서 마련한 개선책에 의거하여 관련 학칙 개정 여부를 정하기로 의결하였다. 7월 11일 제333차 대학평의원회에서는 대학본부가 상정한 총장 선출 제도에 관한 학칙 개정안을 보류하고 교수회에 심의를 요청하기로 의결하였다.

교수회는 이러한 의결 사항에 따라 7월 23일 ‘총장선출제도 개선위원회’(위원장 이시원 교수, 간사 권오현 교수, 위원 김철환 교수, 남궁술 교수, 신재호 교수, 안성진 교수, 채혜연 교수)를 구성하고 총장 선출 제도에 관한 학칙 개정안 초안을 마련하는 작업에 착수하였다. 위원회에서는 3차례의 회의와 총장과의 면담(8월 1일)³⁾을 거쳐 학칙 개정안 초안을 마련하였다. 그 내용은 “총장임용후보자는 공모제 방식으로 선정하며, 이에 관한 세부 사항은 교수회에서 따로 정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기획처의 개정안에서 제시된 “선거가 아닌”이란 표현과 “총장임용추천위원회에서 선정”이란 표현을 삭제하고, 세부 사항은 “교수회에서” 따로 정한다는 표현을 추가한 것이다. “선거가 아닌”이란 표현을 삭제한 것은 직선제 회복 여지를 남겨두기 위한 것이었다. “총장임용추천위원회에서 선정”이란 표현을 삭제한 것은 교육공무원법 제24조 3항에 규정한 총장 선출 방식 중 총장임용추천위원회에서 선정하는 방식이 아닌 “해당 대학 교원의 합의된 방식과 절차에 따른 선정” 방식을 유지하고 그 기능을 교수회가 담당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에 따라 위원회는 총장 선출 관련 학칙 개정(제4조 2의 신설)과 함께 학칙 제25조 3항 2의 교수회 기능에 관한 내용도 개정하는 안(“｢교육공무원법｣제24조제3항 및 학칙 제4조의 2에 명시된 ‘교원의 합의’ 도출 주관”)도 마련하였다.

8월 7일 개최된 제40차 교수평의원회에는 권순기 총장이 참석하여 위원회와 약속한 학칙 개정에 관한 합의 사항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이후 총장 선출 방식에 관한 규정 마련을 교수회에 전적으로 일임한다고 약속하였다. 교수평의원회는 위원회의 학칙 개정안을 승인하였고, 다음 날 8일에 개최된 제334차 대학평의원회에서도 원안대로 의결되었다. 하지만 대학본부는 학칙 개정안의 “교수회에서” 따로 정한다는 표현에 대해 논란이 발생하였으므로 수정해 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이에 대해 8월 29일 개최된 제41차 교수평의원회와 제335차 대학평의원회에서는 대학본부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결정하여 “총장임용후보자는 공모제 방식으로 선정하며, 이에 관한 세부 사항은 교원의 합의에 의해 따로 정한다.”는 수정안을 의결하였다. 개정된 학칙(제4조 2의 신설)은 8월 31일 공포되었다. 9월 12일 제336차 대학평의원회에서는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을 위한 “교원의 합의”를 교수회에서 주관하도록 개정한 학칙 제25조 제3항 제2호를 의결하였고, 이 학칙은 9월 28일 공포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학칙 개정 문제를 해결한 교수회는 10월 15일 제2차 ‘경상대학교 총장선출제도 개선위원회’(이하 제2차 위원회, 위원장 이시원 교수, 간사 권오현 교수, 위원 강기홍 교수, 남궁술 교수, 안성진 교수, 차춘남 교수, 최상한 교수)를 구성하여 ｢경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안)｣을 마련하는 작업에 돌입하였다. 제2차 위원회에서는 8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총장 선출 관련 법률과 규정, 총장 직선제의 장단점, 외국 및 타 대학의 사례, 기존 경상대 총장 선출 관련 규정 등을 분석하고 개정안을 마련하였다. 11월 27일 제2차 위원회는 공청회를 개최하여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였고, 12월 5일에는 제42차 교수평의원회에 ｢경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안)｣을 제출하여 승인을 받았다. 이 규정안은 12월 12일 제338차 대학평의원회에서 일부 수정을 거쳐 통과되어 12월 20일 공포되었다.

새로 공포된 ｢경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에서는 총장임용추천위원회가 대학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의견조사 결과를 반영하여 총장임용후보자를 최종 선정하도록 하여, 직선제는 아니지만 구성원의 의사를 수렴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그리고 총장후보공모위원회를 설치하고, 공모위원은 교수회장이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 교원 10명, 직원 2명을 추천하고 총장이 임명하도록 하였다. 총장임용추천위원회는 교육공무원 임용령 제12조의 3(대학의 장 임용추천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에 규정된 위원 수와 비율 등을 참고하여 교원위원 31인(여성위원 7인 이상), 직원위원 4인(여성위원 1인 이상), 학생위원 1인, 외부위원 12인(여성위원 2인 이상) 총 48명으로 정하였다. 한편, 의견조사 방식 등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고 이후에 새로 마련할 시행세칙에 정하도록 미루었다. 규정을 마련할 당시는 제18대 대통령 선거(12월 19일 실시)가 목전에 다가와 있었고 새 정권이 탄생할 경우 총장 선출 방식에 대한 교과부의 정책이 바뀔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12월 21일 대학본부는 절차와 규정을 무시하고 ｢경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을 만들어 불법적으로 공포하였다. 27일 교수회는 대학본부가 공포한 시행세칙이 무효임을 주장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항의하였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는 본부가 공포한 시행세칙은 교과부에 대한 보고용에 지나지 않으며, 이후 교수회가 새로운 시행세칙을 만들게 되면 그것에 따라 총장 선출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수회 집행부는 내부적으로 대학본부의 시행세칙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재확인하고, 신학기가 시작되면 시행세칙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하였다.

2013년 2월 25일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였다. 교수회는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기에 총장 직선제가 회복될 수도 있다는 일말의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점차 박근혜 정부의 대학 정책도 이명박 정부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분명해지면서, 교수회는 총장 직선제 회복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대신에 구성원의 의사가 반영되는 방향으로 시행세칙을 만들기로 입장을 정리하였다. 3월 13일 교수회는 제43차 교수평의원회를 소집하여 다시 총장선출제도 개선위원회를 구성하고 2013년 1학기 내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시행세칙(안)」을 마련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교수회는 7월 12일 시행세칙 제정을 위한 ‘총장선출제도 개선위원회’(이하 제3차 위원회, 위원장 이시원 교수, 간사 남궁술 교수, 위원 권오현 교수, 김철환 교수, 안성진 교수, 차춘남 교수)를 구성하였다. 제3차 위원회는 4차례의 회의를 통해 ｢경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안)｣을 마련하였다. 이 과정에서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직선제와 거의 동일하게 구성원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도록 의견 조사 방법을 설계하는 것이었다. 교수회는 9월 25일 “바람직한 경상대학교 총장 선출 방안”을 주제로 대학정책포럼을 개최하여 시행세칙(안)에 대한 공청회를 실시하였고, 제3차 위원회는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반영해 시행세칙(안)을 수정하였다.

제3차 위원회가 마련한 시행세칙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전체 구성원의 의사를 반영하는 의견 조사를 실시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르면 총장임용추천위원회에서 먼저 비밀투표 방식의 선호도 조사를 통해 상위 득표자 3인을 의견 조사 대상자로 선정한다. 그리고 2주 이내에 3인을 대상으로 정책 토론회를 실시한 후 전체 교원과 직원, 학생 대표를 대상으로 의견 조사를 실시해 상위 득표자 2인을 총장임용후보자로 선정한다. 이 때 의견 조사는 압축조사표 1매(3인의 대상자 중 최선호자 1인 표시)와 선정조사표 3매(3인의 대상자 중 서로 다른 2인의 가능한 3가지 조합[A-B, B-C, A-C]에 대해 각 조합별로 선호자 1인을 표시)를 이용하여 실시되며, 압축 조사자 집계 결과에 따라 상위 득표자 2인을 총장 임용후보자로 선정하게 된다. 총장임용추천위원회는 2인의 상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추천위원회의 평가 결과 점수(20점 만점)와 선정 조사표의 결과 점수(80점 만점)을 합쳐 최종 순위를 결정하게 된다. 이러한 선정 방식은 다소 복잡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총장임용추천위원회에서 먼저 3인의 의견 조사 대상자를 선정하는 것과 종래 3차례까지 실시되었던 투표 과정⁴⁾을 압축조사표와 선정조사표를 이용해 한꺼번에 해결하도록 했다는 것 이외에는 직선제와 큰 차이가 없는 것이었다.

시행세칙(안)은 11월 12일 제45차 교수평의원회에 상정하여 일부 수정을 거쳐 의결되었다. 교수회는 즉시 교수회 홈페이지와 메일을 통해 시행세칙을 공포하고, 다시 12월 18일 교수회 정기총회에서 총장 선출 관련 규정과 세칙 등을 해설한 책자인 『경상대학교 총장선출제도에 관한 학칙ㆍ규정ㆍ세칙』을 제작하여 배부하였다. 교수회의 이러한 시행세칙 공포 방식은 학칙과 주요 규정은 학무회의와 대학평의원회의 심의를 거쳐 공포해야 하지만 시행세칙은 해당 부서에서 관련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공포할 수 있다는 당시 규정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해당 부서인 교수회가 관련 위원회에 해당하는 교수평의원회 의결을 거쳐 시행세칙을 공포한 것은 절차상 하자가 없었다. 하지만 대학본부는 이후 이를 문제 삼아 자신들이 공포한 불법적인 시행세칙만이 유효하다고 주장하고 교수회의 시행세칙은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취하게 되었다. 이것은 이후 전개될 제10대 총장 선출 과정에서 계속 갈등의 소지로 작용하게 되었다.

2) 제10대 총장의 민주적 선출을 위한 노력

2013년 12월 18일에 개최된 정기총회에서 안성진 교수가 제17대 교수회장으로 선출되어 새로운 교수회장단이 구성되고 인수인계 작업이 진행되었다. 그런 가운데 교육부는 2014년 1월 13일 각 국립대학에 “국립대학 총장 직선제 개선과 ‘14년 대학 재정 지원 사업 연계 알림”이란 공문을 발송하였다. 2014년 추진하는 각종 대학 재정 지원 사업에서 국립대학 개선 여부를 반영할 예정이므로, 총장 직선제 개선을 위한 대학별 학칙 및 자체 규정(시행세칙 포함) 등의 제ㆍ개정과 직선제 요소⁵⁾의 삭제를 2014년 3월 31일까지 완료하도록 요구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따라 기획평가과는 2월 11일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 및 시행세칙 일부 개정(안)」을 마련해 의견 수렴을 실시하였다. 출범을 목전에 둔 제17대 교수회 임원진은 긴급하게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고 기획처장과 면담하여 강력하게 항의해 의견 수렴을 취소하는 공문의 발송을 요구하였다. 결국 2월 14일 기획평가과는 “총장임용후보자의 선정에 관한 세부 사항은 교원의 합의를 거치도록 되어 있고, 교원의 합의 도출 주관은 교수회에서 하도록 규정되어 있어, 교수회의 의견 수렴 후 규정 개정 절차에 따라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 등의 개정을 추진”한다는 요지의 취소 공문을 발송하였다.

제17대 교수회는 출범 직후인 3월 5일 제46차 교수평의원회를 개최하여 「경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심의하였다. 하지만 갑론을박 끝에 총장 선출 규정에서 ‘의견조사’ 부분을 삭제하는 것에 대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의결을 보류하였다. 교수회 집행부는 논의를 거듭한 끝에 교수회가 막 출범하여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학본부와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는 점, 제10대 총장 선출은 2015년에 실시되므로 의견조사 대신에 구성원의 의사를 반영하는 새로운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점, 총장이 교수회가 새로 마련하는 시행세칙에 따라 제10대 총장을 선출하기로 약속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규정 개정을 추진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25일 개최된 제47차 교수평의원회에서는 보류된 개정안을 재심의해 수정 의결하고, 권고 사항으로 “대학본부가 교육부에 지방대학특성화 사업 등 각종 정부 재정 지원 사업의 평가 항목 중 사업의 수행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대학 거버넌스’(국립대학은 총장 직선제 개선 완료 여부) 항목을 삭제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도록 요청할 것.”을 채택하였다. 수정 의결된 개정안에서는 의견조사라는 용어를 삭제하는 대신에 “시행세칙에 따라 총장임용후보자를 최종 선정한다.”는 문구를 넣고, 총장후보공모위원회의 기능에서 후보 선정을 위한 ‘조사’를 ‘평가’로 바꾸었다. 이것은 추후에 시행세칙의 개정을 통해 구성원의 의사가 반영되는 새로운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기 위한 것이었다. 3월 26일 개최된 제354차 대학평의원회에서는 총장과 기획처장이 교수회와 약속한대로 대학평의원회에 출석하여 학칙을 준수하고 교수회가 만든 시행세칙대로 총장 선출을 한다는 것을 확약하였고, 「경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원안대로 의결하였다.

그런데 3월 28일 기획처는 교수회와의 약속을 어기고 「경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 일부 개정(안)」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불법 공포하였다. 이에 대해 교수회는 4월 4일 “경상대학교 본부의 불법적인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 공포에 대한 무효 통지” 공문을 발송하여 대학본부가 공포한 시행세칙은 경상대학교 학칙을 명백하게 위반한 불법적인 것으로 무효임을 통보함과 동시에, 불법적인 행위에 대한 적절한 취소 조치를 취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였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는 공포된 시행세칙은 교육부에 보고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명하고, 교수회가 새롭게 시행세칙 개정안을 만들면 그에 따라 제10대 총장을 선출하도록 하겠다고 재차 약속하였다.

해가 바뀌면서 교수회는 제10대 총장 선출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하였다. 교수회는 겨울 방학 기간 동안 제16대 교수회가 만든 시행세칙을 토대로 하여 3종류의 개정안을 마련하고 2015년 2월 25일 제50차 교수평의원회에 심의를 요청하였다. 교수평의원회는 3종류의 개정안 중에서 제3안이 원래의 입법 취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교육부 및 대학본부와의 마찰을 피할 수 있는 방안으로 판단하여 원안대로 의결하였다. 제3안의 주요 내용은 교수회가 효율적으로 총장 선출 과정을 관리하기 위해 총장후보공모위원회 교원위원에 가좌캠퍼스 부회장, 정책국장, 사무국장을 당연직 위원으로 포함하고, 나머지 7인은 단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의 교수회장 중에서 추첨에 의해 선정하도록 한 것, 총장임용추천위원회가 실시하는 1차 평가와 2차 평가의 구체적인 방식은 교수평의원회의 의결로 정한다는 것 등이었다. 같은 날 교수평의원회는 제3안에 따라 마련한 「경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을 위한 평가 방식에 관한 교수평의원회 의결」도 원안대로 의결하였다. 이에 따르면 총장임용추천위원회가 1차 평가에서 선정한 3인의 2차 평가 대상자에 대해 정책토론회를 실시하고, 이어서 구성원을 대상으로 2차 평가를 위한 참고 자료를 수집해 최종 2인의 총장임용후보자와 순위를 정하도록 되어 있다. 교육부가 금지한 ‘의견 조사’ 대신에 ‘참고 자료 수집’이란 형식을 도입해 구성원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한 것이다.

교수회는 대학본부에 교수평의원회에서 의결한 시행세칙을 정식으로 공포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하지만 대학본부는 교수회가 만든 시행세칙대로 제10대 총장 선출을 진행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공포를 미루었다. 교수회는 계속하여 시행세칙의 공포를 요구하였지만 대학본부는 묵묵부답으로 시간만 끌고 있던 가운데 총장후보공모위원회 구성 기한(2015년 6월 15일)이 점차 다가왔다. 교수회는 일단 「경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에 의거해 총장후보공모위원회 구성을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5월 6일 단과대학교수회장단 회의를 개최하여 교원 공모위원을 추첨으로 선정하였다.⁶⁾ 13일에는 제51차 교수평의원회를 개최하여 단과대학교수회장단 회의에서 추첨으로 뽑은 교원 공모위원을 추인하였다.

이에 앞서 5월 11일에는 교수회가 직원협의회(회장 박윤호)에 직원 공모위원 추천을 의뢰하는 공문을 발송하였다. 직원협의회는 13일 2명의 공모위원(김태규 직장협의회 회장, 강연화 대학노조 위원장)을 추천하는 공문을 교수회에 보내 왔지만, 당일 입장을 바꾸어 공문을 회수해갔다. 교수회는 직원 공모위원의 추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월 20일 제52차 교수평의원회를 개최하였다. 교수평의원회에서는 재차 직원협의회에 직원 공모위원 추천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후 답이 없으면 추천권을 포기하는 것으로 간주하기로 입장을 정리하고, 향후 총장 선출과 관련해 총장이 부적절한 행동을 취할 경우 긴급 교수평의원회를 소집하여 신속하게 대응할 것을 결의하였다. 21일 교수회는 직원협의회에 직원 공모위원 재추천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였다. 27일 직원협의회는 공문을 통해 교수회가 만든 시행세칙으로는 공모위원을 추천하지 않고, 본부가 만든 시행세칙으로 진행할 경우에만 추천하겠다고 통보해왔다. 교수회는 직원협의회가 공모위원의 추천권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총장에게 총장후보공모위원회 공모위원 임명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였다. 28일에는 교수회장 명의로 전체 교수들에게 ‘총장후보공모위원회 공모위원 추천에 즈음하여 드리는 말씀’이란 메일을 발송해, 공모위원 추천과 함께 총장 선출 과정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공지하였다.

하지만 6월 3일 총장은 교수회에 공모위원 임명 요청을 반려하는 공문을 발송하고, 담화문을 발표하여 교수회가 시행세칙을 개정하여 ‘직선제적 요소’를 없애고 공모위원을 재추천하도록 요구하였다. 교수회는 4일 전체 교수들에게 ‘총장은 학칙을 준수하여 총장후보공모위원회 공모위원을 임명하라’는 메일을 발송하고, 총장에게 공모위원 임명을 재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여 6월 9일까지 답변을 요구하였다. 9일이 지나도 총장이 답변하지 않아 교수회는 11일 다시 총장에게 공모위원 임명 최종 기한인 6월 15일까지 위원 임명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였다. 하지만 총장은 15일이 지나도 공모위원을 임명하지 않았다. 교수회는 17일 오전 다시 “총장후보공모위원회 위원 임명 불허 확인 요청” 공문을 발송해 총장이 공모위원의 임명을 거부하는지를 명확하게 밝힐 것을 요구하였다. 총장은 당일 오후에 “총장후보공모위원회 위원 임명 재요청에 대한 회신” 공문을 통해 교수회가 직선제적 요소가 배제된 시행세칙을 새로 마련해 공모위원을 추천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22일 교수회는 메일을 발송하여 총장이 공모위원 임명 요청을 최종 거부한 사실을 공지함과 동시에, 총장이 교수회가 만든 시행세칙에 따르겠다고 한 약속을 어기고 자신의 주관적인 판단만으로 공모위원의 임명을 거부한 것은 학칙을 위반하고 대학의 민주적인 질서를 파괴한 행위라고 규탄하였다. 이어서 7월 1일에는 공모위원 임명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3개 캠퍼스에 게시하였다.

총장의 공모위원 임명 거부로 총장 선출 과정을 진행하기 어렵게 되자 교수회는 7월 8일 제54차 교수평의원회를 개최하여 대책을 논의하였다. 여기에서는 교수회 임원 3인(가좌캠퍼스 부회장, 정책국장, 사무국장)과 단과대학 교수회장들로 구성된 ‘총장선출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원회)를 운영하여 총장 선출 관련 제반 문제를 논의하고 준비 작업을 진행할 것과 대학본부에 항의하는 천막 농성을 실시하되 시기 및 방법은 교수회 임원진에게 일임한다는 것을 결정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결정의 실행은 「경상대학교 재정 및 회계의 운영에 관한 규정」 제정에 따른 재정위원회 구성과 교육ㆍ연구 및 학생 지도비 책정 문제가 시급한 당면 과제로 부각되면서 당분간 보류되었다.

재정 회계 규정과 교육ㆍ연구 및 학생 지도비 책정 문제는 8월 12일 총장과 교수회장의 극적인 합의로 일단락되었다. 그에 따라 교수회가 다시 총장 선출 과정을 진행하려고 하던 차에 예기치 않은 사건이 발생하였다. 8월 17일 부산대학교 고현철 교수가 총장 직선제 폐지에 반대하는 유서를 남기고 투신자살한 것이다. 당시 부산대는 교육부의 강압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총장 직선제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5년 6월 2일 김기섭 부산대 총장이 11월로 다가 온 총장 선거를 간선제로 실시하겠다는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학내 반발이 거세지게 되었다. 6월 25일에는 부산대 교수회가 총장 불신임과 사퇴를 요구하는 투표를 실시해 참여 교수 905명(투표율 79.4%) 중 623명(68.8%)이 찬성하였다. 하지만 부산대 총장은 계속하여 간선제를 관철하려 하였고 이에 항의해 부산대 교수회장이 단식 농성을 전개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고현철 교수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 희생이 필요하다면 감당하겠다!”는 제목의 유서를 남기고 부산대 본관 4층에서 투신한 것이다.

비보를 접한 우리 교수회는 18일 임원진 등이 부산대학교를 방문해 조문하고, 고현철 교수의 유서와 거점국립대학교수회연합회(이하 거국련) 성명서 등을 메일로 발송하였다. 19일에는 특별위원회 제1차 회의를 개최하여 현 총장 임기 내에 총장 선출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준비를 진행할 것과 총장 선출 방식 등과 관련해 외부 상황 변화와 학내 여론 동향 등을 고려하여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그 결과를 교수평의원회에 보고하여 결정할 것 등을 결정하였다. 고현철 교수의 죽음이 가져 올 파장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었기에 새로운 총장 선출 제도의 도입까지도 염두에 두고 준비를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고현철 교수의 희생은 교수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고 자성의 계기가 되었다. 교수회 임원진 내부에서도 총장 직선제 회복을 위해 투쟁해야 한다는 데에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21일 부산대학교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거국련 임시회장단 회의에서 공동 투쟁을 강력하게 요구하기로 결정하였다. 21일 아침 교수회 임원진은 회의에 참가하기에 앞서 총장에게 면담을 요청해 총장 직선제 회복 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총장은 향후의 추이와 타 대학 상황을 지켜보면서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오후에 개최된 거국련 임시회장단 회의에서는 우리 대학에서 미리 준비한 내용을 토대로 논의를 진행해 대학의 자율성과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교육부의 정책을 전면 거부하고 총장 직선제 회복을 위한 규정 개정을 추진하며, 그를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등의 4가지 결의 사항을 발표하였다.

교수회는 즉각 총장 직선제 회복을 위한 활동에 돌입하였다. 24일부터 학생회관 2층에 고현철 교수의 영정을 비치한 추모의 장을 설치하고, 조의금 및 투쟁 기금 등을 마련하기 위한 모금 활동을 시작하였다. 26일에는 특별위원회 제2차 회의를 개최해 거국련의 결의 사항인 총장 직선제 회복에 대한 찬동 여부와 대응 방안을 논의하였다. 참석자 전원의 찬동을 얻어 총장 직선제 회복을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그를 위해 먼저 전임 교수회장인 강호신 교수(제13대)와 이시원 교수(제14대)가 제안한 “총장 직선제 회복을 위한 임시 교수총회 소집 요구 서명”을 실시하기로 결정하였다. 9월 2일 개최된 특별위원회 제3차 회의에서는 조속한 시일 내에 총장 선출 과정을 완료하기 위해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총장 직선제 규정(안)을 마련하고, 특별위원회 논의와 공청회, 교수평의원회 심의를 거쳐 교수총회에서 찬반 여부를 의결하기로 결정하였다. 아울러 임시 교수총회 개최 방안과 전국교수대회 참가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하였다.

3일부터 소위원회는 총장 직선제 규정 및 시행세칙 제정 작업을 서둘러 14일에는 초안을 완성하였다. 15일에는 특별위원회 제4차 회의를 개최하여 총장 직선제 규정 및 시행세칙 개정안에 대해 심의하고, 교수평의원회에서 총장 직선제 회복을 위한 투표 방식을 논의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어서 16일부터 22일까지 1주일간 「경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 규정(개정안)」과 「경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 규정 시행세칙(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이 실시되었다.

17일 성금 모금과 임시 교수총회 소집 요구 서명이 종료되었다. 성금 모금에는 268명의 교수가 참가하였고, 개인 성금 외에도 민교협 경상대학교분회(200만 원)를 비롯해 일부 단과대학 교수회와 학과에서 단체 성금을 보내주었다. 이렇게 모인 1,396만 원의 성금은 조의금, 전국교수대회 참여, 추모의 장 설치, 버튼 및 스티커 제작, 총장 직선제 회복 활동 등의 비용으로 유용하게 쓰이게 되었다. 한편 총장 직선제 회복을 위한 임시 교수총회 소집을 위한 서명에는 475명의 교수가 참가하였다. 이것은 애당초 교수회가 예상한 것보다 많은 숫자로 총장 직선제 회복에 대한 열망이 고조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18일 실시된 “민주화의 불꽃 故 고현철 교수에 대한 추모 및 대학의 자율성 회복을 위한 전국 교수대회”에는 1000여 명의 대학 교수가 운집하였고 우리 대학에서는 73명의 교수가 참가하였다.

21일에는 총장 직선제 규정과 시행세칙의 개정안에 대한 공청회가 대경학술관 모의법정실에서 개최되었다. 이 날 공청회에는 이시원 교수가 좌장이 되어 권오현 교수가 개정안의 개요를 발표하고 조우영 교수, 김재호 부산대 교수회장, 총학생회장이 토론자로 참석하였다. 교수회는 직원협의회에도 직원대표 토론자의 추천을 요청하였으나 거부당하였다. 22일에는 특별위원회 제5차 회의를 개최하여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에 따라 총장임용추천위원회 위원 수를 20명(교직원 위원 14인, 학생위원 1인, 외부위원 5인)으로 줄이는 등 개정안을 일부 수정하고, 교수평의원회에 총장 직선제 회복에 대한 전체 교수 의사를 묻는 서면표결을 실시하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결정하였다. 23일 개최된 제58차 교수평의원회에서는 특별위원회에서 제출한 서면표결에 대한 안건을 심의해 임시 총회를 개최하는 대신에 10월 5일부터 8일 정오까지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총장 직선제 회복을 묻는 서면표결을 실시하기로 결정하였다.⁷⁾ 교수회는 언론에 서면표결을 알리는 보도 자료를 배포하고, 학내 곳곳에 플래카드를 붙이는 등 총력을 기울여 교수들의 참여를 독려하였다. 서면표결 당일인 10월 5일 총장은 담화문을 발표해, 총장 직선제로 회귀할 경우 대학에 큰 손실이 초래된다는 기존의 논리를 펼치면서, 표결 결과가 어떻게 되든 본부 차원에서 검토하여 필요하다면 다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였다. 교수회는 즉각 메일을 통해 총장의 서신이 교육부의 눈치만 보는 굴종의 논리로 일관된 글이라고 논박하고, 만약 총장 직선제 회복이 결정된다면 교육공무원임용령에 정해진 대로 총장 임기 만료 30일 전인 11월 15일까지 총장 선출이 완료될 수 있도록 대학본부가 협조할 것을 요구하였다.⁸⁾

6일 아침에는 대학 정문 옆에 ‘총장 직선제를 반대하는 교수 일동’이라는 정체불명의 단체 명의로 “총장 직선제 폐지해야 학교 발전 있다”, “총장 직선제 고수하면 부실대학 낙인찍힌다.”고 적힌 2장의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교수회는 즉각 이 사실을 전체 교수에게 메일로 공지하였고, 플래카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에 의해 철거되었다. 7일에는 특별위원회 제6차 회의를 개최하여 개표의 공정성을 위해 대학본부의 참관인 참여와 학내 신문사와 방송사 등의 참관 취재를 요청하기로 하고, 향후 대학본부가 총장 선출 과정을 고의로 지연할 경우 본부 보직자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 등을 강구하기로 하였다.

8일 오후 5시부터 진행된 서면표결 개표 결과 744명(연구년과 파견 등 27명 제외)의 교수 중 681명(91.5%)이 투표하여 571명(83.9%)이 총장 직선제 회복에 찬성하였다. 교수회는 개표 결과를 알리는 메일을 발송하고 언론사에도 보도 자료를 배포하였다. 그런데 절대 다수 교수들의 총장 직선제 회복 열망에도 불구하고 8일 저녁 한국대학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병훈 교학부총장이 11월 중 총장 선거를 치르기 어렵고, 총장 직선제 규정의 구체적 내용은 얘기된 게 없으니 규정 심의를 통해 천천히 검토해봐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보도되었다. 이에 대해 교수회는 12일 대학본부가 신중한 규정 심의를 구실로 11월 중에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며, 총장 직선제 규정과 시행세칙에 대한 공청회가 이루어졌음에도 구체적인 내용은 얘기된 것이 없다고 하는 것은 명백한 사실의 왜곡이라는 점 등을 지적하는 반박 메일을 발송하였다.

총장의 담화문 내용과 부총장의 발언 등으로 대학본부가 규정 심의 등을 핑계로 총장 직선제 회복과 총장 선출을 지연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분명해졌다. 따라서 교수회는 직선제 규정 및 시행세칙의 공포와 총장 선출을 빠른 시일 내에 진행하기 위한 작업을 서두르기로 하였다. 14일 특별위원회 제7차 회의에서는 교수평의원회 안건 상정을 위한 총장 직선제 규정과 시행세칙 개정안에 대해 최종 심의를 하고, 제10대 총장 선출 일정과 공모위원회의 구성 방안에 대해 논의하였다. 같은 날 개최된 제59차 교수평의원회에서는 특별위원회가 상정한 총장 직선제 규정과 시행세칙 개정안을 의결하고, 대학본부가 다음 대학평의원회가 소집되는 10월 21일 오후 4시 이전까지 심의를 완료하여 안건으로 상정할 것을 요구하기로 결정하였다.

16일에는 교수회 임원진이 진주시 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하여 총장 선거 관리 위탁 등에 대해 협의하였다. 직선제 방식으로 총장 선출을 하기 위해서는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 관리를 위탁하는 것이 필요하며,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총장 임기 만료 90일전에 선거 관리 위탁을 신청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진주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미 시간이 지났지만 법정 기일 내에 위탁 신청을 하는 것이 불가능했던 사정임을 감안해 언제 위탁 신청을 하더라도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적어도 선거 실시 1개월 전에는 선거 관리를 위탁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리고 선거일과 선거 기간 등의 구체적인 사항은 추후에 진주시 선거관리위원회와 총장후보공모위원회가 협의하여 신축성 있게 결정하기로 하였다.

이러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대학본부는 대학평의원회 심의도 거치지 않은 불법적인 「경상대학교 법제업무 운영 규정」(이하 「법제업무 규정」)을 핑계로 총장 직선제 규정과 시행세칙 개정안에 대한 심의를 지연시켜 결국 교수평의원회에서 요구한 21일까지 대학평의원회에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21일 특별위원회는 제8차 회의를 개최해 대학본부의 규정 심의 및 총장 선거 지연에 맞서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결정하고, 학내 분란과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어도 총장 임기 만료일(12월 15일)전에는 총장 선거를 실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어서 오후에는 제60차 교수평의원회를 개최하여 특별위원회에서 제시된 대응 방안(안건 상정 촉구 공문 발송, 천막 농성, 플래카드 게시, 1인 시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총장 단임제 결의, 총장 사퇴 등) 중에서 적절한 방법을 교수회 임원진에서 일임하여 실행하기로 결정하였다. 이 회의에는 교학부총장 등이 출석해 대학본부의 입장을 설명하였다. 교학부총장은 언제까지 총장 선출 규정 및 시행세칙(개정안)을 대학평의원회에 상정할 것인가 묻는 질문에 대해, 타 대학의 상황이나 교육부의 입장 등을 살펴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시일을 말할 수 없으며, 본부의 정해진 절차대로라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는 등의 발언으로 교수평의원들의 공분을 자아냈다. 또한,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장 임기 만료일 전에는 반드시 총장 선거를 실시하라는 요구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변을 회피하고 난색을 표명하였다.

교수회는 22일 “총장 선출 관련 규정 처리를 지연하지 말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23일부터 대학본부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에 돌입하였다. 농성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진행되었고, 출퇴근 시간에는 가좌캠퍼스 정문과 남문에서 피켓 시위도 병행하였다. 27일에는 농성 중인 천막에서 특별위원회 제9차 회의가 개최되었다. 계속되는 농성에도 불구하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대학본부의 태도에 대해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회의에서는 각 단과대학별로 시간을 배당해 천막 농성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교수회 임원진과 단과대학 교수회장단이 총장과 면담해 총장 임기 만료일 전에 선거가 이루어지도록 결단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기로 결의하였다. 그리고 대학본부가 11월 4일까지 총장 선출 규정과 시행세칙을 대학평의원회에 상정하지 않을 경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총장과 본부 보직자의 총사퇴를 요구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날 저녁 8시에는 교수회 임원진과 단과대학 교수회장들이 총장과 면담하여, 임기 내에 선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결단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였다. 하지만 총장은 교학부총장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였다고 미루고, 교학부총장은 11월 4일까지 총장 선출 규정을 대학평의원회에 상정할 수 없다고 답변하였다.

이처럼 대학본부가 교육부의 눈치를 보면서 시간을 끄는 가운데 부산대학교에서는 총장 직선제 규정을 공포하고 11월 17일 총장 선거를 실시하기로 결정되었고, 강원대학교에서도 총장 직선제 규정을 시일을 앞당겨 공포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다른 대학보다 일찍 총장 직선제 선거를 실시할 경우 교육부로부터 불이익을 받게 된다면서 시간을 끌던 대학본부의 논리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상황이 된 것이다. 결국 11월 2일 총장은 담화문을 발표해 11월 중 총장 선출 규정의 학내 심의 절차를 완료하고 임기 만료 전에 총장을 선출하겠다는 약속을 하였다. 그리고 이날 총장은 교수회장과 만나 11월 17일까지 총장 선출 규정을 대학평의원회에 상정하고 총장 임기 내 선거를 실시하겠다고 재차 약속하였다.

11월 3일 특별위원회는 제10차 회의를 개최하여 교수회와 대학본부의 합의 사항을 추인하고 천막 농성 중단을 결정하였다. 아울러 교수회와 대학본부 대표가 같이 진주시 선거관리위원회와 협의한 대로 12월 9일에 선거를 실시하기로 잠정적으로 정하고, 총장후보공모위원회가 구성될 때까지 특별위원회가 계속해서 총장 선출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던 총장 선출 과정은 직원들의 반발로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10일 직원단체(공무원직장협의회, 전국대학노동조합경상대학교지부, 조교협의회)가 “총장 선출과 관련한 직원들의 입장”이란 제목의 글을 발표해 총장 직선제 추진에 우려를 표명하고 예상되는 손해에 대한 보전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였다. 교수회는 11일 제61차 교수평의원회를 개최하여 대응 방안을 논의하였지만, 직원 단체 대표들과 대화가 필요하며 향후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교수회 임원진에게 위임한다는 정도로 의견이 모였다. 같은 날 개최된 특별위원회 제11차 회의에서는 총장 선거를 위한 공개토론회와 합동 연설회 실시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칠암캠퍼스와 통영캠퍼스에서 투표가 실시될 수 있도록 진주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요청하기로 결정하였다.

12일 교수회는 진주시 선거관리위원회와 총장 선거 위탁을 위한 1차 협의를 진행하여, 가능하다면 칠암캠퍼스에도 투표소를 설치하기로 결정하고 선거 운동 방법과 투ㆍ개표 방법 등에 대해서도 논의하였다. 16일에는 진주시 선거관리위원회와 2차 협의를 진행하여 18일 위탁선거 협약식, 20일 입후보자 안내 설명회, 25일 후보자 회의 실시 등의 구체적인 일정을 결정하였다. 이처럼 교수회는 총장의 약속을 믿고 총장 선거를 위한 준비를 차곡차곡 진행하였지만 17일이 되어도 대학본부는 총장 선출 규정을 대학평의원회에 상정하지 않았다. 17일 긴급 개최된 제62차 교수평의원회에서는 총장을 출석하게 해 약속을 지키지 못한 이유를 따져 물었다. 총장의 답변은 법제심의위원회에 안건 처리를 지시하였지만 총무과의 담당 직원이 부당한 명령에는 거부할 권리가 있다며 안건 접수를 지연했다는 것이었다. 또한 법제심의위원회의 직원위원(교무과장 김용진, 기획평가과장 최근승, 신학지원과장 이상우, 총무과장 직무대리 제영삼, 학생과장 박윤호)들이 교육부로부터 자신들이 받을 인사상의 불이익 등을 이유로 회의 소집에 응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는 것이었다.⁹⁾ 참으로 통탄할 노릇이었다. 법제심의위원회는 단순히 상위법과 타 규정간의 체계 정당성, 용어 및 표현법 등을 심의하는 자문적 성격의 조직에 불과하며 규정에 대해 가부를 판단하거나 의결할 권한이 없는 기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다수 교수들의 찬성과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마련한 총장 선출 규정의 처리를 아무런 권한도 없는 직원들이 방해하고 나선 것이다. 그리고 총장은 직원들이 자신의 명령을 듣지 않는다는 것을 핑계로 약속을 파기한 것이다.

교수회 임원진은 대학본부와는 더 이상 대화와 타협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안성진 교수회장과 권오현 부회장이 17일 오후 2시부터 총장실 입구 복도에 자리를 깔고 총장 퇴진과 본부 보직자 총사퇴, 즉각적인 규정 처리 및 총장 선거 실시를 요구하는 단식 농성에 돌입하였다. 18일에는 농성 중이던 교수회 임원진이 총무과를 항의 방문하였다. 법제심의위원회에 규정을 송부해야 할 총무과 직원이 일정을 고의로 지연시키기 위해 기획평가과에 심의 자료를 계속 반려하고, 심지어 교수회가 이미 실시한 공청회마저 새로 하도록 요구하는 등의 월권행위를 하는 것에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이 과정에서 총무과 직원이 시비를 걸어 와 교수회 임원들과 고성이 오가다 권오현 부회장이 머리로 들이받히는 불상사까지 발생하였다. 사태가 점차 심각해지고 학내 갈등이 심화되자 총장은 19일 담화문을 발표해 임기 내 총장 선거 실시를 재약속하고 단식 농성 해제를 요청하였다. 20일 단과대학 교수회장단은 총장이 담화문을 통해 약속한 임기 내 선거 실시를 반드시 이행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단식 농성 중단을 호소하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이에 안성진 교수회장과 권오현 부회장은 농성을 풀었고, 단식에 따른 건강 악화로 이틀 간 경상대학교 병원에 입원하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총장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직원 핑계를 대며 시간만 끌었다. 23일 교수회는 다시 법제심의위원회의 월권행위를 비판하고, 불법적인 「법제업무 규정」의 폐지를 요구하는 메일을 발송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24일에는 인문대학 교수회가 성명서를 발표해 총장 임기 만료 전까지 선거 약속을 준수하고, 직원들에 의해 왜곡된 의사 결정 구조의 정상화 조치를 즉각 시행하도록 요구하였다. 거듭되는 요구에도 불구하고 결국 총장은 12월 2일 ‘구성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메일을 통해 법제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¹⁰⁾를 핑계로 대며 임기 중 총장 선출 약속을 다시 파기하였다. 교수회는 긴급 단과대학 교수회장단 회의를 소집하여 대응책을 논의하였고, 3일 회장단은 “구성원을 기만하고 우롱한 총장과 본부 보직자들은 총사퇴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총장의 거듭된 약속 파기로 임기 내 총장 선출이 무산되면서 교수회는 무력감과 위기감을 느끼게 되었다.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총장 임기가 끝난 후 3개월 이내(2016년 3월 15일)에 총장임용후보자를 추천하지 않을 경우, 교육부 장관 제청으로 총장을 임명하게 되는 최악의 사태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교수회는 11일 ‘목전에 다가 온 총장 공백 사태와 대학의 위기’라는 메일을 발송해 그러한 사실을 환기시키고 재차 규정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였다. 하지만 15일 권순기 총장은 결국 총장 선출 문제를 마무리하지 않고 퇴임하였다. 이 날 교수회는 교수총회를 개최해 총장 직선제 추진을 재확인하고 총장 직무대리에게 빠른 시일 내 총장 선거 실시를 요구하기로 의결하였다. 16일 교수회는 ‘정병훈 총장 직무대리에게 엄중하게 요구한다.’는 메일을 통해 총장 직선제 실행을 위한 제반 규정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후임 총장 선출이 원만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을 요구하였다. 하지만 정병훈 총장 직무대리는 교육부가 발표한 간선제 보완책을 거론하면서 규정 처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교육부는 12월 15일 국립대 총장 선출 방식을 간선제로 단일화한다는 내용의 ‘국립대 총장 임용제도 보완 방안’을 발표하고, 직선제를 폐지하는 법령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교육부가 제시한 보완 방안은 총장 직선제를 폐지하는 대신 무작위 추첨이 아닌 대학 구성원이 스스로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방식에 따라 총장임용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대학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정책 평가 내용을 반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종전보다는 다소 개선된 것이었다. 하지만 총장 직선제 회복을 추진해 온 교수회 입장에서는 이러한 교육부의 방안은 선뜻 수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 따라서 교수회는 보완 방안을 비판하는 거국련과 전국교수비상대책위원회의 성명서를 전달하는 등 반대 입장을 표명하였다.

연말이 지나고 새해가 되어도 총장 선출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대학본부는 2016년 3월 중에 규정을 개정하고 5월 중에 총장을 선출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하고 나섰다. 총장 공백의 장기화가 현실화되면서 구성원의 불만이 커져갔고, 법정 기한인 3월 15일을 넘길 경우 교육부가 총장을 임명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고조되었다. 게다가 교수회의 임기도 2월말로 끝나게 되어 향후 총장 선출 문제에 대한 효율적인 대응이 어렵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감도 심화되었다. 교수회 임원진은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새로운 타개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먼저 교육부가 제시한 보완 방안을 엄밀하게 분석한 결과, 총장 직선제의 정신을 훼손하지 않고도 총장을 선출할 수 있는 허점이 있었다. 교수회가 추천한 위원이 절대 다수가 되도록 총장임용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구성원의 의사를 묻는 정책 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대로 추천위원회가 2인의 총장임용후보자를 선정하도록 규정을 만들면 직선제와 사실상 큰 차이가 없게 되고, 교육부도 반대할 명분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권오현 부회장과 민병익 사무국장이 중심이 되어 서둘러 새로운 총장 선출 규정 초안을 작성하고 대학본부와 접촉하여 협조 의사를 타진하였다. 대학본부는 교육부와 협의를 거친 후에 교수회가 새로 만든 규정이라면 2월말까지 총장 선출이 되도록 협조하겠다고 약속하였다.

1월 11일 교수회는 긴급 단과대학 교수회장단 회의를 소집하여 새로운 총장 선출 방식과 규정에 대해 설명하고 교수평의원회에 규정 개정안을 상정하기로 결정하였다. 13일 개최된 제52차 교수평의원회 회의에서는 교수회 임원진과 대학본부가 합의한 새로운 총장 선출 규정에 대해 전체 교수들의 찬반을 묻는 서면표결을 실시하기로 의결하였다. 14일 교수회는 서면표결을 안내하는 메일을 발송하고, 18일부터 21일 정오까지 서면표결을 실시하였다. 서면표결에는 총유권자 734명 중 633명(91.3%)이 참여하여 577명(91.2%)이란 압도적 다수가 찬성하였다.

새로운 총장 선출 규정에 대한 처리 절차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20일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 대한 공청회가 개최되었고, 26일에는 학무회의에서 개정안에 대한 심의가 이루어졌다. 27일에는 대학평의원회에서 개정안 심의가 완료되고 즉시 공포되었다. 불과 2주일 정도의 기간에 규정 심의와 공포가 완료된 것이다. 규정 공포와 동시에 교수회는 제10대 총장 선출 절차를 개시하였다. 규정 공포 당일 제63차 교수평의원회를 소집하여 총장임용추천위원회 교원위원 15인의 추천을 의결하였다. 28일에는 창원대학교ㆍ해양대학교ㆍ경북대학교ㆍ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회, 경상대학교 동창회,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직장협의회에 교수회장 명의의 공문을 보내 외부위원의 추천을 의뢰하였다. 2월 3일에는 총장임용추천위원회(위원장 안성진 교수)와 총장후보공모위원회(위원장 권오현 교수)가 구성되었다.¹¹⁾ 이날 개최된 공모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는 세부 일정을 논의하여 2월 23일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을 위한 정책 평가와 추천위원회의 선정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하였다. 그 외에 후보자 공모 공고 및 홍보 방안, 후보자 홍보 활동 범위, 부정 사례 신고 처리 방안, 정책토론회 및 정책발표회 일정, 질의 문항(대학발전계획서, 정책토론회와 발표회에 질의할 내용)의 의견 수렴 방안, 정책평가 참여 대상자 명부 작성 방안 등을 논의하였다.

4일 총장임용후보자 공모 공고와 함께 정책평가 참여 대상자 명부 작성이 시작되었다.(12일까지) 오후에 개최된 공모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는 정책평가 문항 작성 및 진행 방안, 정책평가 방법에 대한 사전 홍보 방안(동영상 제작 등), 대학발전계획서 접수와 배부 방안, 후보자 대상 공정행위 서약식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였다. 5일부터는 총장후보자 서류 접수가 시작되어 12일까지 진행되었다. 12일 오후 4시 공모위원회 제3차 회의를 개최해 정책토론회 질의 문항과 진행 방식, 정책평가 설문지 양식, 후보자 등록 및 추첨 공지문, 후보자 설명회 및 공정행위 서약식 절차 등에 대해 논의하였다. 오후 5시에는 후보자 서류 접수를 마감하고 총장후보자 자격 적부 심사를 실시하였다. 오후 6시에는 5인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공정행위 서약식과 기호 추첨을 실시하였다. 추첨 결과 기호 1번 권순기 교수, 2번 한종우 교수, 3번 이영석 교수, 4번 마대영 교수, 5번 이상경 교수로 결정되었다. 추첨 직후 공모위원회는 총장후보자 접수 결과를 공고하고 정책토론회 질의 문항도 공개하였다.

15일부터 17일까지 정책평가 참여 대상자의 명부 열람과 이의 신청이 진행되었다. 16일에는 통영캠퍼스에서 제1차 정책토론회가 개최되었고, 공모위원회는 후보자 선정 방법을 해설한 “제10대 총장임용후보자 선정 관련 Q&A”를 만들어 메일과 정보 광장을 이용해 공지하였다. 18일에는 칠암캠퍼스에서 제2차 정책토론회가 개최되었고, 정책평가 참여 대상자들에게 후보자들의 공약을 담은 대학발전계획서를 배부하고 홈페이지에도 게시하였다. 그리고 정책평가 설문지 작성 요령과 유의 사항을 담은 동영상을 제작해 학교 홈페이지 팝업창에 게시하고, 서경방송에 요청해 제3차 정책토론회를 생중계하기로 하였다. 19일에는 공모위원회 제4차 회의를 개최해 23일 진행될 총장 선정 과정의 세부 일정을 논의하고 정책평가 설문지와 기표소 등의 준비 상황에 대해서도 최종 점검하였다. 23일 마침내 제10대 경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를 선정하는 최종 절차가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제3차 정책토론회(09:30-11:30), 제1차 정책평가 (11:30-12:30), 제1차 정책평가 결과 집계(12:30-14:30), 3인 후보자 선정을 위한 총장임용추천위원회 회의(14:30-15:30), 정책발표회(15:30-16:30), 제2차 정책평가(16:30-17:30), 제2차 정책평가 결과 집계(17:30-19:30), 총장임용후보자 최종 2인을 선정하는 총장임용추천위원회 회의(19:30-20:30), 총장임용후보자 공표(20:30). 총장임용추천위원회는 제1차 정책평가 결과를 반영해 권순기 후보, 이영석 후보, 이상경 후보 3인을 제2차 정책평가 대상자로 선정하였고, 2차 정책평가 결과를 반영해 최종 총장임용후보자로 권순기 후보와 이상경 후보를 선정하였다.

24일 공모위원회는 「경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 제19조 제1항에 따라 경상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이하 연구윤리위원회)에 두 후보자의 최근 5년간 연구 실적에 대한 연구 윤리 검증을 의뢰하고, 검증 결과를 7일 이내에 통보해 주도록 요청하였다. 하지만 연구윤리위원회는 검증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이유로 기한을 넘겨 3월 15일에 검증 결과를 보내왔다. 공모위원회는 즉시 두 후보자에게 검증 결과를 통보하고 이의 신청을 접수하였다. 17일 이상경 후보가 권순기 후보의 검증 결과에 대한 이의 신청을 제기하였다. 주된 내용은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학생을 지도하지 않은 상태에서 논문에 이름을 올린 것은 연구 윤리에 저촉되는 것이며, 권순기 후보가 총장으로 재직할 때에 위원을 임명한 연구윤리위원회는 객관성이 담보될 수 없으므로 위원회를 새로 구성해 재검증을 실시할 것을 요청하며, 검증에서 누락된 논문과 특허에 대해서도 조사해주기 바란다는 것이었다.

추천위원회는 22일 이상경 후보의 이의 신청에 대해 심의하였다. 추천위원회 회의에서는 이의 신청 내용에 대해 새로 연구윤리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은 이유가 없으므로 기각하고, 나머지 사항에 대해서는 연구윤리위원회에서 재검증을 실시해 검증 결과를 7일 이내로 통보해 주도록 요청할 것을 결정하였다. 29일 연구윤리위원회는 공모위원회에 권순기 후보가 연구 윤리를 위반한 사실이 없다는 재검증 결과를 보내왔다. 30일 공모위원회는 이 사실을 두 후보자에게 공지하였고, 추천위원회는 총장 직무대리에게 경상대학교 제10대 총장임용후보자 선정 결과를 통지하였다. 이로써 길고도 험난하였던 제10대 총장 선출 과정은 일단락이 되었다.

정책평가제에 의한 제10대 총장 선출은 비록 직선제 회복이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힘든 시대적 상황에서 선택한 차선책이었지만, 구성원의 의사를 민주적으로 반영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후 실시된 강원대학교와 한국해양대학교 등의 총장 선출에서도 우리 대학이 도입한 정책평가제가 활용되었다. 강원대학교의 경우, 여러 차례에 걸쳐 우리 교수회와 접촉하여 정책평가제에 관한 설명을 듣고 관련 자료들을 수집해 총장 선출 규정 등을 마련하였다. 한국해양대학교는 교수회 회장이 직접 우리 대학의 총장임용추천위원회 위원으로 참가하여 총장 선출 과정을 관찰한 후 정책평가제 도입을 결정하였다. 교육부의 강압에 의해 현실적으로 총장 직선제 실시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우리 대학에서 창안한 정책평가제가 효과적인 대안으로 활용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으로 인해 다음 제11대 총장 선출은 직선제 방식으로 이루어 질 것이 예상된다. 정책평가제에 의한 제10대 총장 선출은 박근혜 정부의 강압적인 대학 통제 아래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비정상적인 상황 속에서도 대학의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 고뇌하였던 역사적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3.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를 위한 노력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는 제16대 교수회에서 특히 역점을 두고 전개하였던 활동이다. 2012년은 성과급적 연봉제가 신임 교원(2011년 채용)부터 처음으로 적용되는 해였다. 우리 대학에서도 26명의 신임 교원이 적용 대상이 되었다.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는 국립대학 전체의 문제인 만큼 교과부를 투쟁 대상으로 설정하고, 국교련을 활용해 다른 국립대학과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었다. 이미 국교련에서는 2011년에 성과급적 연봉제에 대한 헌법 소원 심판을 청구하고, 성과급 자료 제출 거부를 결의하는 등 반대 활동을 전개한 바 있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었다. 2012년 3월부터 부산대 교수회장(이병운 교수)을 상임회장으로 하는 새로운 국교련 집행부가 출범하였지만, 교과부 장관 불신임 투표와 총장 직선제 문제 등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성과급적 연봉제 문제에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이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교수회는 우리 대학이 선도적으로 성과급적 연봉제 문제를 제기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성과급적 연봉제 대책위원회(이하 제1차 위원회)를 설치하여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 국교련에 협조를 요청하기로 결정하였다. 교수회는 제1차 위원회 위원을 성과급적 연봉제로 당장 피해를 받게 되는 신임 교원과 비정년교원을 중심으로 구성하기로 하고, 최상한 교수에게 위원장을 맡아 줄 것을 요청하였다. 위원으로는 곽연식 교수(뒤에 이강혁 교수로 교체), 권오현 교수, 김진수 교수, 이종호 교수, 신용민 교수가 참여하였다. 제1차 위원회는 3월 7일 제1차 회의를 시작으로 6월 7일 제9차 회의까지 약 3개월 동안 활동하면서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실천하였다.

3월 7일 제1차 회의에서는 다양한 대응 방안이 제시되었다. 먼저 일반 교수들이 아직까지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성과급적 연봉제 폐해와 금전상 손실 등을 분석하여 홍보 책자를 만들기로 하였다. 그리고 신임 교원들의 성명서 발표를 추진하고,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여 타 대학의 신임 교원들과 연계하기로 하였다. 또한, 향후 전개될 총선과 대선 국면을 활용해 성과급적 연봉제 문제를 이슈화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였다. 당시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던 반값 등록금 문제와 대학선진화 방안 문제(총장 직선제 폐지 및 성과급적 연봉제 등)를 연계시켜 우호적인 여론 조성을 꾀하는 한편, 정치권에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국교련에 신문 광고 게재, 전국 교수대회 소집, 여야 대표 면담, 교과부 장관 퇴진 요구 등의 방안을 제안하기로 하였다.¹²⁾

3월 14일 제2차 회의에서는 제1차 회의에서 거론된 방안들의 구체적인 실행 방법을 논의함과 동시에, 1인 피켓 시위 진행, 교과부에 대한 성과급적 연봉제 실시 보류 요청 등의 방안도 추가로 논의하였다. 21일 제3차 회의는 대학본부의 총장 직선제 폐지 투표 실시가 공고되고 교수회의 반발이 고조되는 가운데 개최되었다. 회의에서는 총장 직선제 문제와도 연계하여 경남 서부지역 총선 후보와 공동 기자 회견을 개최하기로 하고, 1인 피켓 시위의 구체적인 방법도 논의하였다. 아울러, 교무과가 발송한 “2012년도 교원 성과 연봉 지급 계획 통보” 공문의 철회를 요구하기로 해, 22일 총장과 각 단과대학장들에게 공문을 발송하였다. 26일 공동기자 회견이 실시되었다. 성과급적 연봉제 실시와 총장 직선제 폐지 등 국립대학 선진화 방안에 반대하는 1인 릴레이 피켓 시위는 27일 오전부터 시작하여 29일 오후 2시까지 진행되었다. 27일에는 제38차 교수평의원회를 개최하여 신임 교원들의 성과 연봉 자료 제출 거부를 적극 지원하며, 2012년 성과급적 연봉제 적용 대상이 아닌 교원들도 성과급 평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기로 결의하였다. 28일 개최된 제4차 회의에서는 성과급적 연봉제의 문제점을 알리는 홍보 책자의 초안을 검토하고, 우리 대학의 성과급적 연봉제 평가 자료 제출 보류 운동 상황을 타 대학 교수회와 신임 교수들에게 널리 알리기로 결정하였다.

29일 총장 직선제 폐지 투표 결과에 따라 이전 교수회장이 사퇴하였지만, 제1차 위원회의 활동은 지속되었다. 새 교수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그동안 회의에서 논의된 방안들에 대한 후속 조치들을 강구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4월 4일 제5차 회의에서는 성과 연봉 평가 자료 제출 보류에 대한 신임 교원의 입장을 밝히는 성명서 문안을 검토하고, 성과급적 연봉제에 관한 대학정책 포럼을 개최하기로 하였다. 5일 “성과급적 연봉제 실시에 대한 2011년 신규 임용 교원 25인의 입장”이란 제목의 성명서가 메일로 발송되었다. 12일에는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성과급적 연봉제,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대학정책 포럼이 개최되었다. 제1차 위원회와 민교협 경상대 분회의 공동 주최 형식으로 진행된 포럼에서는 장상환 교수가 좌장을 맡고 황성원 군산대 교수, 최상한 경상대 교수, 하태준 경상대 교무과장이 발표자로 참가해 성과급적 연봉제의 현황과 문제점 등에 대해 토론하였다.

이전 교수회장의 사퇴에 따라 제1차 위원회의 활동은 정책 포럼을 마지막으로 종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4월 18일 교수총회에서 이전 교수회장의 재신임이 결정되면서 위원회는 지속되었다. 18일 개최된 제6차 회의에서는 행정소송의 가능 여부를 타진하기 위해 변호사와 면담을 추진하기로 하고, 자료 제출 보류 운동의 확산을 위해 거점국립대 신임 교원 대표자 모임 구성과 국교련 차원의 홍보 요청 등의 방안을 논의하였다. 20일 충남대학교에서 개최된 국교련 임시 총회에서는 우리 교수회의 요청에 따라 국비 성과급 업적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안건이 상정되었다. 하지만 성과급적 연봉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법적 대응인 헌법 소원이 최선책이며, 자료 제출 거부 운동 전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의견이 모아졌다. 일부 국립대학에서는 이미 자료 제출이 이루어져 의견 통일이 어려웠고, 국교련 집행부의 관심이 여전히 총장 직선제 문제에 집중되었기 때문에 성과급적 연봉제 문제 해결에는 소극적이었던 것이다. 대신에 “신임 교수의 성과연봉제 대응 활동은 경상대학교를 중심으로 추진하고 각 회원교에서 협조한다.”는 결의가 이루어진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25일 제7차 회의에서는 행정소송과 관련한 변호사 면담 결과를 청취하고 추가적으로 재산권 침해 등을 내용으로 행정소송과 헌법 소원을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하였다. 그리고 국교련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독자적으로 성과 연봉 자료 제출 운동을 확산시키는 방안을 다시 논의하는 한편, 홍보 책자의 검토와 수정 작업을 진행하였다.

5월 4일 홍보 책자인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MB식 성과급적 연봉제: 평생 ‘A’를 받아도 월급이 줄어들어요.가 간행되었다. 이 책자에서는 당시 교과부가 마련하였던 누적식 성과급적 연봉제의 개요와 문제점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교과부가 제시한 42%의 누적률을 적용할 경우 평생 S등급을 받지 않으면 조교수와 부교수는 호봉제보다 평생 급여와 연금이 줄어든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그리고 누진 비율을 22%와 62%로 가정한 시뮬레이션 결과도 제시하여 누진 비율이 높을수록 교수간의 연봉차가 커지게 되고, 누진비율이 낮아지면 대부분의 교수가 호봉제보다 낮은 급여를 받게 된다는 것도 증명하였다. 교수회는 5월 7일 이 홍보 책자를 우리 대학의 전체 교수들에게 배부하는 한편, 교과부의 담당 부처와 담당자, 국교련 소속 교수회, 전국 국공립대학 신임 교원 등에게도 우편으로 발송하였다.

9일 개최된 제8차 회의에서는 행정소송 추진을 중단하기로 하고 그 대신에 2011년 국교련이 신청한 헌법소원에 재산권 침해 내용의 안건을 추가하도록 요청하는 방안을 논의하였다. 변호사와의 면담 등을 토대로 실익을 따져본 결과, 행정소송보다는 헌법소원에 추가 안건을 제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교련 차원의 성과급적 연봉제 대책위원회 결성과 교과부 간담회 개최를 추진하는 방안도 논의하였다. 그런데 일부 단과대학에서는 학장들이 본인의 거부 의사에 반해 성과 연봉 자료 및 성과급 자료 제출을 지속적으로 강요하여 정신적인 피해를 주거나, 특정 기일까지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는 식의 협박성 메일을 발송하는 등의 사태가 발생하였다. 이에 대해 5월 9일 개최된 대학평의원회에 참석한 교수평의원들은 제38차 교수평의원회 결의 사항인 자료 제출 거부를 재확인하고,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교수회 차원의 강력한 대응을 요청하였다. 이에 따라 10일 총장에게 성과급적 연봉제의 개선 방안을 거점 국립대학 총장협의회의 정식 안건으로 제출해 줄 것을 공문으로 요청하고, 거점 국립대학 교수회에도 소속 대학 총장들에게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내어 보조를 맞추어 줄 것을 요청하였다.

한편, 5월 17일 교과부는 우리 교수회가 발간한 성과급적 연봉제 반대 홍보 책자에 대한 반박 공문인 “성과급적 연봉제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를 위해 알림”을 전국 국공립대학에 발송해 왔다. 이와 같은 이례적인 공문 발송은 홍보 책자가 전국 국립대학 교수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교과부의 공문은 홍보 책자에 대해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시뮬레이션 자료에 일부 오류가 존재하며, 성과급적 연봉제가 유례가 없는 약탈 방식의 제도라 비판하지만 일부 사립대와 해외에서도 시행된다는 점, 초반에 높은 등급을 받은 교원이 후반에 높은 등급을 받은 교원보다 많은 봉급을 받게 되는 불합리한 점이 있다고 하지만 초반에 누구나 높은 성과 등급을 받을 수 있는 균등한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한 점, 정책조정액(전년도 성과연봉 중 일부 가산되는 금액)과 성과 연봉 기준액을 정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 문제가 없다는 점 등이다.

교수회는 즉시 교과부 공문에 대해 반박하는 책자 문제투성이 MB식 성과급적 연봉제: 교육과학기술부의 공문에 대한 반론을 제작하여 5월 23일 전국적으로 배포하였다. 이 책자에서는 교육부가 제시한 방식대로 계산하여도 전체 연봉에서 연간 2-4만 원 정도의 금액밖에 차이가 나지 않으며, 상대 평가로 업적을 평가해 그것을 누적하는 방식은 유례가 없는 것이고, 초반에 누구나 높은 성과 등급을 받을 수 있는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고 있다는 주장은 오히려 초반에 높은 등급을 받는 교원에게 유리하다는 사실을 자인한 것이라는 점, 그리고 관계 부처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것은 구체적인 실시 방안도 마련하지 않은 채 실시를 강행하는 전형적인 탁상공론식 정책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한편, 신임 교원들의 성과 연봉 자료 제출 거부에 따라 교과부가 정한 기일 내에 업적 평가와 연봉 산정이 어려워지게 되자, 대학본부는 자체적으로 수집한 자료를 활용해 신임 교원에 대한 업적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5월 31일 교과부에 보고하였다. 대학본부의 부당한 처사에 대해 교수회는 항의문을 발표하여 교과부에 보고한 신임 교원의 평가 결과는 각 단과대학별로 독자적으로 마련하게 되어 있는 평가 기준이 아닌 본부가 임의적으로 만든 평가 기준에 의거한 것이며 당사자의 의사조차 묻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것이라는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하지만 대학본부의 교과부 보고로 신임 교원의 업적 평가와 연봉 산정 절차가 완료됨에 따라 더 이상 성과 연봉 자료 제출 거부는 의미가 없게 되었다. 6월 7일 개최된 제9차 회의에서는 신임 교원의 자료 제출 거부는 실질적으로 종결되었지만 다른 교수들은 계속 성과급 자료 제출을 거부하기로 결정하는 한편, 국교련 임시 총회에서 국교련 차원의 성과급적 연봉제 대책위원회 결성을 요청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7월 3일 교수회는 긴급 단과대학 교수회장단 회의를 개최하여 성과급 자료 제출을 10월말까지 보류하기로 재결정하였다.

그런데 8월 10일 교무과는 “2012년도 교원 성과급 연구보조비 지급 계획 변경 알림” 공문을 통해 관련 자료를 9월 7일까지 제출할 것과 미제출시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을 교수들에게 통보하였다. 교수회는 14일 긴급 단과대학 교수회장단 회의를 소집해 성과급 관련 자료 제출을 10월말까지 보류하기로 다시 결의하였고, 16일에는 교수회 명의로 대학본부에 성과급 관련 자료 제출을 10월 말까지 연기해줄 것을 재요청하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교무과는 20일 “교원 성과급 연구보조비 자료 제출에 대한 보류 요청에 대한 답변” 공문을 발송해 자료 제출에 대한 기존 입장을 고수하였다. 교수회는 29일 제41차 교수평의원회를 개최하여 대책을 논의하였다. 회의에서는 먼저 대학본부와 교수회가 협의하여 성과급 자료 제출 기한을 10월 말로 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전 합의 없이 대학본부가 일방적으로 9월 14일로 변경한 것은 신뢰를 깨트린 행위임을 지적하고,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교수평의원회 의장과 교무처장이 교수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합의안(건의 사항: 9월말 자료 제출, 10월말 연구보조비 지급)을 도출하고 그에 대한 경과 보고를 전체 교수에게 공지하도록 요구한다고 결정하였다. 9월 4일 대학본부는 이러한 요구를 받아 들여 성과급 자료 제출을 9월 말로 연기하고 10월 중에 연구 보조비를 지급하기로 계획을 변경하였다.

한편, 교수회는 제9차 회의로 제1차 위원회의 활동을 일단락하기로 하고, 대신에 국교련을 통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 가기로 하였다. 8월 21일과 22일 개최된 국교련의 하계 워크숍 및 제4차 임시 총회에서 우리 교수회는 교수들의 관심이 높은 성과급적 연봉제 문제에 중점을 두고 국교련 활동을 전개하도록 요구하였다. 그리고 9월 7일 개최된 제6차 회장단회의에서는 국교련이 대선을 앞두고 후보자들에게 요구할 정책 아젠다에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와 같이 교수들과 직접 관련이 있는 내용을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와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져 10월 18일 개최된 전국 교수대회에서 발표된 「제18대 대통령 후보 진영과 협약할 2012 국교련 6대 정책 아젠다」¹³⁾에는 “현행의 상호 약탈적인 성과급적 연봉제를 즉각 폐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교수대회에는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무소속 안철수 후보 캠프의 인사들이 참석하였지만, 협약 체결은 문재인 후보측하고만 이루어졌다. 하지만 대선 결과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성과급적 연봉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게 되었다.

2013년 새해에 접어들면서 교수회는 제2차 성과급적 연봉제 대책위원회(이하 제2차 위원회)를 구성해 대응 활동을 재개했다. 위원장은 최상한 교수가 계속 맡고, 위원은 2013년부터 성과급적 연봉제 적용 대상이 되는 비정년 보장 교수를 중심으로 구성하기로 하여, 권오현 교수, 김형호 교수, 남궁술 교수, 신재호 교수, 윤경진 교수, 이선홍 교수, 전정환 교수, 조우영 교수가 참여하게 되었다. 1월 3일 개최된 제1차 회의에서는 국교련에 요구할 사항에 대해 집중 논의하여, 성과급적 연봉제와 총장 직선제 문제를 국교련의 최우선 과제로 정하여 적극 추진하고, 국교련 산하에 성과급적 연봉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연구할 것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¹⁴⁾ 4일 교수회는 제1차 회의의 결정대로 국교련에 성과급적 연봉제 문제 대응책 마련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하고 다른 대학 교수회에도 메일로 공지하였다.

7일 개최된 국교련 회장단 회의에서는 우리 교수회의 요구 사항을 수용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성과급적 연봉제와 총장 직선제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국교련의 요구 사항을 전달하기로 하고, 성과급적 연봉제와 관련된 자료는 우리 대학 교수회에서 작성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2월에 개최되는 국교련 정기총회에서 우리 대학 교수회가 성과급적 연봉제 대응 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9일 교수회는 국교련에 인수위에 보낼 “성과급적 연봉제의 문제점과 국교련의 요청 사항” 문서를 작성하여 송부하였다.

11일 제2차 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는 성과급적 연봉제의 법률적 문제점을 검토함과 동시에 국교련의 대응 방안과 학내 대응 방안을 논의하였다.¹⁵⁾ 29일 제3차 회의에서는 성과급적 연봉제 관련 법률 자문 결과를 검토하고 홍보 책자 구성 방안을 논의하였다. 한편, 30일 국교련 회장단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을 방문하여 인수위 교육과학위원회 전문위원인 김재춘 교수(영남대: 뒤에 청와대 교육수석 역임)를 만나 면담하고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와 총장 직선제 회복 등 국교련의 요구 사항을 전달하였다. 2월 12일에는 제4차 회의를 개최하여 국교련 정기총회에서 제안할 대응 방안에 대해 점검하고, 교과부가 개정한 성과급적 연봉제 운영 지침의 문제점에 대해 분석하였다. 지속적인 성과급적 연봉제에 대한 문제 제기로 교과부가 개정한 지침은 근무 연수에 따라 해마다 일정 금액의 연봉을 올려주는 경력가급 제도를 신설하고, 그 대신에 성과 등급에 따라 누적되는 금액의 비중을 낮추는 등 종래보다 개선된 것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누적제, 상대평가, 평가 기준과 단위의 설정 곤란 등의 문제점이 남아 있어 그런 사실들을 정리해 홍보 책자를 작성하기로 결정하였다.

2월 14일과 15일에 경상대학교 교수회 주최로 진주 아시아레이크사이드 호텔에서 개최된 국교련 정기총회 및 동계워크숍에서는 최상한 교수가 “성과급적 연봉제의 문제점과 대응 방안”을 발표하였고, 국교련 성과급적 연봉제 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이전 교수회장이 위원장을 맡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제2차 위원회는 실질적으로 국교련 특별위원회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20일 개최된 제5차 회의에서는 국교련의 대응 방안을 국교련 집행부 차원의 대응과 단위 대학 차원의 대응으로 나누어 구체적인 스케줄을 작성하는 한편, 교수회 총회에서 성과급적 연봉제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단과대학별로 성과급적 연봉제 대상자들의 모임도 조직하기로 하였다. 27일 교수회 정기 총회에서는 성과급적 연봉제 대책위원회의 활동 상황을 보고하고, 성과급적 연봉제의 문제점에 대해 토론하였다.

3월 8일 개최된 국교련 회장단 회의에서는 성과급적 연봉제 대응 문제가 집중 거론되어, 각 대학에 성과급적 연봉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홍보 책자 발간, 신문광고 게재, 헌법소원 처리 촉구, 교육부 장관 및 국회상임위 위원 면담, 정책 토론회 개최 등을 추진하기로 결정하였다. 또한, 우리 대학의 최상한 교수를 국교련 정책위원(실행위원장)으로 위촉하고, 향후의 활동은 이전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국교련 상임회장과 상의 후 주관하여 처리하도록 결정하였다. 우리 대학 교수회에 국교련의 성과급적 연봉제 대응 활동을 전적으로 위임하기로 한 것이다.

13일 교수회는 제43차 교수평의회를 개최하여 각 단과대학 별로 빠른 시일 내에 성과급적 연봉제에 대응하기 위한 교수 모임을 조직하고 단과대학별로 1-2명의 대표를 선출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각 단과대학 교수 모임이 조직되면 교수회와 협의하여 단대별 설명회를 개최하고 교수들의 의견을 청취하기로 하였다. 14일 제7차 회의에서는 계속하여 홍보 책자 작성, 법률 소송, 단과대학별 대응 등의 방안을 논의하고, 국교련에 대해 성과급적 연봉제 반대 운동 현황을 알리는 뉴스레터 발간과 현수막 부착, 반대 서명 운동 전개 등의 활동을 전개하도록 요청하기로 했다. 20일부터는 각 단과대학별로 성과급적 연봉제에 대한 설명회 및 의견 청취를 개시하였다. 22일의 제8차 회의에서는 홍보 책자를 최종 검토하고 단과대학별 대표자 회의 구성 현황과 설명회 개최 상황을 점검하였다. 아울러 특별위원회 주관으로 국교련 소속 대학 성과급적 연봉제 대책위원회 위원장 회의를 개최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였다. 29일 특별위원회 주관으로 우리 대학에서 전국 국공립대학 성과급적 연봉제 대책위원회 위원장 회의를 개최하였다. 회의에는 14개교 20명의 대표가 참석하여, 성과급적 연봉제의 문제점을 분석한 홍보 책자 발간 보급, 신문 광고를 위한 모금과 서명 활동 전개, 정책토론회 혹은 공개토론회 개최, 교육부 장관과 국회 교과위 위원 면담, 교육부 청사 앞 대규모 집회 개최 등의 방안에 대해 논의하였다.

교수회의 지속적인 홍보와 대응 활동에 따라 성과급적 연봉제 문제에 대한 학내 교수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참여도 확대되기 시작했다. 4월 2일에는 자연과학대학의 2013년 성과급적 연봉제 대상자들이 성명서를 발표하여, 성과급적 연봉제 철회, 평가 자료 제출 거부, 대학본부의 자체적인 성과급 평가 진행과 교육부 보고 반대, 대학본부 주도로 성과급 지급 시 성과급 반납과 향후 보직과 위원회 활동 참여 거부 등의 결의 사항을 밝혔다. 3일에는 교수회가 성과급적 연봉제 단과대학별 대표자 회의를 개최하여 각 단과대학별 상황을 청취하고, 조만간 성과급적 연봉제 대상자 전체 모임을 개최하여 대응 방안을 결정하기로 결의하였다. 같은 날 개최된 제2차 위원회 제9차 회의에서는 단과대학별 대표자 회의 결과에 따른 실행 방안을 논의하고, 성과급적 연봉제의 헌법 소원 관련 업무를 강원대학교에 일임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런 와중에 교무과는 5일 각 단과대학에 공문을 보내 성과급적 연봉제 평가 단위 및 운영 지침 제출을 요청하였다. 5월말까지 교육부에 평가 결과를 보고하기 위한 대학본부의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대해 8일 자연과학대학 교수회가 성명서를 발표하여 성과급적 연봉제 철회와 정년 보장 교수들의 성과급 평가 자료 제출 거부를 선언하였다. 9일에는 성과급적 연봉제 대상자 긴급 현안 토론회가 개최되었다. 참석자들은 열띤 토론 끝에 2013년 성과급적 연봉제에 적용되는 교수들을 대상으로 반대 서명을 받고 성명서를 발표하기로 하였다. 아울러 교수회에 대해서는 교수들의 뜻을 대학본부에 공문으로 전달하고, 전국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와 각종 보직자 협의회에서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를 공식 의제로 다루도록 건의할 것을 요구하였다. 같은 날 열린 제10차 회의에서는 긴급 토론회의 결정 사항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하고, 국교련 임시 총회에 특별위원회가 제안할 안건도 검토하였다.

성과급적 연봉제 대상자들의 서명은 10일부터 실시되었다. 11일에는 사회과학대학 교수회가 성명서를 발표하여 성과급적 연봉제 중단과 관련 자료 제출 거부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하였다. 한편, 12일 개최된 국교련 임시 총회에서는 특별위원회가 상정한 안건을 토대로 성과급적 연봉제 대책이 논의되었다. 여기서 상정된 안건 및 결정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신문 광고 모금 및 반대 서명: 신문 광고는 유보하고 투쟁 기금 모금은 진행, 반대 서명은 각 학교별로 진행하되 국립대 재정회계법안 반대 등도 포함 2. 평가 자료 제출 거부 공동 성명: 개별 학교별로 진행 3. 국공립대학 총장협의회 면담 및 공문 제출: 국교련의 입장 전달 및 협조 요청 공문 발송(4월 15일) 4. 상임회장단 및 성과급대책위 위원 국회 상임위원 방문: 일정 협의 후 실행 5. 교육단체와의 공동 대응: 한국교총 및 전국사립대학교수협의회 등과 공조 협약, 공동기자 회견 추진 6. 홍보 책자 추가 제작: 성금 모금 후 추가 제작 7. 뉴스레터 발간: 보류, 각 학교별로 성과급적 연봉제 반대 위원회 조직 구성 후 재논의

이러한 결정 사항은 특별위원회가 상정한 안건 중 많은 부분을 수용한 것이며, 일부 방안이 유보된 것은 각 학교별로 자료 제출과 관련된 상황이나 조직화 정도, 입장 등에 차이가 있는 현실적인 한계가 반영된 결과이다.

16일 교수회에서는 대학본부에 국공립대학 총장협의회 회의 안건으로 성과급적 연봉제 반대 의견 제출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였다. 17일에는 성과급적 연봉제 대상자들이 성명서를 발표하여 성과급적 연봉제 시행 철회와 자료 제출 거부 등의 의사를 표명하였고, 교수회는 지지 성명서 발표와 함께 대학본부에 “2013년 성과급적 연봉제 대상자의 요구 사항 전달 및 답변 요청” 공문을 발송하였다.¹⁶⁾ 22일 성과급적 연봉제 대상자의 서명자 수가 최종 집계되었다. 서명은 원래 예정된 15일까지 157명이 참여하였으나, 추가 서명 요청이 계속 들어와 22일 오전 12시까지 연장하였다. 그 결과 총 대상자 266명 중 213명(80.1%)이 참여하였다.

23일 제2차 위원회의 제11차 회의는 단과대학별 대표자회의 제2차 회의와 연석으로 개최되었다. 먼저 부산대와 경북대 등 다른 대학의 서명 결과와 성명서 발표 현황에 대한 보고가 있었고, 각 단과대학별 대응 활동 상황을 청취하였다. 그리고 총장과의 면담을 추진해 대학본부 차원의 적극적인 성과급적 연봉제 반대 활동(예: 총장의 반대 성명 발표, 보직자 동참 허용 등)을 요구하기로 결정하였다. 24일에는 인문대학에서 “징벌적 상호약탈적인 “성과급적 연봉제” 반대를 지지하는 인문대학 교수들의 입장” 성명서가 발표되었다. 29일에는 성과급적 연봉제 대책위원회 위원들이 총장과 면담하여 성과급적 연봉제에 대한 성실한 대응을 촉구하였다.

하지만 대학본부는 29일 공문을 통해 5월 10일까지 성과 평가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제출하지 않을 시에는 최하위 등급으로 처리한다는 방침을 통지하였다. 30일에는 대학본부가 성과급적 연봉제 대상자들이 17일의 성명서에서 답변을 요구한 사항에 대한 답신 공문을 보내왔다. 답신 내용은 국가 기관의 장인 총장이 현재 법령에 의거하여 시행 중에 있는 성과급적 연봉제의 폐지를 공식적으로 요구할 수는 없으며, 교육부가 성과급적 연봉제 운영 지침의 내용을 변화시키지 않는 이상 정해진 기한까지 교육부에 운영 실적을 보고할 수밖에 없다는 등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것이었다. 5월 1일 개최된 제12차 회의에서는 대학본부의 공문에 대해 문제점을 분석하고, 교수회가 재답변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기로 하였다. 아울러 국교련과 한국교총의 공동 기자 회견과 4개 대학(경북대, 경상대, 부산대, 충북대) 성과급적 연봉제 대상자의 공동 기자 회견을 추진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교수회는 6일 대학본부에 성과급연봉제 대상자 요구에 대한 재답변을 요구하는 공문과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8일에는 제44차 교수평의원회를 개최하여 각 단대별로 성과급적 연봉제 반대 성명 발표를 위해 노력하고, 국교련에서 실시하는 성과급적 연봉제 반대 및 국립대학재정회계법 폐기를 위한 서명 운동에 많은 교수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며, 국교련에서 요청한 성금 모금의 분담액(2,650,000원)을 교수회 재정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하였다.

한편, 특별위원회의 요청에 따른 국교련의 대응 활동도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4월 26일 국교련 회장단은 국회의사당을 방문하여 국회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신학용 의원), 간사 등과 면담하여 국교련의 요구 사항을 전달하였다. 30일에는 이병운 국교련 상임회장과 이전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한국교총을 방문해 안양옥 교총회장과 만나 프레스센터에서 성과급적 연봉제에 반대하는 공동 회견을 개최하기로 합의하였다. 그리고 교총회장 주선으로 나승일 교육부 차관과도 면담해 성과급적 연봉제를 개선할 것이라는 교육부 입장을 전달받았다. 5월 1일부터는 국교련 주도로 성과급적 연봉제 및 국립대학 재정회계법 반대 서명과 모금 운동이 실시되었다.¹⁷⁾

9일에는 특별위원회가 제작한 홍보 책자 『이주호 교과부의 황당한 교수 연봉제도-성과급적 연봉제 무엇이 문제인가?-』를 전국 교수들에게 배부하고, 정부 관계 부처(청와대, 교육부, 안전행정부)와 국회(각 당 정책위의장,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전문위원), 교사 및 노동 단체, 언론사 등에도 발송하였다. 이 홍보 책자에는 2013년 교육부의 지침 개정에 따라 변경된 성과급적 연봉제의 개요와 문제점 등을 분석하여 정리하고, 제도 폐지와 합리적인 평가ㆍ보수 체계 마련, 별도의 성과급 재원 마련 등 국교련 요구 사항을 제시하였다. 13일에는 부산대학교에서 4개 대학(경북대, 경상대, 부산대, 충북대) 성과급적 연봉제 자료 제출 거부 교수들의 공동 기자 회견을 개최하여 제도 시행 보류와 새로운 보수 체계 도입 등을 요구하였다. 20일에는 국교련과 한국교총이 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기자 회견을 개최하여 성과급적 연봉제 시행을 중단하고 국교련과 한국교총,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여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대안을 마련할 것 등을 요구하였다.

성과급적 연봉제 반대 운동이 거세게 확산되면서 교육부도 제도 개선을 위한 입장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4월 18일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전국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 제2차 정기총회에 참석해 “국립대 교원 성과급적 연봉제는 대학 현장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하였다. 5월 2일 교육부는 성과급적 연봉제 개선을 위한 정책 연구 과제(「국립대학 교원 보수체계 개선 방안 연구-성과급적 연봉제를 중심으로-」)를 공모하였다. 24일의 국교련 회장단 회의에는 교육부의 성과연봉제 담당 사무관이 참석하여 교육부의 입장에 대해 질의를 받고 답변하였다. 답변 내용은 교육부 장관이 제도 개선 의지를 갖고 추진 중에 있으며, 정책 연구를 통해 12월말까지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등 상당히 고무적인 것이었다.¹⁸⁾

한편, 학내에서는 성과급적 연봉제 대상이 아닌 정교수들도 잇따라 성과급 연구보조비 자료 제출 거부 의사를 표명하였다. 5월 14일 의전원 교수회가 성명서를 발표하여 성과급적 연봉제 및 성과급 연구보조비 자료 제출 거부를 선언하였고, 15일에는 사회과학대학 교수회가 임시 총회를 개최해 정교수의 성과급 연구보조비 관련 자료 제출 거부를 결의하였다. 이어서 22일에는 해양과학대학 평의회, 23일에는 경영대가 자료 제출 보류를 결의하였다. 법대와 사범대 정교수들도 자체 의견 수렴을 통해 자료 제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교수회는 28일 단과대학 교수회장단 회의를 개최하여 전체 교수의 성과급 연구보조비 자료 제출 거부를 결의하였다. 같은 날 제2차 위원회는 단과대학별 대표자들과 연석으로 제13차 회의를 개최하여 단과대학별 성과급적 연봉제 자료 제출 현황을 청취하고, 교수회와 대학본부에 대한 요청 사항을 논의하였다. 그 결과 교수회에 대해서는 “대학본부의 독단적인 평가 및 보고를 강력하게 저지할 것”, “교수회가 적극적으로 주도하여 대응 지침을 마련해 나갈 것”을 요구하고, 대학본부에 대해서는 “교육부에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와 시행 보류 요청 공문을 발송할 것”, “성과급적 연봉제 자료 미제출자의 최하등급 처리 지침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기로 결의하였다.

이처럼 자료 제출 거부 움직임이 확산되자, 교무처 주관의 설명회 개최 등을 통해 성과급적 연봉제 자료 제출을 독려하던 대학본부의 입장도 변하기 시작했다. 31일 대학본부는 “경상대학교 성과급적 연봉제 대상자의 재요구 사항에 대한 답변 회신” 공문을 통해 총장과 보직자들이 성과급적 연봉제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인식하여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얘기하고, 대학본부가 교육부에 성과급적 연봉제의 시행 보류를 요청하는 공문을 공식적으로 발송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양해해 주기 바라며, 교수들이 실적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서 성과연봉을 받지 못하는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수들의 적극적인 자료 제출 거부 동참으로 인해 교육부 보고 시한인 5월 31일까지 성과급적 연봉제 대상자에 대한 평가가 무산되고, 교육부도 평가 자료 제출 시한을 연기할 방침을 밝히면서 대학본부의 입장도 사태를 관망하는 태도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교수회도 제2차 위원회의 활동을 종료하고 국교련과의 공조에 역점을 두고 활동을 전개하기로 하였다.

6월 들어 국교련의 대응 활동은 크게 2가지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첫째, 거점 국립대학 중심으로 전개한 자료 제출 거부 운동에 대한 후속 조치를 마련하는 것이었다. 자료 제출 거부를 통해 교수들의 단합된 힘을 과시하고, 교육부의 보고 기한 유예라는 조치를 이끌어내는 것에는 성공하였지만, 국교련 차원에서 통일된 지침을 가지고 후속 조치를 강구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둘째, 교육부가 「국립대학교원 보수체계 개선방안 연구」의 정책 연구 결과를 토대로 성과급적 연봉제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교육부 정책 과제 연구팀(이하 정책 연구팀)을 통해 국교련의 요구 사항을 반영할 필요가 있었다.

6월 7일 국교련 회장단은 교육부를 방문해 대학지원실장과 간담회를 갖고 성과급적 연봉제 개선 의지를 재확인하였다. 14일 개최된 국교련 회장단 회의에서는 교육부의 정책 과제 연구에 대한 대응 방안을 중점 논의하여, 성과 연봉의 누적 철폐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전국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에 정책 연구팀의 대안이 마련되는 10월까지 자료 제출을 유보해 주도록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한다는 등을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국교련은 17일 총장협의회에 자료 제출 유보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고, 20일에는 국교련 회장단이 총장협의회 회장단과 만나 요구 사항을 전달하였다. 24일 개최된 국교련 임시 총회에서는 교육부의 정책 과제 연구에 국교련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교육부에 대해 누적식 폐지와 등급 분류 조정(A와 B 등급만 분류) 등을 요구하는 한편, 대통령에 대한 공개 질의문을 신문에 게재하기로 결정하였다.

한편, 국교련은 특별위원회에 대해 성과급적 연봉제의 개선 방안을 연구하여 그 결과를 정책 연구팀에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해왔다. 정책 연구팀은 국교련에 우호적인 부산대 교무처장이 연구책임자를 맡고 있었고, 국교련을 의사 수렴 기구로 지정해 특별위원회의 연구 결과를 수용하기로 합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우리 교수회는 권오현 교수, 김진수 교수, 조우영 교수, 최상한 교수의 4인으로 구성된 성과급적 연봉제 정책 제안서 연구팀(이하 제안서 연구팀)을 조직하여 연구에 착수하였다. 제안서 연구팀은 7월 10일 모임을 갖고 연구 내용과 일정 등을 논의하였다. 연구 내용은 국립대학 교원 보수 체계 분석, 성과급적 연봉제 개선 과제 분석, 국ㆍ내외 사례 연구, 교원의 의견 수렴 및 분석, 성과급적 연봉제 대안 제시의 다섯 부분으로 나누고, 각 위원들이 분담하여 진행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연구 결과는 정책 연구팀에 전달하는 한편, 8월 22일 예정된 국교련 하계 워크숍에서 발표하기로 하였다. 제안서 연구팀은 1개월 정도 각자 분담한 부분의 연구를 진행한 후, 8월 9일과 10일 이틀간 합숙을 하면서 원고 수정 및 편집 회의를 진행하여 제안서를 완성하였다.

연구팀은 제안서에서 성과급적 연봉제의 개선 방안으로 누적식 연봉제 폐지 및 성과급형 연봉제 실시, C등급의 절대 기준 마련, 성과급을 위한 추가 재원 투자, 상당 기간 신임 교원 적용 유예, B등급의 동일한 금액 지급(성과 연봉 기준액의 0.8배) 등을 제안하였다. 연구팀이 제안한 성과급형 연봉제는 해마다 호봉승급분에 해당하는 경력가급을 지급하고, 성과를 평가하여 성과 연봉을 추가 지급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호봉제에 성과급 연구보조비를 지급하는 방식과 사실상 동일한 것이었다. 제안서 연구팀은 12일 연구 결과를 정책 연구팀에 전달하였다.

8월 19일 국교련은 교수신문에 대통령에 대한 공개 질의서 “국립대학 교수들이 대통령께 묻습니다.”를 게재하여, 총장 직선제(총장선출제도의 자율적 선택), 성과급 연봉제(즉시 철회), 국립대학 육성 정책(획기적 방안 마련)에 대한 요구 사항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22일과 23일 개최된 국교련 정책토론회 및 임시 총회에서는 정책 연구팀과 한국교총을 초청하여 성과급적 연봉제에 대한 정책 대안을 토론하였다. 이 자리에서 정책 연구팀은 국교련의 요구를 수용해 교육부에 성과연봉 누진율의 폐지 혹은 최소화, C등급에 대한 절대 기준 설정, 각 학문 분야의 특성을 반영한 평가 기준 마련 등의 개선 방안을 제시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한편, 8월 21일 교무과는 공문을 통해 자료 제출을 다시 독촉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교수회는 26일 교수들에게 국교련 활동 상황을 보고하고 자료 제출을 10월말까지 보류하도록 재요청하는 메일을 발송하였다. 하지만 27일 정병훈 교무처장은 ‘성과급적 연봉제의 개선과 조속한 집행을 위해 드리는 말씀’이란 메일로 타 국립대학은 대부분 자료 제출을 완료한 상태이므로 성과 연봉의 조속한 지급을 위해 9월 초까지 평가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하였다. 9월 11일에는 다시 교무과가 공문을 발송해 9월 24일까지 자료 제출을 요구하였다. 그리고 16일에는 총장 명의 메일을 발송해 성과급적 연봉제의 개선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자료 제출에 협조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와 같은 대학본부의 거듭되는 자료 제출 요구에도 불구하고 일부 단과대학을 제외하고는 크게 동요하지 않고 제출 거부를 지속하였다.

그런데 9월 말에 접어들면서 성과급적 연봉제 개선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던 교육부의 태도가 소극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9월 27일 이전 특별위원회 위원장과 남궁술 경상대학교 교수회 사무국장이 교육부 대학학사평가과 과장과 면담한 결과, 2014년에도 2013년과 동일한 방식에 따라 성과급적 연봉제를 적용하며, 누적률의 하향 조정, C등급의 절대 평가 등과 같은 부분적인 개선마저도 법령 개정의 필요 등으로 확답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특별위원회는 30일 전국 국립대학 교수들에게 이와 같은 사실을 전달하고 국교련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투쟁을 전개할 필요성을 호소하였다. 국교련은 10월 4일 회장단 회의를 개최하여 투쟁 강도를 더욱 높이기로 하고,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를 위한 교수대회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18일 교수대회에서는 서울 교총 대강당에서 국교련 임시 총회를 개최한 후, 교육부까지 거리 행진을 하여 성명서를 발표하고 교육부 장관에게 성과급적 연봉제 반대 서명지를 전달하였다.

한편, 교수회는 10월 10일 성과급적 연봉제 대상자 긴급 토론회를 개최하여 대학본부의 거듭된 독촉으로 일부 단과대학에서 업적 평가를 완료한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였다. 업적 평가가 완료된 단과대학의 경우, 일부 교수가 자료를 제출하였고, 자료 제출 거부자가 있어도 학장들이 자의적으로 업적 평가를 실시하여 대학본부에 보고를 하였던 것이다. 토론회에서는 대학본부가 업적 평가가 완료되는 단과대학부터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교수 사회의 분열과 위화감을 초래하는 행위를 중지할 것을 요구하고, 자의적인 평가로 보고가 완료된 경우라도 자료 제출 거부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교육부에 정확하게 전달해 줄 것 등을 요청하였다. 자료 제출 거부는 11월까지도 계속되었다. 하지만 교육부가 11월 말까지 성과급 연구보조비의 시행 결과를 보고할 것을 요구하면서 11월 12일 총장이 메일을 통해 성과급적 연봉제의 개선은 당장 어려운 상황이므로 교수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업적 평가를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 이후 11월말까지 모든 단과대학에서 자료 제출 거부자가 있어도 자체 수집한 자료로 평가를 강행하여 대학본부에 보고가 이루어졌다. 그런 가운데 해양과학대학에서만 자료 제출 거부자를 최하등급으로 처리하여 평가를 강행하는 사태가 발생하였고, 그 과정에서 평가 결과를 개인별로 통지하여 이의 제기를 받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교수회는 12월 2일 대학본부와 해양과학대학 학장에게 재평가를 요청하는 공문을 송부하고, 해양과학대학 학장실을 항의 방문하였다. 하지만 재평가 요청은 묵살되었고, 대학본부가 평가 결과를 교육부에 보고함으로써 자료 제출 거부 문제는 종결되었다.

그런 가운데 국교련을 통한 대응 활동은 계속되었다. 교육부 정책 연구팀은 11월 1일부터 15일까지 국립대학 교수들을 대상으로 성과급적 연봉제 개선 방안에 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다. 교육부도 11일 4일부터 21일까지 국립대학 교원 성과급적 연봉제 제도 개선 관련 의견 조사를 실시하였다. 특별위원회는 설문 조사 및 의견 조사 참여용 참고 자료를 작성하여 전국 국립대학 교수회와 학내 교수들에게 전달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였다. 15일에는 국교련 회장단 회의를 개최하여 성과급적 연봉제 반대 의견 광고를 신문에 게재하기로 결정하고, 특별위원회에서 초안을 작성하기로 하였다. 반대 의견 광고는 12월 3일 경향신문 전면 광고로 게재되었다. 12월 5일 개최된 국교련 회장단 회의에서는 11월 28일에 발표된 헌법재판소의 성과급적 연봉제 위헌 확인 청구 기각 결정에 대한 성토와 함께, 교육부와 정책 연구팀의 회의 결과를 지켜보고 투쟁 방향을 정하기로 하였다. 6일 교육부와 정책 연구팀과의 회의 결과, 교육부의 입장은 국교련의 주장에 대해 공감하지만 안전행정부의 강력한 반발로 누적률 완화 내지 폐지는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국교련은 19일 임시 총회를 개최하여 2014년을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를 위한 전면 투쟁의 해로 정하고, 안전행정부 장관과의 면담을 추진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로써 국교련의 2013년도 성과급적 연봉제 대응 활동은 교육부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에는 일정 부분 성공하였지만, 가장 중요한 과제였던 누적률 폐지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2014년도의 과제로 남기면서 일단 마무리가 되었다.

2014년에 접어들면서 성과급적 연봉제 문제에 대한 대응은 학내보다는 주로 국교련 차원에서 이루어지게 되었다. 2014년 2월 7일 개최된 국교련 총회에서는 성과급적 연봉제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의제로 다루어졌다. 2014년도를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를 위한 전면적이고 적극적인 운동의 해로 규정하고, 그를 위해 국립대학 전체 교원이 참여하는 자료 제출 거부를 결의하였다. 각 대학에서는 3월 중에 국교련의 결정을 추인하고 실행에 옮기기로 하고, 결의가 완료 되는대로 기자 회견 및 성명서 발표를 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국교련의 성과급적 연봉제 특별위원회는 계속 가동하기로 하고 경상대학교 신임 교수회장(안성진 교수)이 위원장을 승계하기로 하였다. 3월 들어 새로 출범한 제17대 교수회는 성과급적 연봉제 문제는 국교련과의 협력에 중점을 두고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국교련 실행위원장을 계속 맡게 된 최상한 교수에게 특별위원회 운영을 전적으로 일임하기로 결정하였다.

3월 14일 국교련 회장단 회의에서는 자료 제출 거부 결의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하여 각 대학에 추인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기로 하였다. 우리 교수회에서도 3월 25일 제47차 교수평의원회를 개최하여 국교련의 결의 사항을 추인하고, 4월 1일부터는 성과급적 연봉제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게시하였다. 4월 4일 개최된 국교련 회장단 회의에서는 성과급적 연봉제 자료 제출 거부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국회 토론회 개최, 교육부 및 안전행정부 장ㆍ차관, 실무자 간담회 추진, 성과급적 연봉제 정책 연구 자료 배포(회원교, 언론사, 국회 등)의 방안을 논의하였다.¹⁹⁾ 25일에는 임시 총회를 개최하여 온라인 시위(민원 제기)와 대규모 시위, 1인 피켓시위, 동맹 휴강 등의 방안을 논의하였다. 대규모 시위는 국회 정책 토론회 후 실시하기로 하고, 1인 피켓 시위와 동맹 휴강은 회장단에 일임하여 추진하기로 하였다.

한편, 성과급적 연봉제 개선에 부정적이었던 안전행정부의 태도에 다소 변화가 생기면서, 교육부와 안전행정부의 협상이 시작되었다. 4월에 들어서면서 교육부는 2월에 제출된 정책 연구팀의 보고서를 근거로 안전행정부와 누적률 완화 등을 위한 협상을 시작하게 되었다. 협상에서 교육부는 현행 26.9%의 누적률을 15% 이하로 완화할 것을 주장하였고, 안전행정부는 소폭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였다. 그런 가운데 전국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도 성과급적 연봉제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4월 초 총장협의회는 안전행정부를 방문하여 차관을 면담하고 누적률 대폭 완화(5% 정도)와 C등급 절대평가화 등을 요구하였다. 하지만 교육부장관과 안전행정부장관의 협의 결과, 누적률이 17.5%로 결정되었고, 교육부는 그 사실을 5월 22일 총장협의회에 통보해왔다.

국교련은 5월 26일 긴급 회장단회의를 열고, 전국 교수궐기대회 개최, 신문 광고 게재, 국회 관련 상임위(교문위, 안전행정위) 위원에 대한 질의서 송부, 국회 및 청와대 민원(청원)신청, 국회 토론회 개최 등 가능한 방법을 총동원하여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것을 결의하였다. 이에 따라 국교련은 각 회원교에 5월 29일부터 6월 8일까지 청와대의 규제 신고 신문고와 국회 청원 홈페이지에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에 대한 민원을 신청하도록 협조를 요청하였고, 우리 교수회도 당일 전체 교수들에게 그 사실을 공지하였다. 6월 5일 개최된 회장단 회의에서는 전국 교수궐기대회 준비, 청와대 앞 1인 릴레이 시위, 동맹 휴업 등의 방안에 대해 논의하였다.

6월 13일 국교련 주최로 국회헌정기념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국립대 살리기 전국 교수대회”에는 전국에서 250여 명의 교수가 모인 가운데, 우리 대학에서는 참여 대학 중 가장 많은 38명의 교수가 참석하였다. 대회에서는 상호 약탈식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 지방대를 죽이는 구조 조정안 철회, 국립대 재정회계법안 폐기, 총장 직선제 폐지 반대 등 크게 4가지 주장이 제시되었고, 이러한 주장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2학기 개강과 함께 동맹 휴업도 불사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이어서 국교련 전체 회원교가 참여하는 1인 릴레이 시위가 6월 23일부터 7월 18일까지 25일간 청와대 앞에서 실시되었다. 우리 대학에서도 7월 11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3명의 교수(안성진 교수회장, 채혜연 사범대 교수회장, 장시광 교수회 정책국장)가 릴레이로 1인 시위를 실시하였다.

이러한 국교련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6월 17일 17.5%의 누적률을 적용한 「국립대학 교원 성과급적 연봉제 운영 지침」을 확정하여 각 대학에 통보하고, 8월 29일까지 성과급적 운영 실적과 규정을 교육부에 보고하도록 요구하였다. 이에 맞선 국교련의 활동은 다방면으로 전개되었다. 6월 17일에는 국교련 회장단이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원장과 만나 간담회를 개최하였고, 19일에는 전국국공립대학총장 협의회 회장단과 간담회를 개최하여 협조를 요청하였다. 7월 2일에는 국교련 회장단이 설훈 교문위 위원장과 간담회를 실시하였고, 7일에는 국회 교문위원과 안행위원 전원에 대해 공개 질의서 및 정책 자료집을 발송하여 성과급적 연봉제에 대한 찬반 여부를 질의하였다. 9일에는 국교련 회장단이 안전행정부 관계자와 간담회를 열고 성과급적 연봉제 문제점을 지적하고 누적률 폐지를 요청하였고, 15일에는 정의화 국회의장과 간담회를 개최하여 국립대 현안 문제의 해결 협조를 논의하였다.

8월 1일에 개최된 국교련 회장단 회의에서는 최후 수단으로 동맹 휴업의 방안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동맹 휴업에 대해서는 신중한 의견들이 많아 결국 8월의 임시 총회에서 재논의하기로 하였다. 8월 19일 개최된 임시 총회에서는 동맹 휴업 실시 여부에 대한 표결이 이루어졌으나, 반대 15교, 찬성 11교, 기권 1교로 추진이 취소되었다. 대신에 국교련 성과급적 연봉제 특별위원회를 재정비하여 대국회 활동에 중점을 두기로 하고, 최상한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임하였다. 국교련은 설훈 교문위 위원장의 협조를 얻어 9월 25일 국회에서 “국립대학 교수 성과급적 연봉제 정책공청회”를 개최하였다. 공청회에서는 교육부 정책 연구팀 연구책임자인 부산대 전 교무처장 정영숙 교수가 발제를 맡고, 국교련 실행위원장 최상한 교수, 한국교총 경북회장 유병훈 교수, 교육부 한석수 대학지원실장이 토론자로 참석하였다. 이 자리에서 한석수 실장은 안전행정부와 호봉제로의 전환을 논의해보겠다는 전향적인 입장을 표명하였으며, 공청회에 발표된 여러 비판론을 당시 갓 부임한 황우여 교육부 장관과 차관에게 성실히 보고하겠다는 약속을 하였다.

이에 고무된 국교련은 10월에 열리는 정기국회를 겨냥하여 총력전을 펼치기로 하고 먼저 9월 29일부터 정책공청회의 결과 보고를 대자보로 작성해 각 대학에서 게시하는 활동을 시작하였다. 10월 6일에는 국회 교문위의 국정 감사(7-27일 실시)에 앞서 국교련 특별위원회 위원들이 교문위원 국회의원실을 방문하여 호소문과 자료집을 배부하고 설명회를 열었다. 16일과 17일에는 국회 청원을 위한 긴급 서명을 실시하여, 22일 이병운 회장과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이 설훈 위원장에게 청원서와 서명 명부를 전달하였다. 이틀간의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총 3,760명이 서명하였고, 우리 대학에서는 549명이 참여하였다. 24일 개최된 국교련 임시 총회에서는 평가 자료 제출 거부를 12월 10일까지 연장하고, 전국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에도 협조를 요청함과 동시에, 국회에서 자료 제출 거부를 선언하는 기자 회견을 갖기로 결의하였다.

국교련 회장단은 27일 교육부 종합감사에 앞서 국회정론관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교육부가 성과급적 연봉제를 ‘누적 없는 성과급+호봉제’로 개정하지 않을 경우 성과급 수령을 거부하고 동맹 휴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하였다. 그와 동시에 전국의 많은 교수들이 교문위 국회의원들에게 열화와 같은 문자 송신으로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를 요구하였다. 이러한 활동이 주효하여 종합감사에서 여ㆍ야 국회의원들은 황우여 장관에게 누적 폐지를 강하게 요구하였다. 이에 대해 황우여 장관은 “여러 의원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해서, 평가 단위, 평가 방법, 누적 등에 대해 관련부서와 협의하여 조속한 시일 내에 서면으로 공식 답변하겠습니다.”라고 답변하였다. 그리고 교문위에서도 누적 폐지를 위한 교육부와 안전행정부의 3자 협의를 진행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와 같은 소식에 접한 우리 교수회는 10월 29일 제48차 교수평의원회를 개최하여 12월 10일까지 성과급 산정을 위한 일체의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결의를 하고, 총장에 대해 ‘누적 없는 성과급+호봉제’를 전국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의 공식 입장으로 정하고 교육부 관련 회의에서 주장하도록 할 것, 전국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도 현행 성과급적 연봉제를 ‘누적 없는 성과급+호봉제’로 바꾸도록 국회에 청원하고 2014년도 제5차 전국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 회의 안건으로도 다룰 것 등을 강력히 요구하였다. 국교련도 30일 회원교에 공문을 보내 자료 제출 거부를 선언하고 각 대학별로 총장에게 총장협의회에서 성과급적 연봉제 개정 청원서를 국회에 조속히 제출하도록 공식 요구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11월 1일 개최된 국교련 회장단 회의에서는 각 회원교에 요청하여 성과연봉제 폐지 및 자료 제출 거부를 알리는 현수막을 게시하기로 하고, 교육부 및 안전행정부와의 간담회를 추진하기로 하였다.

한편, 교육부는 호봉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기로 하고, 공식 협의를 안전행정부에 요청하였다. 하지만 11월 19일 발족한 인사혁신처로 공무원 보수 업무가 이관됨에 따라 협의가 지연되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20일 전국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가 총장 일동 명의로 성명서를 발표하여 기성회회계 대체 법률의 시급한 제정 요구 등과 함께, 교원 성과급적 연봉제의 폐지를 국회와 정부에 촉구하였다. 28일 개최된 국교련 회장단 회의에서는 인사혁신처의 최종 결정만을 남긴 상태에서 자료 제출 거부를 계속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중단 여부를 회원교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하였다. 이에 따라 우리 교수회도 12월 3일 제49차 교수평의원회를 소집하여 자료 제출 거부 운동을 중지하기로 결의하였다. 그와 함께 대학본부에 대해 평가 인원 수에 따라 B등급의 지급 금액이 달라지는 상황을 고려하여 가급적 A등급과 B등급의 차이를 줄일 수 있게 평가 단위 설정을 융통성 있게 해 줄 것을 권고하였다. 이로써 2014년의 활동은 교육부의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 약속이라는 성과를 거두고 일단락되었다.

하지만 2015년에 접어들면서 예기치 않은 사태가 발생하였다. 인사혁신처가 전체 공무원의 급여 체제를 호봉제에서 성과연봉제로 전환하는 방침을 추진하면서,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4월에 접어들어서도 인사혁신처가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게 되자,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시기 한밭대학교 교수회장이 국교련 상임회장을 맡게 되면서 회의 진행과 의사 결정 방식 등을 둘러싸고 갈등이 심화되었고, 거점 국립대학교 교수회장들이 이에 반발하여 새롭게 거점국립대학교수회연합회(이하 거국련)를 결성하게 되었다. 따라서 국립대학의 현안 문제도 국교련과 거국련이 별도로 대응하게 되어 역량이 제대로 결집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먼저 국교련 회장단은 4월 24일 이근면 인사혁신처장과 면담하여 성과급적 연봉제의 누적제 폐지를 요구하고, 정책조정액과 경력가급을 호봉제에 상응하게 상향해 줄 것 등을 요청하였다. 이에 대해 인사혁신처장은 누적제 폐지에는 동의하지만, C등급의 자율화에는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그리고 5월 26일 거국련과 국교련 회장단이 교육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담당자는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 대신에 비누적식 성과급적 연봉제로 변경하는 방향으로 인사혁신처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거국련과 국교련은 비누적식 성과급적 연봉제는 호봉제와 큰 차이가 없는 것이므로 일단 수긍한 상태에서 교육부와 인사혁신처의 협의 결과를 기다리게 되었다.

그러나 7월말부터 인사혁신처의 입장에 변화가 감지되었다. 교육부 담당자에게서 인사혁신처로부터 정교수의 경우 누적제를 폐지하지만 조교수와 부교수는 계속 누적제를 실시하자는 제안이 있었다는 말이 흘러나온 것이다. 그것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8월 28일 국교련 개최로 국회에서 열린 “국공립대학 교수 봉급 현실화를 위한 포럼”에서였다. 포럼에 참석한 교육부측 관계자로부터 “정년 교수인 경우 비누적으로, 비정년 교수는 누적으로 성과연봉제를 실시하겠다.”는 얘기가 공식적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한 거국련 회장단은 9월 7일 국회를 방문하여 이철우 의원(안행위), 설훈 의원(교문위 전 위원장), 안홍준 의원실 보좌관(교문위 위원), 신성범 의원(교문위 여당 간사), 김태년 의원(교문위 야당 간사)을 차례로 만나 누적식 성과급적 연봉제 완전 폐지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였다. 면담한 국회의원과 보좌관들은 거국련 회장단의 요청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고, 국감에서 도와주겠다는 발언을 하였다.

한편, 9월 9일 교육부는 공문을 통해 각 학교 별로 현행 규정에 따라 성과급 지급을 완료하고 11월 27일까지 결과를 보고하도록 요구하였다. 거국련 회장단은 9월 18일 비상 총회를 열어 실적 자료 보고 및 성과급 지급 유예(12월 20일까지), 국회 청원 운동 실시, 국회(안행위, 교문위 위원, 여야대표) 및 행정부(교육부 장관, 인사혁신처장, 교육수석) 방문 활동 전개, 국회 정론관 기자 회견과 청원서 제출, 전국 국립대학교수대회 개최 등을 결의하였다. 국회 청원 서명 운동은 9월 22일부터 시작되었고, 우리 대학에서도 10월 2일까지 청원 서명을 받아 457명이 참가하였다.

9월 23일 거국련 회장단은 국회를 방문하여 교문위원(이철우, 신성범, 안홍준)과 안행위원(진영, 강기영, 윤영석) 보좌관들과 면담하였다. 24일에는 최상한 교수 등이 국회를 방문해 설훈, 윤관식, 조정식, 김태년, 정청래, 임수경, 진선미 의원 보좌관과 면담하고 지원을 호소하였다. 10월 7일 거국련 회장단은 기자 회견을 개최한 후 안행위 소속 의원실을 조별로 분담해 방문하였다. 8일은 안행위 국감 최종일로 누적식 성과급적 연봉제가 의제로 등장하였고, 많은 교수들이 안행위 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누적 폐지를 요구하였다. 안행위 의원들은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에게 성과급적 연봉제의 누적 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따지는 질의를 하였으나, 의원들의 전문성 부족과 처장의 아집으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이런 와중에 우리 대학본부는 교수들에게 11월 4일까지 평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였다. 이에 맞서 10월 16일 교수회는 12월 10일까지 성과급적 연봉제 자료 제출 보류를 재요청하는 메일을 발송하였다.

한편, 10월 16일 성과급적 연봉제와 총장 직선제 문제 등 국립대학 현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제1차 국공립대학 교수회 회장단 연석회의가 개최되었다. 국공립대학 교수회가 거국련과 국교련으로 분열되어 있는 상황을 극복하고 현안 문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모임이었다. 이 모임에서는 성과급 자료 제출 연기, 전국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와의 협력, 청와대 민원 제기 등의 방안들을 논의하였다. 23일 거국련은 국회의장에게 누적제 폐지 청원 서명을 전달하고 국회 정론관 기자 회견을 통해 청원의 취지를 알렸다. 하지만 이 날 거국련 회장단과 만난 인사혁신처장은 부교수 이하에 누적제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바꿀 의향이 없으며 계속 누적 철폐를 요구할 경우 원안대로 정교수에게도 누적제를 실시하겠다는 협박성 발언을 하였다. 27일에는 교육부에서 거국련 회장단이 교육부 담당 국장과 인사혁신처 국장을 만나 간담회를 열었는데 여기서도 인사혁신처장의 태도에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30일에 개최된 제2차 국공립대학 교수회 회장단 연석회의에서는 비정년 교수의 누적제 적용에 대한 인사혁신처장의 완고한 입장에 대해 전달받고 C등급 절대 평가, 단위 조정 문제 등과 같은 현실적인 개선 방안에 대해 인사혁신처와 논의를 계속해 갈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11월에 접어들면서 인사혁신처로부터 거국련과 교육부, 인사혁신처가 합동으로 TF팀을 조직하여 성과급적 연봉제의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하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거국련 내부의 기류도 비정년 교수의 누적제 고수라는 인사혁신처의 완강한 입장을 당장에 바꾸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TF팀에 참여하여 제도의 폐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쪽으로 바뀌기 시작하였다. 11월 25일 교수회는 누적식 철폐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점, 권순기 총장의 임기가 12월 15일 종료되는 점 등을 감안해 자료 제출 문제를 매듭지을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단과대학 교수회장단 회의를 개최해 자료 제출 보류를 중단하기로 결정하였다.

한편, 거국련 회장단에서는 TF팀 실무진을 구성하여 인사혁신처와 교육부 실무 담당자와 11월 27일, 12월 11일, 12월 23일 3차례에 걸쳐 성과급적 연봉제의 개선 방안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였다.²⁰⁾ 협의 결과, 3자 간에 합의된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평가 단위 분리: 비정년 교수-누적, 정년보장 교수-비누적 성과급적 연봉제로 이원화 2. C등급 절대평가제 도입: 법정 교육 책임시수 미달과 최근 3년간 등재(후보)지 이상 논문 및 ISBN 부여받은 저‧역서가 1편(단독 또는 공동)도 없는 경우 C등급 부여 3. 등급 배정: C등급 절대평가제 시행을 위해 현행 평가등급별 인원 비율을 S등급 20%, A등급 30%, B등급 40%, C등급 10%에서 각각 10%의 범위에서 가산하거나 감산 가능, C등급이 0%가 될 경우, S등급 10%, A등급 40%, B등급 50%로 조정 가능 4. B등급 성과연봉 지급액 일치: S, A등급 성과연봉 지급액을 제외한 후 그 잔여분을 당해 학교 전체 B등급의 인원수로 나눈 금액을 B등급 성과연봉 지급액으로 결정 5. 평가 단위 학교 재량 보장: 현행 단과대학, 계열, 충분한 수의 복수학과(부) 등으로 설정되어 있는 평가 단위는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업적 평가 단위를 설정하도록 운영 지침 개정

협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비정년 교수에 대해 누적 방식의 성과급적 연봉제를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거국련에서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였으나, 결국 추후에 재검토하여 다시 논의하기로 하는 선에서 마무리되었다. 이로써 성과급적 연봉제 문제는 거국련이 2016년 1월 8일 마지막 보고 메일에서 평가한 것처럼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이에 따라 성과급적 연봉제 투쟁 과정에서 남겨진 비정년 교수의 누적제 폐지와 일반 공무원보다 낮은 국립대학 교수 보수 수준의 개선 등의 문제는 향후 과제로 남겨지게 되었다.

4. “여론 조사”를 반영한 학장 임용 방식 도입

제9대 총장 선거에서 학장직선제 폐지 문제는 주요 이슈가 되었다. 총장임용추천위원회에서 후보자들에게 제시한 질의 문항 중에는 학장직선제 폐지에 대한 입장과 대책을 묻는 문항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에 대해 모든 후보자들이 학장직선제 폐지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총장으로 당선된 권순기 후보 역시 선거 공보에 제시한 답변 내용에서 학장임명제는 단과대학의 자율성을 크게 침해하므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우선 단과대학 교수회의 의견을 수렴하여 단대별 자율적인 학장 선출 방안을 시행할 것이고 학장임명제 폐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하였다.

2011년 12월 16일 취임한 권순기 총장은 2012년 1월 13일 임용된 해양과학대학, 법과대학, 수의과대학의 학장 인사를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실시하였다. 그것은 해당 대학 학장 및 전임 학장, 단과대학 교수회장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한 후 4명 이내의 후보자를 선정하여 서류를 접수하고, 학장후보자심사위원회²¹⁾에서 서류 심사 및 공개 발표회를 실시한 후 총장이 최종 임명하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임명 방식은 단대별로 자율적인 학장 선출 방안을 시행하겠다는 당초 공약과는 동떨어진 것이었지만 해당 단과대학의 큰 반발 없이 학장 임명 절차가 진행되었다. 하지만 2012년 3월 1일자로 임용된 인문대학, 사회과학대학, 간호대학 학장 인사 과정에서는 갈등이 발생하였다. 인문대학과 사회과학대학 교수회가 독자적으로 학장 후보를 선출하여 총장에게 임용을 요구한 것이다. 총장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대학본부가 정한 방식대로 학장을 임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해당 단과대학 교수회가 강하게 반발하였다. 결국 교수회가 추천한 단수의 학장 후보가 대학본부의 공모 절차를 거친 후 임명되는 선에서 타협이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제16대 교수회는 아직 출범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공식적인 대응이 어려웠고 이전 신임 교수회장이 총장에게 단과대학의 결정을 존중할 것과 이후 실시되는 다른 단과대학 학장 임명 과정에서 구성원의 의사를 반영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요청하는 정도로 마무리되었다.

그런데 교과부는 2012년 5월 11일과 6월 14일 2차례에 걸쳐 대학선진화과 명의의 공문을 통해 단과대학장 임용과 관련한 주의 사항을 전달하였다. 그 내용은 총장이 학장 지명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검증(심사)위원회 등을 구성하여 검증할 수 있으며,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 및 선호도 조사 등 다양한 형태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고, 교수회 등도 학장 지명과 관련하여 자발적인 건의 등 의견을 낼 수 있으나, 특정인으로 압축하거나 특정인을 배제 또는 지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대학본부는 「단과대학장 임용에 관한 규정 제정(안)」을 마련하여 6월 13일 제331차 대학평의원회에 상정하였다. 하지만 대학평의원회는 교무학생분과위원회에서 다음과 같은 사유로 본 회의에 상정하지 않고 반려하였다.

1. 국교련은 2011년 5월 2일 학장임명제가 대학의 자치와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하여 헌법 소원을 제기. 아울러 학장공모제도 학장임명제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판단. 따라서 학장의 임명은 각 단과대학 교수회가 중심이 되어 각 단과대학 소속 교수들이 합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 2. 학장 공모제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도 여건이 되는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시범 도입하게 한 것으로 우리 대학이 앞장서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 3. 교과부 실무자가 국공립대학에 발송한 공문 내용과는 달리, 교과부장관은 학장 임명에 관해 해당 단과대학 교수들의 여론 수렴 등의 방식이 가능하다고 발언(6월 11일 국교련 회장단과 교과부장관 회담 결과)

대학본부는 반려된 이 규정을 지침으로 명칭을 바꾸어 7월 3일 학무회의에서 의결하였고,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받지 않은 채 7월 5일 공포하였다. 이 지침에서는 공모지원자에 대한 자격 검증 및 역량 심사를 위한 학장공모심사위원회를 구성하되, 위원 구성은 학장 공모를 시행하는 대학별로 본부위원 3명, 대학위원 4명, 외부위원 2명의 총 9명으로 하였다.²²⁾ 임용 방식과 관련해서는 위원회가 서류 심사와 심층 면접 심사(공개 발표 후 질의응답)를 실시한 후 심사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여 총장에게 제출하면, 총장은 그것을 참고하여 학장 후보자를 지명하게 하였다. 그 과정에서 총장이 요청하는 경우 대학 구성원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 등의 방법으로 의견 수렴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임용 방식은 여론 조사 등으로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한 점에서는 종전 방식보다 개선된 것이었지만, 총장이 그 결과를 단순한 참고 자료로만 활용하도록 한 점에서 여전히 갈등의 소지를 갖고 있었다.

대학본부는 새로운 학장 임용 지침에 따라 9월 1일자로 임용할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장의 임명 절차를 진행하였다. 이에 대해 교수회는 단과대학 학장 임명 문제는 기본적으로 해당 단과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며, 각 단과대학별로 사정과 입장이 다르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공식적인 반대를 하지 않았다. 농업생명과학대학은 대학본부가 제정한 지침에 따라 학장을 내부 공모 방식으로 선출하기로 자체 합의를 하였고, 이에 따라 7월 25일 3명의 교수가 후보자로 등록하였다. 8월 3일 후보자의 소견 발표를 거쳐 학장공모심사위원회가 심사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여 총장에게 제출하였고, 8월 7일 최종 지명이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총장이 학장공모심사위원회에서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은 후보자가 아닌 다른 후보자를 학장으로 임명한 사실이 밝혀졌고, 교수회에 대해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다루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교수회는 8월 14일 긴급 단과대학 교수회장단 회의를 소집하여 대응 방안을 논의하였다. 회의에서는 농업생명과학대학의 부당한 학장 임명 문제는 향후 다른 단과대학의 학장 임명에도 영향을 미치는 민감한 문제인 만큼 교수회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이에 따라 교수회는 8월 20일 총장에게 공문을 보내 학장공모심사위원회의 심사 결과를 무시하고 다른 후보자를 임명한 이유를 분명하게 밝힐 것을 요구하였다. 하지만 총장은 8월 27일 회신 공문을 통해 농업생명과학대학의 학장 임명은 심사 결과 보고서의 평가 의견을 참고하여 총장 자신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관점과 기준에서 판단하였다는 요지의 답변을 보내왔다. 요컨대, 학장공모심사위원회의 평가 의견과는 관계없이 총장이 독자적 판단으로 임명하였다는 것이다.

교수회는 9월 7일 다시 대학본부에 공문을 보내 향후 단과대학장의 임명은 해당 단과대학 교수회의 여론 조사 등의 의견 수렴 결과를 반영하도록 하며, 이를 위해 「단과대학장 임용에 관한 지침」을 폐지하고 학칙이나 규정의 형식으로 새로운 임용 규정을 만들어 대학평의원회의 의결을 거쳐 시행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는 10월 12일 회신 공문을 통해 여론 조사 등의 의견 수렴은 총장이 실시하여야 하며, 교수회의 의견 제시 또한 학장 임용 후보자를 특정인으로 배제 또는 지정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총장이 단과대학장을 자유 의지로 직접 지명할 수 있다고 답변하였다. 그리고 새로운 규정 마련에 대해서도 교원 인사 제도에 대한 안정성과 신뢰성을 고려하여 급히 개정하기 어렵다고 거부하였다. 결국 앞으로도 구성원의 민주적인 의사를 반영하기보다는 총장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단과대학 학장을 임명하겠다는 의사를 재천명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된 것이 사범대학 학장 임명이었다. 사범대학 교수회(회장 윤강구 교수)는 9월 24일 대의원회를 개최하고, 차기 학장 선출 문제를 논의하였다. 대의원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이 결정되었다.

1. 사범대학의 학장 선출 제도는 대학 본부가 시행하려고 하는 공모제와 기존의 직선제의 방식을 절충하는 방식을 고려하여, ‘사범대학 학장 후보자 추천을 위한 여론 조사’를 통해 선출하기로 하고, 이 안에 대해 사범대학 교수회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의견 수렴(서면 의사 표시)을 통해 동의를 구하기로 한다. 2. ‘사범대 학장 후보자 추천을 위한 여론 조사’는 기존의 「사범대학 학장 선출 규정」을 그대로 준용하여 실시하며, 여론 조사에서 학장 후보자로 추천받은 자만이 사범대학 학장 후보자 공모에 지원한다. 3. ‘사범대학 학장 후보자 추천을 위한 여론 조사’를 통한 방식이 교수회 구성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서 결정될 경우, 구체적인 여론 조사 방법과 일정은 사범대학 교수회 회장단의 회의를 통해 결정하여 공지한다.

사범대학의 의견 수렴은 9월 26일부터 10월 5일까지 실시되었다. 그 결과 93명의 교수 중에서 68명이 응답하였고, 그중에서 63명의 교수가 대의원회의 결정에 동의하였다. 이에 따라 사범대학 교수회는 11월 1일에 기존의 사범대학 학장 선출 규정에 따라 ‘사범대학 학장 후보자 추천을 위한 여론 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하고 준비 작업에 착수하였다. 하지만 이 사실을 인지한 대학본부에서는 10월 10일 교무처장이 사범대학 교수회장과의 면담을 요청하였다. 교무처장은 학장 후보자 추천을 위한 여론 조사를 실시할 경우 교과부에 투서가 들어가면 학장 선거에 대한 재조사와 감사 등의 여러 가지 문제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재고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그리고 그 대신에 대학본부가 학장 공모제 관련 지침 제8조 제2항(위원회는 총장이 요청하는 경우, 대학 구성원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 등의 방법으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다.)을 전향적으로 적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범대학 교수회는 15일 다시 대의원회를 개최하고, 여론 조사의 방법과 결과 공개에 대해서 투명하게 실시할 것과 그와 관련해 「단과대학장 임용에 관한 지침」의 일부 조항을 수정하도록 요구할 것을 의결하였다.²³⁾ 10월 17일 사범대학 교수회장은 교무처장과 면담하여 여론 조사 방법과 관련하여 다음 사항에 합의하였다.

1. 단과대학장을 하고자 하는 교수는 <본부의 공모제>에 응모한다. 2. 학장공모심사위원회 주관으로 단과대학 전체 교수들 앞에서 후보자들은 presentation을 한다. 3. 후보자들의 presentation이 끝나면 그 자리에서 위원회 주관으로 단과대학 전체 교수들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에 들어간다. 4. 교수들은 용지에 두 후보자의 이름을 기입한다. 첫 번째 기입자는 2점, 두 번째는 1점의 가산점을 준다. 만일 ｢①홍길동 ②임꺽정｣으로 기입했다면, 홍길동은 2점을, 임꺽정은 1점을 준다. 5. 여론 조사 결과는, 실시한 후 바로 그 자리에서 위원회가 각 후보자 점수를 합계하지만 결과는 공개하지 않는다. 그러나 심사위원들(단과대학 교수회장 포함)은 각 후보자의 점수를 알 수 있다.

10월 22일 개최된 사범대학 대의원회에서는 이러한 합의안에 동의하고 그 사실을 전체 사범대 교수들에게 고지하기로 의결하였다. 그런데 23일 교무처장이 사범대학 교수회장에게 전화로 4번째 항목을 “교수들은 용지에 두 후보자의 이름을 제1 선호자와 제2 선호자 순으로 기입한다. 만일 ｢①홍길동 ②임꺽정｣으로 기입했다면, 홍길동은 제1 선호자, 임꺽정은 제2 선호자가 된다.”로 수정할 것을 요구하였다. 여론 조사를 개량화하는 것에 대해서 자칫 잘못하면 선거로 비추어질 우려가 있고, 총장의 선택을 강요하는 것 같은 인상을 줄 수도 있어서 혹시 모르는 불상사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유였다. 24일 사범대학 교수회장은 전체 사범대학 교수들에게 메일을 발송하여 그간의 경과를 설명하고 대학본부가 정한 방식과 일정에 따라 사범대학 학장 임용 절차가 진행된다는 사실을 공지하였다. 이후 진행된 사범대학장 공모에는 4명의 후보가 지원하였고, 후보자에 대한 여론 조사는 11월 19일 이루어졌다.

이러한 합의 과정에서 교수회는 이전 교수회장이 총장 및 교무처장과의 협의를 통해 선호도 조사의 최대 득표자를 학장으로 임명하되, 다만 여론 조사 결과가 동수이거나 혹은 미미한 차이인 경우에는 총장이 결정한다는 것에 합의하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사범대학 학장의 임명 방식은 타 단과대학의 학장 임명에도 활용되었다. 먼저, 사범대학과 같은 시기에 진행된 자연과학대학 학장의 임명 과정에서는 자연과학대학 교수회가 본부 주도의 학장 공모제에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하였다. 하지만 교수회 총회를 개최하여 논의한 결과, 자연과학대학 학장 선거 규정의 부칙에 이번 선거에 한해 본부 방식의 공모제를 용인한다는 조항을 넣기로 하였다. 이후 진행된 학장 임용 과정에서 자연과학대학 교수회는 일체 심사위원회에도 참여하지 않았고, 후보자에 대한 여론 조사에는 30여명의 교수만이 참여하여 제대로 된 의견 수렴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12월에 실시된 공과대학 학장 임명에서는 사범대학 방식이 그대로 적용되었고, 2013년 1월의 의학전문대학원 원장 임명도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한편, 대학본부는 2013년 4월 17일 개최된 제342차 대학평의원회에 기존의 학장 임용 지침을 규정으로 변경해 줄 것을 요구하는 「단과대학장 임용에 관한 규정 제정(안)」을 상정하였다. 대학평의원회에서는 이것을 먼저 교수평의원회에 회부하여 규정 제정의 필요성 등을 검토한 후에 다시 심의하기로 결정하였다. 교수회는 교수평의원회 안건 상정에 앞서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하여 다른 국립대학의 학장 임명과 관련된 규정과 지침, 실제 임명 방식 등을 조사하였다. 조사 결과 일부 대학에서는 선거제를 실시하거나 그와 유사한 방식으로 학장을 임용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임명제이거나 공모제 방식으로 구성원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 대학들이 많았다.²⁴⁾ 교수회 임원진 내부에서는 학장 임용 규정을 별도로 만들지 말고, 학장 선출을 단과대학의 자율에 맡기도록 총장에게 요구하자는 의견도 제기되었으나 결국 교수평의원회의 결정에 따르기로 하였다. 5월 8일 개최된 제44차 교수평의원회에서는 「단과대학장 임용에 관한 규정 제정(안)」을 심의하여 총장이 자의적으로 학장을 임명할 가능성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일부 내용을 수정한 후에 대학평의원회의 해당 분과위원회에 상정하기로 하였다.²⁵⁾

5월 15일 개최된 제343차 대학평의원회에서는 「단과대학장 임용에 관한 규정 제정(안)」을 심의하여 일부 조항을 수정 의결하였다. 대학평의원회에서는 교수평의원회에서 수정한 내용에 추가하여 제10조 제1항 “총장은 위원회에서 제출한 심사 결과 보고서를 참고하여 학장후보자 1명을 지명하고, 대학인사위원회의 동의를 거쳐 해당 대학의 학장으로 임용한다.”를 “총장은 위원회에서 제출한 심사 결과 보고서와 의견 수렴 결과를 참고하여 학장 후보자 1명을 지명하고, 대학인사위원회의 동의를 거쳐 해당 대학의 학장으로 임용한다.”로 수정하였다. 그리고 [별지 제5호 서식]의 2. 자격 및 역량 심사에서 연구 실적, 봉사 활동, 직무 수행 공개 발표의 3개 항목을 상, 중, 하로 나누어 평가하게 되어 있는 것을 충족과 미달로 수정하기로 하고, 충족 요건에 관해서는 대학본부가 기준을 마련하도록 하였다. 이와 같이 상, 중, 하의 평가 방식을 수정한 원래 의도는 학장공모심사위원회의 심사 결과와 관계없이 의견 수렴 결과만으로 학장을 임명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자격 및 역량 심사의 충족 요건 기준을 대학본부에서 정하게 함으로써 이후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다.

대학본부는 연구 실적의 기준으로 최근 5년간 SCI(E), SSCI, 한국연구재단 등재지 등에 제1저자 혹은 교신저자로 게재한 논문이 2편 이상이거나 또는 논문 게재 실적이 해당 학과 소속 전임교원의 상위 70% 이상일 것, 봉사 활동의 경우, 최근 5년간 100점 이상일 것으로 정하였다. 이러한 기준에 대해 2014년 2학기에 들어 학장 임용을 앞둔 일부 단과대학 교수회에서 문제를 제기하였다. 교수회는 2014년 10월 29일 개최된 제48차 교수평의원회에서 이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상정하여 의견을 수렴하였다. 논의 결과 및 요구 사항은 다음과 같다.

교수회는 이와 같은 논의 사항과 요구 사항들을 대학본부에 전달하였고, 대학본부는 연구 실적 및 봉사 활동 충족 기준을 참고 자료로만 활용하고 지원 자격 요건으로는 하지 않겠다고 구두 약속하였다. 그러나 그와 같은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채 흐지부지한 상태가 되고 말았다. 학장 임용 규정의 제정 이후 실시된 단과대학장 임용 과정에서는 일부 단과대학에서 근소한 차이 등을 이유로 총장이 여론 조사 결과를 무시하고 학장을 임명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해당 단과대학에서 크게 반발하지 않아 총장이 지명한대로 학장 임명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학장직선제가 총장 직선제와 함께 대학 민주화 투쟁 결과 쟁취한 중요 성과라는 점을 상기할 때, 학장임명제를 규정한 교육공무원임용령의 조속한 개정과 함께 단과대학 교수들의 합의에 따른 자율적인 학장 선출 방식의 도입은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5. 대학 구조 개혁과 학생 정원 감축에 대한 대응

2014년 1월 28일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 구조 개혁 추진 계획은 대학 사회에 큰 충격을 주는 것이었다. 교육부는 2023년까지 16만 명의 대학 입학 정원 감축을 목표로 설정하고, 구조 개혁 기간(2014-22년)을 3주기로 나누어 각 주기마다 모든 대학을 평가하고 평가 등급에 따라 최우수 등급을 받은 대학을 제외한 모든 대학에 대해 차등적으로 정원을 감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아울러 모든 정부재정지원사업 평가에 구조개혁 계획(실적)을 반영하여 자율적 정원 감축을 유도하고, 감축한 정원은 추후 평가에 따른 정원 감축 시에 모두 인정해 준다는 것이었다. 요컨대, 정부재정지원사업을 미끼로 대학들이 미리 입학 정원을 감축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었다. 이와 같은 교육부의 방침은 2월 7일 공고된 지방대학특성화 사업부터 바로 적용되었다. 교육부는 사업 선정에서 입학 정원 감축 규모(정량)와 학과 통폐합 등 학사구조 개편 노력(정성)을 평가하여 가산점을 부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입학 정원 감축 규모에 따른 가산점의 기준은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²⁶⁾

감축규모 감축시기	10%이상	7%이상 ~10%미만	4%이상 ~7%미만
’16학년도까지 감축 목표의 80% 감축	5점	4점	3점
’16학년도까지 감축 목표의 60% 감축	4.5점	3.5점	2.5점

대학본부는 2월 3일 대학구조개혁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대학구조개혁 세부 계획 수립에 나섰다. 추진위원회는 2월 6일 회의를 열어 대학구조개혁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대학구조개혁 추진 계획(안)」을 마련해, 2월 14일 학무회의에서 보고하였다. 계획안에서는 2017학년도까지 전체 입학 정원(2014학년도 3,252명)의 10%(325명)를 감축하며, 의과대학 전환에 필요한 입학 정원(2015학년도 15명, 2017학년도 23명)도 확보한다는 방침 아래, 평가 감축, 자율 감축, 일괄 감축의 순서대로 정원 감축을 진행한다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평가 감축은 「학생정원 조정 및 학사조직 개편에 관한 규정」을 적용한 학과 평가 결과에 따라 성적이 나쁜 학과의 인원을 감축(30명/년×3년=90명 예상)한다는 것이고, 자율 감축은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감축을 유도한다는 것, 일괄 감축은 전체 학과(전공)를 대상으로 동일한 비율로 정원을 줄인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계획안은 학내 구성원에 대한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서둘러 만들어진 것으로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다.

계획안의 내용이 알려지자 정원 감축의 규모와 방식 등에 대해 학내 반발이 고조되었다. 먼저, 정원 감축 규모와 관련하여 10%라는 비율이 과도하다는 의견과 함께, 정원 감축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게 제시되었다. 정원 감축 방식과 관련해서는 특히 학과 평가를 통한 감축 방식에 대한 반발이 극심하였다. 일괄 감축 방식에 대해서는 지방대학특성화 사업에 참여하는 학과와 참여하지 않는 학과간의 입장 차이가 뚜렷하였다. 참여 학과는 사업 참여에 대한 인센티브 차원에서 정원을 감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비참여 학과에서는 자신들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사업 때문에 정원을 감축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런 가운데 대학본부는 2월 24일 추진위원회 회의를 열어 계획안을 다시 검토하였고, 28일에는 대학구조개혁 관련 본부 보직자 토론회를 개최하여 대책 마련에 나섰다. 3월 3일에는 다시 추진위원회 회의를 열어 대학구조개혁 추진 계획을 확정하고, 4일 학무회의에 보고해 심의하였다. 5일 대학본부는 「학생 정원 조정 및 학사조직 개편(안)」을 각 단과대학과 학과에 공문으로 시달하고 학사 조직 개편 수요를 조사하는 등 구체적인 시행에 착수하였다. 이와 함께 총장은 3월 6일부터 19일까지 4차례에 걸쳐 ‘소통과 구조 개혁을 통하여 우리 대학의 역량을 강화합시다.’라는 제목의 메일을 발송하여 구조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구성원의 이해와 협조를 요청하였다. 그리고 3월 10일부터 19일까지는 총장이 참석하는 “대학구조개혁 방향에 대한 단과대학별 맞춤형 설명회”를 개최하여 구성원에 대한 설득 작업에 박차를 가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대학본부의 일방적인 행보에 대해 학내의 반발은 오히려 고조되었고, 25일에는 ‘교육부의 시대착오적, 일방 강압적 대학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경상대학교 교수 일동’ 명의로 교육부의 구조 개혁 백지화를 요구하는 성명서가 발표되기도 했다.

제17대 교수회는 3월 1일 막 출범한 상황이었던 만큼 즉각적인 대응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교수회는 3월 11일 단과대학 교수회장단 회의를 소집하여 처음으로 구조 개혁 문제를 논의하였다.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과 결정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대학평의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일괄 감축, 자율 정원 학과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은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2. 총장 직선제와 구조 개혁은 연관되어 있으므로 자체적으로 충분한 논의를 한 후에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교수회는 구조 개혁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회원들에게 메일로 발송할 것을 요망한다. (1) 교육부에서 차후의 학생 입학률을 잘못 계산하여 16만 명의 정원 초과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한 것은 오류임. (2) 구조 개혁을 해서 정원을 감축하고 얻는 이익, 구조 개혁을 하지 않아 재정적 불이익을 받는 대신 정원을 동결하여 얻는 이익을 계산하면 그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음.

3월 12일 교수회는 단과대학 교수회장단 회의 결과를 전체 교수들에게 공지하였다. 같은 날 교수회는 임원진 회의를 개최해 구조 개혁 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교육부와 우리 대학이 추진하는 구조 개혁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기로 결정하였다. 아울러 대학 구조 개혁을 주제로 한 대학 정책 포럼을 개최하기로 하고 특별위원회가 준비 작업을 맡기로 하였다. 25일 제47차 교수평의원회에서는 ‘교수평의원회 산하 구조개혁 특별위원회 설치에 대한 추인’ 건을 상정하여 추인을 받았다.

31일 교수회는 특별위원회 위원²⁷⁾ 구성을 완료하고, 4월 7일 특별위원회 제1차 회의를 개최하여 향후 활동 방향에 대해 논의하였다. 10일에는 제2차 회의를 개최하여 교육부와 경상대 구조개혁안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홍보 방안과 정책 포럼의 준비 방안을 논의하였다. 구조개혁안의 문제점으로는 대학의 장기적인 발전 계획을 고려하지 않고 졸속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절차적 정당성도 결여되었다는 점, 재정지원사업과의 연계는 부당하다는 점 등이 지적되었다. 그리고 본부의 구조 개혁 방안에 대해 교수회가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구조개혁안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한 홍보 책자도 작성하기로 하였다.

한편, 4월 9일 개최된 제355차 대학평의원회에서는 ‘2015학년도 대학 학생 정원 조정 계획(안)’에 대한 심의가 이루어졌다. 애당초 대학본부는 2017학년도까지의 학생 정원 조정 방안을 포함한 대학 구조 개혁안을 대학평의원회 심의에 상정할 계획이었지만, 교수회의 반발로 당장 시급한 ‘2015학년도 대학 학생 조정 계획(안)’만을 마련하여 대학평의원회에 심의를 요청한 것이다. 대학본부가 상정한 학생 조정 방안에는 각 학과에서 자율 감축한 68명의 정원 중 38명을 대학 구조 개혁을 위해 필요한 감축 인원으로 산정하고, 15명은 의전원의 의과대학 전환에 따른 입학 정원 확보를 위한 감축 인원으로 배정한 다음, 나머지 10명을 특성화 학부인 기계항공정보융합공학부에 배당하여 입학 정원을 증원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대학 전체가 정원 감축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기계항공정보융합공학부에 대해 오히려 입학 정원을 증원하는 것에 대해 큰 반발이 제기되었고 결국 입학 정원 10명을 증원하지 않는 것으로 의결되었다. 또한, 입학 정원 감축의 형평성과 학과 구조 조정 방식과 관련해서도 격론이 전개되었고, 다음과 같은 권고 사항이 채택되었다.

1. 복수의 학과를 통합할 때는 단일 학과로 만든다는 대학본부의 설명과는 달리 학부로 한 경우도 존재하는 것에 대해 강한 이의가 제기된 바,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할 것 2. 각 학과나 단과 대학의 정원 조정은 형평에 맞도록 할 것 3. 학과의 명칭을 정할 때에는 자격증 취득 등에서 학생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할 것

14일 “경상대학교 구조개혁, 정말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대학평의원회 정책 포럼이 개최되었다. 마대영 교수가 좌장을 맡아 권진회 기획처장이 “경상대학교 본부의 구조개혁 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하였고, 전북대 반상진 교수가 “국립대학의 관점에서 본 교육부 구조개혁 방안의 문제점”이라는 주제로 발표하였다. 토론은 김영석 교수, 신재호 교수, 배용조 주사(직원 대표)가 맡았다. 정책 포럼에서는 교육부의 구조 개혁 방안에 대해 대학 평가에 의한 구조 개혁은 대학 간의 경쟁을 부추기고 고등교육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것이고, 향후 고등교육 인력 수요와 노동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며, 평가 지표에도 타당성과 신뢰성이 결여되었다는 등의 비판이 제기되었다. 대학본부의 구조 개혁 방식에 대해서도 거점 국립대학으로서의 역할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당장의 재정 지원 사업만을 바라보고 근시안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며, 정원 감축에 따른 재정 지원의 이해득실도 제대로 따져보지 않았고 구성원의 합의 도출을 위한 진정성과 투명성이 결여된 것이라는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15일 특별위원회는 제3차 회의를 개최하여 정책 포럼에 대한 평가회를 갖고, 홍보 책자 발간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였다. 18일에는 제4차 회의를 열어 홍보 책자에 대한 최종 검토를 하였다. 교수회는 20일 홍보 책자 『교육부와 경상대학교의 구조개혁안, 과연 타당한가?』를 전체 교수들과 언론사에 메일로 송부함과 동시에, 인쇄물로도 제작하여 21일에 각 학과 사무실을 통해 배부하였다. 홍보 책자에는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교수회는 특별위원회의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대학본부에 10%의 정원 감축 방침을 수정하도록 요구하였다. 이에 따라 대학본부는 정원 감축 비율을 7%로 조정한 「대학구조개혁(정원감축) 계획(안)」을 작성하여 4월 23일 제356차 대학평의원회에 상정하였다. 회의에서는 정원 감축 비율을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졌고 정원 4% 감축안을 주장하는 수정안이 제시되었다. 하지만 표결 결과 정원 4% 감축안은 부결되고, 원안인 정원 7% 감축안이 가까스로 과반을 넘어 의결되었다.(의사정족수 28명 중 15명 찬성) 한편, 정원 감축 방법과 관련해서는 실제 감축에 들어가기 전에 방법을 구체화해서 대학평의원회의 심의를 받도록 의결하였고, 그와 함께 지방대학 특성화 사업에 참여한 학과/부는 미참여 학과/부에 비해 더 높은 비율로 정원을 감축하도록 요구하는 권고 사항이 채택되었다. 최종적으로 10월 15일 개최된 제361차 대학평의원회에서는 「2016학년도 대학학생 정원 조정 계획(안)」이 안건으로 상정되었다. 대학본부가 상정한 계획안에서는 2016학년도에 감축해야 할 대학 정원을 일괄 감축하는 방안이 제시되었다. 이러한 일괄 감축 방안에 대해서는 큰 논란이 없이 원안대로 의결되었다.

한편, 5월 2일 교수회는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안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특별위원회의 활동을 종결하였다. 성명서에서는 각종 재정지원사업과 정원 감축을 연계하여 지방대학을 죽이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잘못된 정책을 즉각 철회하고, 각 대학의 특성을 고려하여 경쟁력을 강화하는 새로운 정책을 마련할 것, 그리고 국립대학의 비중을 높여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지역의 균형 발전과 등록금 부담 감소를 도모하는 방향으로 대학 구조개혁을 추진할 것을 요구하였다. 대학본부에 대해서도 교육부의 잘못된 대학구조개혁 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정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할 것을 요구하였다.

2014년 교육부가 강행한 재정 지원 사업과 연계한 정원 감축 유도 정책은 결국 폐기되었다. 그 과정에서 수도권의 주요 대학들은 정원을 감축하지 않고 버티는 방안을 선택하였고, 결과적으로 그것이 현명했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입학 정원 7%를 감축한 우리 대학은 현재 입학 정원 3000명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고, 학생 등록금 감소에 따른 재정적 손실로 해가 갈수록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육부의 정책에 순응하여 입학 정원을 먼저 많이 줄인 대학이 손해라는 역사적 교훈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된다.

6. 산학협력단 간접비 회계 및 규정의 심의 요구

산학협력단 규정 및 예ㆍ결산에 대한 심의의 필요성은 제16대 교수회 때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문제였다. 그중에서도 산학협력단 회계의 심의와 관련해서는 제330차 대학평의원회(2012.5.9.), 제339차 대학평의원회(2013.1.16.), 제341차 대학평의원회(2013.2.27.), 제342차 대학평의원회(2013.4.17.)의 4차례에 걸쳐 산학협력단 회계의 예ㆍ결산 자료를 대학평의원회에서 심의할 수 있도록 권고한 바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요구에 대해 대학 본부와 산업협력단은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산촉법』)에 산학협력단이 독립 법인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심의를 계속하여 거부하였다.

그런 가운데 2014년 7월 9일 대학평의원회 하계연수회의 토론 과정에서 산학협력단의 일방적인 규정 개정과 지속적인 예산 심의 거부에 대한 강한 불만이 제기되었고, 대학평의원회 임원진에 대해 산학협력단 규정 및 예산의 심의 관철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강력한 요구가 분출되었다. 이러한 요구에 대해 제17대 교수회 임원진은 대학평의원회의 관련 규정(「대학평의원회 규정」, 「대학평의원회 운영 규정」, 「대학평의원회 심의ㆍ의결 지침」)을 재정비하면서 산학협력단의 예산과 관련 규정을 심의 대상에 포함시키도록 한다는 방안을 마련하였다.²⁸⁾

2014년 8월 교수회 임원진은 총무과에서 학칙 및 규정, 지침의 현황 조사 내역을 전달 받아 대학평의원회 관련 규정의 개정안을 작성하였다. 9월 16일 개최된 대학평의원회 기획연구분과위원회 회의에서는 개정안에 대한 사전 심의를 하였다. 분과위원회 회의에서는 종래 대학평의원회 심의 사항에서 산학협력단 관련 규정 및 지침이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었다. 17일 제360차 대학평의원회 회의에서는 기타 토의 시간에 개정안과 분과위원회의 사전 심의 내용에 대한 보고를 듣고, 개정안을 원안대로 의결하여 기획처에 전달하였다. 하지만 교수회와의 협상 과정에서 기획처는 산학협력단에서 『산촉법』을 핑계로 산학협력단 관련 규정 및 예산 심의를 거부하고 있어 개정안의 심의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

교수회는 산학협력단의 주장에 대한 대응 논리를 마련하기 위해 『산촉법』을 비롯하여 산학협력단과 관련된 제반 법규와 문서, 교육부에 대한 질의 자료 등을 수집하여 면밀히 분석하였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이 밝혀졌다.

첫째, 산학협력단은 비록 독립된 법인격을 가지고 있는 기구이지만 대학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별도 기관이 아니라 엄연히 대학의 하부 조직이며 대학의 규칙에 따라 운영되는 기구이므로 학칙에 정하는 바에 따라 대학평의원회에 규정과 예산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산촉법』 제25조 ①항에는 “대학은 학교 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산학협력단을 둘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경상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설립 근거가 되는 『경상대학교 산학협력단 정관』(이하 『정관』)은 학교 규칙이며 대학평의원회의 심의 대상으로 지정되어 있다.

둘째, 산학협력단은 대학의 산학협력사업을 관리ㆍ지원하는 기관에 지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학의 경우 학술 연구 진흥 분야까지 담당하며 그에 관련된 각종 규정과 예산을 대학평의원회의 최종 심의를 받지 않고 연구산학협력진흥위원회의 심의만으로 확정하는 것은 법률이 정한 업무 범위를 넘어선 것이다. 특히 산학협력단 산하의 연구산학협력진흥위원회가 산학협력단의 규정과 회계 등에 대해 자문이 아닌 심의를 하도록 규정한 것도 법률 위반이며, 연구산학협력진흥위원회가 심의한 사항에 대해 대학평의원회의 최종 심의를 받지 않는 것도 학칙을 위반한 것이다.

셋째, 산학협력단의 설립 근거가 되는 『정관』은 학교 규칙에 해당하며, 2004년 9월 8일 제정된 「대학평의원회 심의 의결 지침」에는 『정관』을 대학평의원회 심의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2004년 1월 30일 『정관』의 제정부터 2011년 12월 22일의 8차 개정까지 4차례만 대학평의원회의 심의를 받았으며, 7차(2009.12.12.)와 8차 개정(2011.12.22.)에서는 심의를 받지 않아, 대학의 학칙과 규정을 위반하였다.

교수회 임원진은 9월 30일 기획처장 및 산학협력단장ㆍ부단장을 만나 이와 같은 분석 결과를 설명하고, 대학평의원회의 입장을 총장에게 보고하여 조속한 시일 내에 산학협력단 규정과 예산 심의에 대한 대학본부의 입장을 제시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하지만 산학협력단장은 계속해서 『산촉법』을 이유로 산학협력단 규정과 예산 심의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법률적 자문을 구하여 판단하겠다는 발언을 하였다.

교수회는 10월 15일 제361차 대학평의원회에서 산학협력단과의 협의 상황을 보고하고, 23일에는 기획처에 공문을 보내 대학평의원회 규정, 운영규정, 심의ㆍ의결 지침의 개정안에 대한 심의를 요청하였다. 11월 3일까지 실시된 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 결과, 산학연구과에서는 원래 대학평의원회의 심의 대상으로 분류되어 있던 『정관』과 『학술 연구 및 산학연협력진흥에 관한 규정』 등과 같은 규정조차도 심의에서 제외해 달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의견에서 산학협력단이 제시한 사유와 그에 대한 교수회의 반박은 다음과 같다.

11월 11일 대학평의원회는 기획연구분과위원회를 개최하고 산학협력단 직원을 출석시켜 질의를 하였다. 그 결과, 대학평의원회 안건 심의 대상에서 산학협력단 관련 규정을 제외해달라는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고, 『정관』 개정을 요구함과 동시에 “[별표1] 대학평의원회 심의사항 분류표”를 수정하기로 의결하였다. 12일 개최된 제362차 대학평의원회에서는 산학협력단장을 출석시켜 질의하고, 다음과 같이 의결하였다.

* 의결 사항 1. 대학평의원회 안건심의대상에 산학연구과에서 의견으로 제출한 산학협력단 관련 제외 항목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함. 2. 산학협력단의 정관이 상위법인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에 위반되기 때문에 산학협력단 정관을 수정할 것을 요구함. * 논의 사항 산학협력단 정관은 대학평의원회 심의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산학협력단은 최근 두 번의 개정에서 대학평의원회의 심의를 받지 않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시정하기로 함.

11월 13일 법제심의위원회의 심의에서는 개정안에 대해 법률상 부적합한 일부 문구 수정만 하였고, 내용상 수정 요구는 없었다. 하지만 18일 학무회의에서는 교수회와의 합의에 의해 심의 예정이던 개정안의 심의를 갑자기 연기하였다. 산학협력단에서 개정안에 대해 강한 반발을 제기하였기 때문이다. 21일 교수회 임원진은 산학협력단장과 만나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였다. 산학협력단장은 산학협력단 규정 등을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받을 경우 산학협력단 파산 시 대학이 직원의 고용 승계를 책임져야 할 위험성이 있다는 논리를 전개하였다. 이에 대해 교수회 임원진은 연구 관련 제 규정은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받고, 고용 승계 문제 등과 관련되는 산학협력단 자체 규정은 심의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대학평의원회에 제안해보겠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아울러, 예산 심의와 관련해서는 대학평의원회 임원진이 총장과 협의하여 결정하도록 하며, 산학협력단장은 협의 결과에 대해 따르겠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하지만 12월 2일 학무회의에서는 대학평의원회 규정과 운영 규정의 개정안은 통과시키고, 심의ㆍ의결 지침 개정안은 보류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대해 3일 교수회는 기획처에 제362차 대학평의원회 회의(12월 10일)에 심의의결 지침 개정안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다른 안건도 상정만하고 심의는 보류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하였다. 이어서 제49차 교수평의원회를 개최하여 ‘대학평의원회 규정 개정 및 산학협력단 규정/예산 심의에 관한 건’을 논의하였다. 회의에서는 교수회가 산학협력단의 제 규정과 예산에 대한 심의가 관철될 때까지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여 대응해 나갈 것, 산학협력단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제 규정과 예산 심의의 당위성을 알리는 팸플릿을 작성하여 전체 교수들에게 배부하는 방안도 모색할 것, 총장에 대해 대학평의원회가 산학협력단의 제 규정과 예산을 심의할 수 있도록 강력하게 요구할 것 등이 결정되었다. 교수회는 그동안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산학협력단의 제 규정과 예산 심의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팸플릿을 완성하여 대학본부에 전달하고, 조속히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전체 교수들에게 팸플릿을 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2월 8일 총장의 요청으로 본부 보직자와 대학평의원회 임원 간의 회동이 이루어졌다.²⁹⁾ 회동에서는 산학협력단의 규정 심의 문제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루어졌으나, 예산 심의 문제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였다. 총장은 규정 심의와 관련해, “산학협력단에서 연구본부를 분리하고 연구본부의 장은 산학협력단의 장이 겸임한다. 연구 관련 주요 규정은 대학평의원회의 심의를 받는다.”는 약속을 하였다.³⁰⁾ 예산 심의 문제에 대해서는 산학협력단과는 별도의 기구에서 예산을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심의가 아닌 자문 형식으로 하자는 등의 방안을 제시하였다.³¹⁾

12월 10일 제363차 대학평의원회에서는 「대학평의원회 규정」, 「대학평의원회 운영 규정」, 「대학평의원회 심의ㆍ의결 지침」의 개정안에 대한 심의가 이루어졌다. 논의 결과, 산학협력단 규정 심의 문제에 대해서는 임원진이 대학본부와 협의한 사항을 수용하기로 결정하였다. 하지만 예산 심의 문제에 대해서는 협의 사항대로 대학평의원회 재정사무분과위원회가 산학협력단 예ㆍ결산을 심의하게 하되, 다만 이때 재정사무분과위원회가 아닌 다른 명칭을 부여해 심의 기구로 삼는 것은 명분과 절차에 모두 어긋나므로 반대한다고 결정하였다. 아울러 총장에 대해 2015년도부터 대학평의원회가 산학협력단의 예ㆍ결산을 심의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을 요구하기로 하였다. 이후 교수회와 대학본부간의 거듭된 협상 결과, 산학협력단 회계 중 연구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간접비 회계만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받는 것으로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2015년 1월 14일 개최된 제364차 대학평의원회에서는 ‘산학협력단 회계 중 간접비 회계에 대한 대학평의원회 심의 여부 결정(안)’을 안건으로 상정하였다. 해당 안건에 대한 기록 표결 결과, 25명의 평의원이 참여해 찬성 22명, 반대 3명으로 가결되었다.

하지만 2015년 3월 산학협력단은 대학평의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고 『2014년 산학협력단 결산서』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였다. 그리고 연구자의 연구 의욕 고취와 연구 업적 향상을 위하여 지원 범위를 확대한다는 개정 사유를 들어 「교수 학술활동경비 및 지원금 지원 기준 전부 개정(안)」을 마련하고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하였다. 교수회에서 해당 개정안을 분석한 결과, 심각한 문제점을 발견하였다. 9억 이상의 예산을 증액하면서도 주저자 논문 2편을 기준(기존 1등급 기준)으로 그보다 실적이 많은 교수들에 대한 지원금은 늘어나게 되지만, 1등급 미만에 해당하는 교수들의 지원금은 오히려 줄어들게 된 것이다. 교수회는 대학본부에 대해 개정안의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요구하였으나 거부하였다. 또한 3월 17일 개최된 학무회의에서도 각 단과대학 학장들은 해당 개정(안)에 대해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받을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산학협력단장은 해당 개정(안)에 대한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거부하였고, 학무회의에서의 논의조차도 심의가 아닌 보고 사항으로 처리하였다.

3월 31일 교수회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산학협력단의 조직 개편과 간접비 회계 및 규정 심의 등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대학본부에 대해 규탄하고, 산학협력단장을 해임하고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하였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는 산학협력단의 조직 개편과 관련하여 기획처 주관의 가칭 ‘산학협력단 조직개편을 위한 TF팀’을 구성하여 조직 개편을 단행할 것이며, 2014년 산학협력단 간접비 회계 결산안에 대한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받을 것을 약속하였다. 그러나 「교수 학술활동 경비 및 지원금 지원 기준 전부 개정(안)」에 대한 대학평의원회 심의는 여전히 거부하였다. 이에 따라 4월 7일 대학평의원회는 산학협력단에 간접비 회계의 결산 및 「교수 학술활동 경비 및 지원금 지원 기준 전부 개정(안)」에 대한 대학평의원회의 심의를 받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였다. 산학협력단은 8일자 회신 공문을 통해 간접비 회계의 결산서를 총장에게 이미 제출(2015.3.19.)하였고, 「교수학술활동경비 및 지원금 지침 개정(안)」에 대한 심의는 간부회의에서 결정된 대로 대학평의원회의 심의는 불가하며, 향후 “연구진흥본부(가칭)”가 만들어지면 관련 규정을 이관하는 등 행정 절차에 따라 규정대로 처리하면 될 것이라고 답변하였다. 교수회는 10일 ‘산학협력단에 대한 연구 관련 규정의 심의 요구 경과 보고’ 메일을 발송하여 교수회가 분석한 산학협력단의 『산촉법』과 학칙 위반 사항을 알리고 산학협력단의 비협조적인 태도를 규탄하였다.

이런 가운데 총장은 4월 13일 대학평의원회에 『2014년 간접비 회계 결산서』를 송부하여 심의를 요청하였다. 4월 15일 개최된 제368차 대학평의원회에서는 결산서를 심의하고, 기타 안건으로 ‘「교수 학술활동 경비 및 지원금 지원 기준 전부 개정(안)」에 대한 대학평의원회 의장의 심의 대상 지정에 대해’를 논의하였다.³²⁾ 기타 안건에 대해서는 만장일치로 학칙 제24조 4항 4호에 의거하여 「교수 학술활동 경비 및 지원금 기준 전부 개정(안)」의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재차 요구하기로 결의하고, 만약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경우 학칙 위반이며 그 책임은 총장에게 있음을 지적하였다.

그런데 4월 16일 산학협력단은 ‘[교수회]의 “성명서”및 “산학협력단 연구관련 규정의 심의 요구”에 대한 산학협력단의 입장’이라는 글을 메일과 정보광장 게시판을 통해 전체 구성원들에게 발표하였다. 산학협력단의 글은 사실을 왜곡하며 약속 불이행의 책임을 교수회에 전가하는 내용이었다. 교수회는 20일 그에 대해 반박하는 글을 발표하여 산학협력단 간접비 회계와 연구 관련 규정 및 지침의 대학평의원회 심의는 이미 총장을 위시한 대학본부의 결정 사항이라는 것을 지적하고 산학협력단장이 그에 동의할 수 없다면 사임할 것을 요구하였다.

교수회의 거듭되는 요구에 대학본부는 5월 7일 가칭 연구본부 신설 T/F팀을 구성하고 9월 9일까지 운영하였다. 10월 19일 간부회의에서는 『가칭 연구본부 신설 T/F팀 운영결과 보고서』가 제출되었다. 보고서에서는 연구본부를 신설하여 본부장을 두고 하부 조직으로 연구지원과를 설치하기로 했다. 연구지원과의 사무 분장으로는 다음 사항을 제시하였다. 1. 대학회계(교내대응자금), 2. 산학협동연구단지 관리, 3. 연구소(원) 평가, 4. 연구년제 연구교수 연구비, 5. 신임교원기반조성 연구비,  6. 학술진흥사업(연구회, 연구비), 7 산학협력사업(국책사업단 유치), 8.발전기금재단(학술정책행정목적연구비), 9. 연구장학재단 운영(춘추, 육천, 김용해), 10. 교수 학술활동지원금 지원, 11. 학술연구교수 임용 추천, 12. 개척한림원 선발ㆍ지원ㆍ운영.

하지만 이와 같은 연구본부 신설 구상은 제10대 총장 선출을 둘러싼 대학본부와 교수회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그런 와중에 11월 25일 산학협력단은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경상대학교 교수 학술활동 경비 및 지원금 등 지원 지침」을 대학평의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은 채 공포하였다. 그리고 권순기 총장의 임기 종료와 함께 산학협력단의 규정 및 회계의 대학평의원회 심의 문제는 미해결의 문제로 남겨지게 되었다 하지만 비록 총장이 바뀌었다 하더라도 산학협력단의 규정과 간접비 회계에 대해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받도록 결정한 교수평의원회와 대학평의원회의 결의 사항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지적해 둔다.

7. 재정 및 회계 운영 규정 제정 등을 둘러싼 갈등

2012년 1월 27일 교과부가 발표한 ‘2단계 국립대학 선진화 방안’ 중에는 기성회 회계 제도 개선 및 운영 선진화가 주요 과제로 포함되어 있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기성회 회계 제도 개선(복식부기 도입, 클린카드제 도입 의무화 등)을 통한 재정ㆍ회계 운영의 투명성과 효율성 제고, 교직원에게 지급하고 있는 급여 보조성 경비 폐지, 국고 일반회계와 기성회회계를 “교비회계”로 통합(기성회비를 폐지하여 수업료로 일원화)하는 국립대학 재정회계법 제정 등이 제시되었다. 한편, 2010년 10월 경상대ㆍ창원대 등 전국 8개 국립대 학생 4,219명이 청구한 기성회비 반환 소송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은 2012년 1월 27일 1심 공판을 열고 “학생 1인당 10만원씩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를 계기로 국공립대 학생들의 기성회비 반환 청구 소송이 잇따라 제기되었고³³⁾, 교과부는 국립대학 재정회계법 도입을 다시 추진하기 시작했다.³⁴⁾ 2012년 2월 2일 열린 전국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 정기총회에 참석한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총장들에게 기성회계를 국고와 통합하는 국립대학 재정회계법이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주문했다.³⁵⁾ 4월에는 전국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가 성명서를 발표하여 제18대 5월 임시국회 회기 중에 국립대학 재정회계법 제정안을 통과시켜 줄 것을 요구하였다. 이에 대해 국교련은 2012년 4월 20일 개최된 임시 총회에서 국립대학 재정회계법안 대응을 안건으로 상정하여 논의하였다. 당시는 제18대 국회가 종료되기 직전이었던 만큼, 국교련은 계속 법안에 반대하여 자동 폐기시키자는 결정을 내렸다. 그 후 제19대 국회 개원을 앞둔 6월 15일 개최된 임시 총회에서는 국교련 차원에서 새로운 법안을 만들어 제안하기로 결정하고 추후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로 결정하였지만 결국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다.

제19대 국회가 개원되자 7월 11일 당시 새누리당 민병주 의원이 「국립대학 재정회계 법안」을 발의하였다. 이 법안은 제18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된 국립대학 재정회계법과 유사한 내용으로 교과부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었다. 하지만 12월말 대선이 다가오면서 법안 심의가 진행되지 못하였고, 국교련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2013년 1월 7일 개최된 국교련 회장단 회의에서 처음으로 법안에 대한 대응 방안이 논의되었다. 회장단은 법안의 핵심 쟁점이 교수회ㆍ대학평의원회의 예산 심의권을 부정하고 재정위원회에서만 심의ㆍ의결하도록 한 것에 있다고 분석하고 추후에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2013년 초반 들어 국교련 활동이 성과급적 연봉제와 총장 직선제 문제에 주로 치중하면서, 「국립대학 재정회계법안」에 대한 대응은 본격적으로 전개되지 못하였다. 그런데 교육부는 7월 25일 전국 국ㆍ공립대 총장회의를 열어 공무원 직원에 대한 기성회 회계 급여 보조성 경비 지급을 폐지하도록 요구하고,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각종 행ㆍ재정 지원상 제재를 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어서 2013년 8월 26일 교육부는 「국립대학 비국고회계 관리규정」을 일부 개정하여 국립대학 공무원 직원이 이후부터 기성회회계 급여 보조성 경비를 받을 수 없도록 지급 근거를 삭제하였다. 우리 대학에서는 규정 개정에 앞서 직원들에게 하반기분의 급여 보조성 경비를 지급하였지만 교육부는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 관련 직원을 직위해제하였고, 직원들은 급여 보조성 경비를 반납하는 우여곡절이 발생하기도 했다.

교육부가 기성회계 폐지를 위한 수순을 밟음에 따라 국교련은 8월 8일 회장단 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하였다. 회장단은 직원에 대한 기성회 회계 급여 보조성 경비 지급 금지에 반대하기로 입장을 정리하고, 각 회원교 별로 공무원 직원 및 기성회 노조의 활동에 적극 협조하기로 하였다. 8월 23일 개최된 국교련 임시 총회에서는 「국립대학 재정회계법안」과 급여 보조성 경비 지급 금지 문제를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하였다. 국교련은 이 문제들에 대해 ‘국립대학 법인화 저지와 교육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와 공동 기자 회견(9월 13일 개최) 등의 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국립대학 비국고회계 관리규정」의 개정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제출하기로 하였다. 10월 4일의 회장단 회의에서는 김창록 국교련 정책위원장과 한국해양대학교 교수회가 「국립대학 재정회계법안」에 대해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법안의 문제점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졌다. 아울러, 전국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가 구성한 국립대 재정회계법 TF팀에 국교련도 참여해달라는 요청에 대해 불참하기로 결정하고, 대신에 10월 10일 총장협의회와 간담회를 개최하여 국교련의 요구 사항을 전달하였다.

11월 7일 기성회비 반환 청구 소송에 대한 서울고등법원의 항소심에서도 학생들이 승소하면서, 정치권에서 기성회회계 대안 마련에 관심을 보이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에 12월 5일 국교련 회장단은 국회 교문위 일부 위원과 정책 간담회를 개최해 「국립대학 재정회계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다만 일부 독소 조항이 빠진다면 수용 가능하다는 의견을 전달하였다. 2014년 들어 기성회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치권의 움직임이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먼저, 2014년 2월 17일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의원이 「기성회회계 처리에 관한 특례 법안」을 대표 발의하였다. 이 법안은 종전의 기성회회계를 폐지하고 교육연구 지원 및 교육 환경 개선 비용 등 종전 기성회비로 지출한 비용을 국고로 지원하는 근거를 마련하는 등 국립대학의 재정 공공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특례를 규정하려는 것이었다. 이어서 7월 17일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국립대학법안」을 대표 발의하여, 기성회회계를 폐지하고 국립대학의 운영에 필요한 경비는 국가가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이처럼 야당에서는 국가가 국립대학에 대한 재정 책임을 확대해야 한다는 두 개의 법안을 내놓았지만, 정부 여당은 민병주 의원이 발의한 「국립대학 재정회계법안」을 기본 법안으로 내세워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편, 8월 19일 국교련 임시 총회에서는 기성회계 처리 문제를 정책토론회 주제로 설정하여 대응 방안을 논의하였다. 여기서 발제를 맡은 임재홍 국교련 정책위원(한국방송통신대 교수)은 유은혜 의원의 특례법을 관철하기 위해 역량을 결집할 필요성을 주장하였고, 토론 결과 공동 대응을 위한 연석회의(국공립대총장협의회, 전국대학노조, 공무원노조, 학생대표) 결성과 유은혜 의원과의 간담회 추진을 결의하였다. 하지만 10월 정기국회에서도 기성회회계 대체 법안을 두고 여ㆍ야간의 갈등이 지속되어 야당안의 관철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고, 국교련은 계속하여 여당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정도의 대응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가운데 교육부는 정기국회에 수업료와 기성회비를 수업료로 일원화하여 국고로 세입 처리하고, 대신에 1조 5,200억 원의 세출 예산을 국립대학 운영 경비로 편성하는 2015년도 예산안을 제출하였다. 국회는 이 예산을 1조 3,142억 원으로 삭감하여 통과시켰다. 이것은 기성회비를 수업료로 전환시켜 일단 국고로 수납한 후 그것을 다시 대학에 돌려주는 꼼수로 학생들의 교육비 경감과 그에 따른 국가의 재정 지원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었다. 이어서 12월 임시국회가 개최되자 교육부는 연내 법안 통과를 목표로 야당에 대한 적극적인 압박과 설득 작업에 나섰다. 교육부는 기성회비 반환 소송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임박하였고, 국고 일반회계 시작일(1월 1일)이 도래하였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우며 국회에 제출된 3개의 법안을 병합하여 교문위에서 수정 대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에 맞서 12월 15일 국교련은 유은혜, 정진후, 김재연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민교협, 전국대학노동조합, 전국국공립대 학생대표자 연석회의, 참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의 단체와 공동으로 국회정론관에서 ‘국립대학 정부 책임 강화를 위한 기성회회계 대체 법률 입법촉구 기자 회견’을 개최하였다. 기자 회견에서는 기성회회계 대체 법률에 국공립대 지원 매년 확대 등 정부 책임 강화, 기성회 직원 고용ㆍ근로 조건 유지, 등록금 부담 완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임시국회가 시작되어 기성회회계 대체 법안의 병합 심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국교련에서는 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태를 주시하던 우리 교수회는 기성회회계 대체 법안에 대한 분석을 통해 국교련의 대응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재정회계법 및 국립대학법 검토 위원회’(이하 검토위원회)를 구성하여 연구에 착수하였다.³⁶⁾ 12월 29일 개최된 제1차 회의에서는 먼저 「국립대학 재정회계법안」에 대해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분석하였다. 법안의 문제점으로는 국립대에 대한 안정적 지원 방안 미흡, 재정위원회의 과도한 권한과 교수회ㆍ대학평의원회의 예ㆍ결산 심의 의결권 박탈, 대학의 자율성 침해(교육부 시행령에서 재정 회계 운영에 관한 세부 사항 규정), 학생들의 수업료 부담 증가 가능성 등이 지적되었다.³⁷⁾ 교수회는 분석 결과를 ‘경상대학교 교수회 국립대 재정회계법에 대한 의견’으로 정리해 국교련에 송부하였다. 국교련은 2015년 1월 2일 우리 교수회의 자료를 토대로 「국립대학 재정회계법안」에 대한 국교련의 의견서를 작성하여 국회 교문위 설훈 위원장에게 제출하였다.

2015년 1월 5일과 7일에는 검토위원회 제2차와 제3차 회의를 개최하여 정의당의 「국립대학법안」과 새정치민주연합의 「국립대학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분석하였다. 「국립대학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은 새정치민주연합이 2014년 12월 10일 「국립대학법안」, 「국립대학 재정회계법안」, 「기성회 회계 처리에 관한 특례 법안」을 통합하여 만든 수정 법안으로 여당과의 협상을 위한 것이었다. 한편, 「국립대학법안」의 경우, 입안 과정에 직원이 중심이 된 공무원 노조와 대학노조의 입장은 강하게 반영된 반면 국교련의 입장을 거의 반영되지 못하였다. 「국립대학법안」 자체가 공무원 노조와 대학노조가 정책연구과제 수탁을 받은 대학교육연구소의 보고서를 골간으로 한 것이었다. 양 법안의 분석 결과, 「국립대학법안」은 총장 임용 관련 규정, 대학평의원회 구성, 학장 선출 규정 미비 등에 문제가 존재하였고, 「국립대학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은 재정위원회 구성 등에 문제가 있었다. 교수회는 분석 결과를 정리하여 국교련과 새정치민주연합에 전달하였다.

한편, 2월 4일 개최된 제365차 대학평의원회에서는 ‘2014회계연도 기성회회계 불용액 집행사업 계획(안)’에 대한 심의가 이루어졌다. 이것은 기성회가 해산할 경우에 대비해 2014회계연도 내에 기성회회계 불용액을 모두 집행하기 위한 것으로 특히 6억 원에 달하는 기성회 청산 준비금이 논란이 되었다. 애당초 대학본부가 마련한 계획안에서는 기성회 청산 준비금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으나, 2월 3일 긴급히 학무회의를 개최하여 심의를 한 후 당일 대학평의원회 재정사무분과위원회에 상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학평의원회는 청산 준비금 마련의 필요성, 구체적인 사용 용도 및 로드맵, 타 대학의 사례, 필요한 금액 정도 등이 제시되지 않는 등 예산 편성 항목으로서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하여 부결하였다.

국회에서 여ㆍ야 간에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던 기성회계 대체 법안 처리 문제는 2월 13일 교문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된 끝에 「국립대학의 회계 설치 및 재정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라는 통합ㆍ조정안으로 대체되었다. 이 법안은 2월 24일에 열린 제4차 교문위 전체 회의를 통과하였고, 3월 3일에 열린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 상정되어 통과하였다.³⁸⁾ 이 법률안에 따르면 국립대학에 대학회계를 설치하며, 국립대학에 대한 국가의 안정적 재정 지원 의무를 규정하고, 국립대학에 출연하는 운영비의 확대 노력 및 학생ㆍ학부모 부담의 최소화 노력 등을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교련이 계속 주장하였던 교수회ㆍ대학평의원회의 예ㆍ결산 심의 의결권 보장이 실현되지 않았고, 야당에서 발의한 나머지 두 법률안에 담겨있던 기성회비의 전부 또는 반액을 정부가 연차적으로 부담하도록 하는 재정 지원 방안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다만, 재정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서는 각 대학에서 정하는 재정ㆍ회계 규정에 많은 권한을 위임하여 민주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하였다.³⁹⁾

3월 11일 제367차 대학평의원회에서는 ‘2014회계연도 기성회회계 집행 잔액 집행계획(안)’이 상정되었다. 이에 대해 대학평의원회는 다음과 같은 사유로 심의하지 않기로 의결하였다.

* 논의사항 1. 2014회계연도 기성회회계는 2015년 2월 28일자로 종결되었고, 집행 잔액은 결산 후 2015년도 기성회회계를 성립시켜 예산 심의를 받아야 함. 2. 본부가 제출한 2014회계연도 기성회회계 집행 잔액 집행계획(안)은 해당 회계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대학평의원회가 심의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님. 따라서 본 안건을 접수하여 심의하지 않기로 결정함. 3. 대학평의원회는 지난 2월 4일 제365차 대학평의원회에서 ‘2014회계연도 기성회회계 불용액 집행사업 계획(안)’에 대한 심의를 통해 “향후 불용액이 발생할 경우 기존 사업의 대응자금으로 우선 사용하고, 그래도 불용액이 존재할 경우 신규 사업의 대응자금으로 편성할 것. 단, ‘산학융합지구조성사업’의 대응자금으로는 편성할 수 없음. 또한 기성회계의 불용액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할 것”을 의결하고 대학본부에 통보하였으나 대학본부는 대학평의원회의 결정을 준수하지 아니하고 1,312,199천원의 집행 잔액을 남겼음. 4. 이번 제367차 대학평의원회에서는 대학평의원회의 결정을 경시함으로써 발생시킨 약 13억원의 ‘2014년 기성회계 불용액’에 대해 대학본부가 ‘2014회계연도 기성회회계 집행 잔액 집행계획(안)’과 같이 해당 예산을 집행할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법률적 위법 사항을 정리하여 경고하였음. 또한 향후 ‘2014년 기성회비 불용액’이 법원의 판결에 의해 환수되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에 그 책임이 전적으로 대학본부에 있음을 명확히 하는 바임.

대학평의원회가 기성회 폐지를 염두에 두고 2014회계년도 기성회 회계의 집행 잔액을 남기지 않도록 강력하게 요구하였지만, 대학본부는 기성회 청산 준비금 등을 확보할 목적으로 13억 원을 넘는 잔액을 남겼던 것이다. 게다가, 2015회계년도 기성회회계를 성립시키지도 않은 채 편법으로 집행 잔액의 집행 계획안을 만들어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요청한 것이었다.

「국립대학의 회계 설치 및 재정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회계 및 재정 법률」)이 3월 13일 공포되자, 교육부는 즉시 「국립대학의 회계 설치 및 재정 운영 규정」(이하, 「회계 및 재정 규정」)을 만들어 3월 26일 입법 예고하였다. 교수회는 4월 1일 ‘국립대학의 회계 설치 및 재정 운영 규정 검토위원회’를 개최하고, 「회계 및 재정 규정」의 문제점에 대한 분석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였다. 분석 결과, 개선 과제로 부각된 것은 사무국장의 권한 축소, 정액 연구보조비 지급 방식, 사무국장과 회계 담당 직원의 재정위원회 배제, 대학평의원회 대학회계 심의 관철 등이었다.⁴⁰⁾ 교수회는 검토위원회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4월 6일 교육부 장관에게 ‘⌜국립대학의 회계 설치 및 재정 운영 규정⌟ 제정안에 대한 의견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한편, 4월 16일 국교련은 국회 교문위 위원에게 ‘국립대학 회계규정 제정안에 대한 검토서와 서명 결과’를 송부하였다. 주된 내용은 기성회 회계로 지급되던 연구보조비 등의 봉급성 항목을 기존과 같이 직급별로 지급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17일 거국련 회의에서도 「회계 및 재정 규정」의 문제점을 집중 논의하였다. 회의에서는 특히 각 대학 사무국장들이 대학회계의 운영과 관련한 사무 분장 권한이 자신들에게 있다고 주장하면서 대학평의원회의 심의를 거부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한 대응 방안이 논의되었다. 그리고 경상대학교 교수회가 먼저 거국련 회원교에서 공통으로 활용할 재정위원회 구성안과 예산 편성 및 심의의 개념도를 작성하여 공유할 것이 제안되었다. 그러한 제안을 받아들여 우리 교수회는 20일 재정회계규정 연구위원회 회의를 개최하여, 향후 우리 대학에서 제정해야 하는 「재정 및 회계의 운영에 관한 규정」(이하, 「대학 재정ㆍ회계 규정」)의 기본 골격을 작성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먼저 대학회계 예ㆍ결산의 심의 절차와 관련해서는 재무과와 기획처가 논의하여 예산을 편성하고 기획위원회에서 최종 조정을 거친 후, 학무회 심의와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거쳐 재정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심의ㆍ의결하는 방안을 마련하였다. 재정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서는 위원의 정수를 15명으로 하되, 당연직 6명(대학본부와 대학평의원회 각 3명), 일반직 9명(교원 3명, 직원 2명, 학생 2명, 교원 출신 학교 발전 기여자 1명, 교원 출신 전문가 1명)으로 구성하며, 예산 편성과 심의의 분리 원칙에 의해 사무국장, 재무과장 등 예산 편성 주체는 재정위원회 위원이 될 수 없도록 하였다.

4월 29일 교육부는 「회계 및 재정 규정」을 수정하여 2차 입법 예고하였다. 3월 26일 입법 예고한 「회계 및 재정 규정」에서 직원을 교육ㆍ연구비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 강한 반발이 제기되었고, 이에 따라 교육부는 법제처와 논의해 직원도 교육ㆍ연구비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조항인 제17조(교육ㆍ연구 및 학생 지도비의 지급)만을 수정하여 재입법 예고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종전보다 더 많은 문제점을 가진 것이었다. 먼저, 교육‧연구 및 학생 지도비(이하, 교연비) 지급을 위한 예산을 전년도 교연비 예산의 결산액 범위 내에서 편성하도록 하고 있고, 교연비 지급 기준도 상세하게 명시했다. 교육의 경우 학생 교수 시간 등 실적을, 연구는 연구 논문 및 학술저서 또는 예체능 계열의 활동 등 실적을, 학생 지도는 교육ㆍ연구 관련 학생 상담 및 진로 지도 등 실적을 기준으로 지급할 수 있게 하였다. 이와 함께 부당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자에 대한 환수 조치 등 집행 방안도 마련하도록 하였다. 또한, 「공무원보수규정」 및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 등에 따른 봉급, 수당 등 보수와 중복해 지급하거나 급여 보조성경비로 지급해서도 안 된다고 규정하였다. 2차 입법 예고안이 발표되자 교수회는 즉시 문제점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대학회계 설치 및 재정운영 규정 제정안(재입법예고안)에 대한 검토 의견’으로 정리하여 5월 1일 교육부 장관에게 제출하였다.⁴¹⁾

「회계 및 재정 규정」 제정이 지연되는 가운데 교육부는 법령 통과를 대비한 준비 작업에 착수하였다. 교육부는 2차 입법 예고 직후인 4월 30일 각 대학 사무국장에게 메일을 통해 ‘대학별 재정 회계 규정 예시안’을 송부하였다. 그리고 5월 7일 개최된 국립대학 기획처장 등의 회의에서는 각 대학별로 교연비의 지급 기준 마련, 재정위원회 구성, 대학 내 재정ㆍ회계 규정 제정 등의 준비 작업을 진행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한편, 기성회계 폐지에 따라 급여 보조성 경비 지급이 중단되고 신설된 교연비 지급도 관계 법령 정비가 지연되면서 늦어지자,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게 된 교수들의 불만이 고조되었다. 이에 따라 교수회는 4월 21일 대학본부에 공문을 보내 법령 정비가 이루어지기 전이라도 기존의 정액연구보조비(2015년 3월, 4월분)에 상당하는 금액을 먼저 지급하고 나중에 정산할 것을 요구하였다. 하지만 대학본부는 다른 국립대학에서도 법률에서 위임된 규정(교육부령 및 대학 재정ㆍ회계 규정)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관계로 이를 지급하지 않고 있고, 보수 및 교육ㆍ연구에 직접 사용되는 경비가 아닌 관계로 월정액으로 지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수용하지 않았다.

교수회는 5월 6일 단과대학 교수회장단 회의를 소집하여 교연비의 지급 문제에 대해 논의하였다. 회의에서는 교연비 지급과 관련하여 전체 교수 서명을 받기로 결정하고, 서명지 내용에는 차등 지급 반대, 보수 인상, 기획처장의 조속한 지급 약속 이행 등을 담기로 하였다. 5월 11일에는 교수회 임원진과 대학본부 보직자간의 간담회가 개최되었다. 이 자리에서는 교연비 지급과 재정위원회 구성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루어졌다. 교수회 임원진은 교연비에 대해 ‘선 지급 후 정산’할 것과 종래 급여 보조성 경비의 금액과 비교해 한 명이라도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이에 대해 총장은 경비 지급을 위해서는 재정위원회 구성과 규정 제정 등의 단계가 필요하여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전국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를 통해 문제 해결에 노력하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리고 교수회는 재정위원회 구성 등과 관련해 ①당연직 위원은 본부와 대학평의원회 동수로 할 것, ②재정위원회에서 총장의 동의를 얻어 세출 예산안 각항의 금액을 증액하거나 새로운 세출 항목을 설치할 경우, 반드시 대학평의원회의 승인을 얻도록 할 것, ③예산 편성과 예산 심의의 분리 원칙에 따라 예산 편성 사무를 담당하는 담당자인 사무국장과 재무과장 등은 배제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에 대해 사무국장은 타 국립대학의 경우 등을 참조해서 재정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하였다.

그런데 5월 12일 학무회의에서는 재무과가 재정위원회 위원의 구성 방안과 일정(12-15일 위원 추천, 20일 완료)에 대해 보고하였다. 재무과가 보고한 재정위원회의 위원은 당연직 위원 7명(교학부총장, 연구부총장, 대학원장, 학생처장, 기획처장, 사무국장, 산학협력단장)과 일반직 위원 8명(교수회 추천 교원 2명, 관련 단체 추천 공무원 직원 1명과 대학회계 직원 1명, 학생회 추천 재학생 2명, 학부모 1명, 외부 전문가 1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러한 재정위원회 구성은 교수회의 요구와는 동떨어진 것일 뿐 아니라, 학무회와 대학평의원회의 심의라는 공식 절차도 거치지 않은 것이었다. 교수회는 13일 제51차 교수평의원회를 소집하여 재정위원회 구성과 교연비 지급에 관한 문제를 논의하였다. 교연비 지급에 관해서는 ‘선 지급 후 정산’ 원칙에 따른 조속한 지급을 대학본부에 요구하기로 결정하고, 전체 교수의 서명을 받아 대학본부와 교육부에 전달하기로 하였다. 재정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서는 대학본부의 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결정하고, 4월 20일 개최한 재정회계규정 연구위원회에서 마련한 안을 교수회의 안으로 채택하기로 결정하였다.

하지만 교수회의 이와 같은 반대 입장에도 불구하고 대학본부는 18일 교수회에 공문을 보내 재정위원회 위원 추천을 요청하였다. 교수회는 이를 거부하고, 20일 제52차 교수평의원회를 개최하여 재정위원회 구성과 임금 체불 진정서 제출 문제에 대해 논의하였다. 재정위원회 구성과 관련하여 결정 및 논의된 사항은 다음과 같다.

<결정사항> 1. 재정위원회 구성과 관련하여 학무회와 대학평의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고 교수회 등에 재정위원회 위원의 추천을 요청한 본부의 공문은 총장이 내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결재한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으므로 마땅히 철회할 것을 요구하기로 함. 2. 대학 본부는 부적절한 공문 발송을 통해 혼란을 야기하였으므로 관련 당사자에게 적절한 행정 조치를 할 것을 요구하기로 함. 3. ｢국립대학의 회계 설치 및 재정 운영에 관한 법률｣ 제7조 및 제8조 제2항, 제8조 제3항에 의거하여 재정위원회를 구성하기에 앞서 재정ㆍ회계 규정을 먼저 제정할 것을 본부에 요구하기로 함. <논의사항> 1. 교수회 등에 재정위원회 위원을 추천해 달라는 공문의 내용을 총장이 제대로 인지하고 결재했는가의 여부를 논의함. 결재 라인에 있는 본부 직원에게 내용을 물은 결과, 총장이 재정위원회 구성에 관한 문서에 대해 내부 결재를 하였으므로 직원들은 이를 바탕으로 행정 행위를 한 것이며, 총장과 재무과 직원들 간의 인식에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답변함. 2. ｢국립대학의 회계 설치 및 재정 운영에 관한 법률｣ 상에 입법 오류가 있고 이에 따라 자의적 해석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음. 즉 제8조 제2항 및 제3항에서 재정위원회는 재정ㆍ회계 규정에 따라 그 위원 및 당연직위원을 정한다고 되어 있으나, 제8조 제5항 제6호에는 재정위원회의 심의ㆍ의결 사항으로 ‘재정ㆍ회계 규정의 제정 및 개정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어 있는 것임. 본부에서는 제8조 제5항 제6호의 사항을 들어 재정위원회를 먼저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함. 본부의 직원에게 확인하니 본부에서는 교육부 지침에 따라 재정위원회를 먼저 구성하고 그 재정위원회에서 재정ㆍ회계 규정을 제정해야 한다고 하였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짐. 즉, 교육부 지침에서는 경과 규정으로 재정ㆍ회계 규정(초안)을 먼저 만들고 그에 따라 재정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하였음.

한편, 임금 체불 진정서 제출에 관해서는 통상 임금의 성격을 가진 2015년 3월, 4월, 5월분 ‘교원연구보조비’와 ‘교육활성화지원비’에 대해 대학본부가 신속하게 지급해달라고 요구하는 진정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하기로 결정하고, 그를 위한 진정서 작성을 교수들에게 요청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교수회는 5월 22일부터 6월 3일까지 서명과 진정서 작성 운동을 전개하였다. 서명은 총 770명의 교수 가운데 532명이 참여하였고, 진정서 제출에는 353명이 참여하였다. 교수회는 6월 9일 교육부에 서명지를 우편으로 발송하는 한편, 총장에게는 직접 전달하였다. 그리고 같은 날 고용노동부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진주지청에 진정서를 접수시켰다.

6월 11일에는 “교수님의 가계는 안녕하십니까?”라는 주제로 대학 정책 포럼을 실시하였다. 권오현 교수가 좌장을 맡고, 최상한 교수와 김진수 교수가 발표, 김기진 교수가 토론을 담당하였다. 최상한 교수는 “국립대학 교수의 보수는 우대되고 있는가?”라는 발표를 통해 국립대학 교수들의 보수 수준이 타 직종의 공무원과 비교해도 열악하다는 사실을 지적하였다. 김진수 교수는 “국립대학교 교직원 기성회 수당 조사 분석”이란 발표에서 경상대학교 교수들의 수당 수준이 9개 거점 국립대학 중에서 7, 8위 수준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였다. 김기진 교수의 토론에서는 종래 기성회계에서 정기적ㆍ일률적ㆍ고정적으로 지급되었던 연구보조비 등의 수당은 통상 임금에 해당하며, 그것을 대학회계에서 교연비란 명목의 비용으로 바꾸어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사실이 지적되었다.

한편, 대학본부는 5월 22일 ‘전임교원 교육ㆍ연구 및 학생 지도비 TF팀’을 구성하고, 26일 제1차 회의를 개최하였다. TF팀은 이후 7월 7일까지 6차례의 회의를 통해 교연비의 항목, 지급 기준, 금액 등을 결정하였다. 5월 27일에는 교육부와 국립대학이 공동으로 ‘대학회계 교육ㆍ연구 및 학생지도 비용 지급 기준 마련을 위한 교육부-국립대학 워크숍’을 개최하였다. 워크숍에서는 교육부가 ‘대학별 재정ㆍ회계 규정 예시안’과 ‘교육ㆍ연구 학생지도 비용 가이드라인(안)’ 등을 제시하였다. 특히 ‘대학별 재정ㆍ회계 규정 예시안’에서는 재정위원회 위원 구성에 대해 “당연직 위원은 총 ○○명으로 하며 총장, 부총장, 대학원장, 교무처장, 기획처장, 사무국장, 총무과장으로 구성한다.”는 예시를 제시하여 각 국립대학들이 획일적으로 재정위원회를 구성하도록 유도하였다.

6월 11일 교육부가 입법 예고한 「회계 및 재정 규정」이 「국립대학의 회계 설치 및 재정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이하, 「회계 및 재정 시행규칙」)으로 명칭을 바꾸어 제정되었다. 이에 따라 대학본부는 「경상대학교 재정 및 회계의 운영에 관한 규정 제정(안)」(이하, 「경상대 재정 및 회계 규정(안)」) 작성과 2015학년도 대학회계 예산 편성 등의 작업에 착수하였다. 6월 23일 학무회의에서는 ‘경상대학교 재정위원회 구성(안)’, ‘2015학년도 대학회계 예산편성지침(안)’, ‘2015학년도 대학회계 예산편성(안)’을 심의 의결하였다. 이어서 7월 7일 학무회의에서는 「경상대 재정 및 회계 규정(안)」을 심의 의결하였고, 9일에는 임시 학무회의를 개최하여 ‘전임 교원 교육ㆍ연구 및 학생 지도 비용 지급 계획안’과 그에 따른 ‘2015학년도 대학회계 수정 세입ㆍ세출 예산안’을 심의 의결하였다. 이 과정에서 교수회는 대학본부와 재정위원회 위원 구성, 대학평의원회의 예산 심의 권한 유지, 교연비 인상 등의 문제를 두고 계속 협상을 진행하였으나, 양자 간의 입장 차이를 좁히기 힘들었다.

한편, 대학평의원회 재정사무분과위원회(이하, 재정분과) 는 6월 30일 긴급회의를 개최하여 ‘2015학년도 대학회계 예산편성 지침(안)’, ‘2015학년도 대학회계 예산편성(안)’, ‘경상대학교 재정위원회 구성(안)’에 대한 심의에 착수하였다. 7월 8일 삼천포에서 개최된 대학평의원회 하계 연수회에서는 재정위원회 구성에 관해 논의한 결과, “1. 예산 편성 권한과 예산 심의 권한을 명확히 구분한다. 2. 대학의사결정구조의 변경에 따른 학내 혼란을 최소화한다. 3. 학내 민주주의 근간을 유지한다.”는 3가지 원칙을 정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하기로 결정하였다. 7월 13일 개최된 대학평의원회 재정분과회의에서는 「경상대 재정 및 회계 규정(안)」을 심의하였는데, 특히 재정위원회 위원 구성과 관련하여 강한 비판이 제기되었다. 결국 분과위원회는 재정위원회의 구성과 관련해 당연직 위원은 3명(기획처장, 사무국장, 산학협력단장)으로 하고, 일반직 위원은 12명으로 하되 대학평의원회 재정분과위원 중 교원 8명, 직원 2명, 재학생 2명으로 한다는 수정안을 의결하여 대학평의원회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어서 16일 개최된 제370차 대학평의원회에서는 ‘2015학년도 대학회계 예산편성 지침(안)’, ‘2015학년도 대학회계 수정 세입ㆍ세출 예산편성(안)’, 「경상대 재정 및 회계 규정(안)」에 대한 심의가 이루어졌다. 그런데 회의 개최 10여분 전에 직장협의회와 대학회계노조 간부들이 교수회를 찾아와 재정위원회의 직원 지분을 늘려달라고 요구하였다. 또한 수십 명의 직원들이 대학평의원회 회의장 입구에서 소란을 피우고 방청을 요구하였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회의에서는 먼저 ‘2015학년도 대학회계 예산편성 지침(안)’에 대해서는 원안대로 의결하고, “예산 편성을 위해 학칙에도 존재하지 않은 예산편성위원회를 총장 내부 결재로만 구성하여 운영한 것은 위법 소지가 있음. 2016년도 예산 편성에는 해당 규정을 만들어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받은 후 운영할 것” 등을 권고하였다. ‘2015학년도 대학회계 수정 세입ㆍ세출 예산편성(안)’에 대해서는 수정 의결을 하고, 삭감 및 조정을 통해 확보한 예산액(1,963,469,000원) 중 4억 원은 직원을 위한 교연비 예산으로 재배정할 것과 나머지 삭감 예산액(1,516,943,000원)은 교원을 위한 교연비 예산으로 배정하되, 차등 지급 방식이 아닌 균등한 금액이 지급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였다.

한편, 「경상대 재정 및 회계 규정(안)」에 대해서는 재정분과에서 제시한 재정위원회의 구성안(수정안 제4조)을 두고 직원평의원과 교수평의원 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수정안 제4조에 대해 강연화 직원평의원의 개의안(일반직 위원 중 교원 6명, 직원 4명, 학생 2명)이 발의되었으나 표결 결과 5명 찬성(강연화, 임정숙, 유정, 갈승준, 서호진 평의원)으로 부결 처리되었다. 이어서 유정 직원평의원의 재개의안(일반직 위원 중 교원 6명, 직원 2명, 학생 2명, 외부위원 2명)이 발의되었으나 표결 결과 3명 찬성(유정, 갈승준, 서호진 평의원)으로 부결 처리되었다. 결국 수정안 제4조는 표결 결과 20명의 찬성으로 가결 처리되었다. 그리고 나머지 수정안은 직원평의원의 전원 퇴장 후 전원 찬성으로 가결 처리되었다.

그런데 대학본부는 대학평의원회 의결에 따라 재정위원회 위원 구성이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7월 17일 교수회에 “경상대학교 재정위원회 일반직 위원(교원) 추천 요청”(재무과장 김재기 전결) 공문을 발송하여 교수회가 일반직 위원의 교원 2명을 추천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에 대해 교수회는 ‘대학평의원회의 위기! 우리대학의 민주적 전통이 파괴되고 있습니다.’는 메일을 발송하여, 대학본부가 재정위원회 구성과 관련하여 제370차 대학평의원회의 의결을 무시한 데 대해 항의하고, 규정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일반직 위원의 추천을 받는 것은 불법이라는 점을 지적하였다. 20일에는 경상대학교 직장협의회회장과 대학노조지부장이 공동으로 정보광장에 “「경상대학교 재정 및 회계의 운영에 관한 규정 제정(안)」에 대한 직원 단체의 입장”이란 글을 게시하여 대학평의원회의 의결에 대해 비판하였다.⁴²⁾ 이에 대해 22일 대학평의원회 의장은 정보 광장에 “직원 단체의 입장에 대한 대학평의원회의 해명”이란 글을 게시하였고, 24일에는 교수회가 전체 교수에게 ‘직원 단체의 집단 반발에 대한 교수회의 입장’이란 메일을 발송하여 재정위원회 구성과 관련하여 직원 비율이 대학본부안과 대학평의원회안이 큰 차이가 없음에도 직원 단체가 반발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였다.

한편, 7월 22일 교수회는 본부에 “‘경상대학교 재정위원회 일반직 위원(교원) 추천 요청’에 대한 답변” 공문을 발송하여 어떤 규정을 근거로 교수회에 일반직 위원 2명의 추천을 요청한 것인지 밝혀 줄 것을 요구하였다. 그리고 재무과가 공문을 통해 다른 일반직 위원들을 6월 30일에서 7월 7일에 걸쳐 이미 추천을 받았고 교수회에도 조속한 추천을 요청하였는바, 이처럼 대학평의원회에 재정회계규정 제정안을 상정하기도 전에 교원을 제외한 다른 재정위원들을 이미 추천받은 것은 적법한 절차와 규정을 위반한 것임을 지적하고 공문의 철회를 요청하였다. 이어서 교수회는 24일 전체 교수들에게 ‘총장은 교수들의 처우를 개선하라!’는 메일을 발송하여 대학평의원회가 요구한 교연비 증액을 수용할 것을 요구하였다.⁴³⁾ 그리고 같은 날 ‘권순기 총장님, 우리대학의 민주적 전통을 파괴하지 마십시오!’는 메일을 통해 대학평의원회의 의결을 무시하고 본부안대로 재정위원회 구성을 강행하는 총장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였다.

하지만 대학본부는 24일 학무회의를 개최하여 「경상대학교 재정 및 회계의 운영에 관한 규정안 일부 수정(안)」을 상정하여, 부칙 제4조의 추가 신설을 심의 의결하였다.⁴⁴⁾ 논의 과정에서 일부 단과대학 학장들이 대학본부가 교수회의 추천을 받지 않고 임의로 재정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에 대한 우려와 함께 대학평의원회 심의 절차를 거칠 필요성을 주장하는 의견을 제시하였으나 결국 원안대로 의결되었다. 그리고 이 의결에 따라 대학본부는 전 학과 및 부처에 재정위원회 일반직 위원 중 교원위원 2명을 구성원 추천(자천도 가능)을 통해 구성하니 7월 28일 화요일까지 재무과로 추천해 달라는 공문을 발송하였다. 이에 대해 교수회는 27일 ‘대학 민주화의 역행-대학본부의 「경상대학교 재정 및 회계의 운영에 관한 규정 제정안」의 문제점’이란 메일을 발송하여 대학본부안의 문제점을 비판하였다.⁴⁵⁾ 또한, 교수회는 ‘교수 사회를 분열시키는 대학본부의 해괴한 재정위원회 교원위원 추천 공문’이란 메일을 발송하여 권순기 총장이 교원 2인에 대해 구성원 추천(자천도 가능)이라는 방식을 만든 것은 대학평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무시한 것일 뿐 아니라, 교수들의 대의기구인 교수회의 존재조차 부정하고 재정위원회의 구성을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였다.

한편, 총장은 27일 ‘경상대학교 재정위원회 구성에 관하여 경상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담화문을 발표하여, 본부와 대학평의원회가 협의한 후 학무회의 심의를 거친 안을 신규 제정 수준으로 수정한 대학평의원회의 의결은 관계 법령을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서 정부로부터 인정받을 수 없다고 지적하고, 법령 위반에 해당되고 동시에 대학 구성원의 이익에 반하는 평의원회의 결정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교수회는 28일 총장 담화문에 대해 반박하는 메일을 발송하여, 대학본부가 대학평의원회에 제출한 규정안이 본부와 대학평의원회 간의 협의 내용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만약 관계 법령을 위반한 부분이 있다면 대학평의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하라고 요구하였다.

29일 개최된 제55차 교수평의원회에서는 대학본부의 일방적 재정위원회 구성과 함께 대학평의원회 심의도 거치지 않은 교연비의 연구 영역 선금급 지급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이 논의되었다. 29일 오전 교무과에서는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학내 게시판과 메일 등을 통해 교연비의 연구 영역 선금급을 지급한다는 사실을 공지하고 전체 교수들에게 ‘학술연구활동계획서’를 작성하여 8월 3일까지 행정실로 제출하도록 요구하였던 것이다. 이 날 회의에서는 총장과 대학본부의 독단적인 처사에 대한 강한 성토와 비판이 이어졌다. 대학평의원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예산 심의권이 박탈당함으로써 대학평의원회의 존재 이유가 상실된 만큼 이런 사태를 초래한 총장에게 강력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과 함께, 교수회 비상 총회, 단과대학 교수회 등을 통해서 총장의 독단을 알리고 대응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그리고 총장이 계속하여 독단적으로 학교를 운영할 경우 총장 불신임을 포함한 보다 강도 높은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까지 제시되었다. 회의에서 최종 의결된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경상대학교 교육ㆍ연구 및 학생지도 비용 지급 지침」이 제정될 때까지 ‘학술연구활동계획서’의 제출을 보류하기로 함. 그리고 이 내용을 신속히 전 교수님들께 메일로 알리기로 함. 2. 교수님들께 ‘학술연구활동계획서’의 제출 보류를 독려하고 총장에게 학칙 준수를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내걸기로 함. 3. 재정위원회 구성 문제 등과 관련해 총장에게 학칙 준수를 촉구하는 서명을 전체 교수님들로부터 받기로 하고 시기 및 방법 등은 교수회 임원진에 위임함.

30일 교수회는 ‘[긴급] 교수평의원회, 학술연구활동계획서 제출 보류 의결’ 메일을 발송하였다. 이 메일에서는 「경상대학교 교육ㆍ연구 및 학생지도 비용 지급 지침」(이하 「지급 지침」)에 대학평의원회가 요구한 교수에 대한 처우 개선 방안이 반영되어 있지 않았고, 대학본부가 「지급 지침」이 제정되기도 전에 계획서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학칙과 규정에 정해진 절차를 위반한 것이며, 교수들에게만 먼저 지급하고 조교ㆍ직원들에게는 지급하지 않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등의 사유를 설명하고, 「지급 지침」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제정될 때까지 학술연구활동계획서 제출을 보류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러한 교수회의 요청에 대해 30일 오후 사회과학대학은 교학위원회를 개최하여 정상적인 절차에 따른 「지급 지침」이 마련될 때까지 이와 관련한 서류 제출을 유보할 것을 결정하였다. 그리고 많은 교수들이 교수평의원회의 결정에 동조하여 학술연구활동계획서의 제출을 보류하였다.

하지만 대학본부는 29일 재정위원회 구성을 완료하고, 30일 재정위원회를 개최하여 「경상대 재정 및 회계 규정(안)」, ‘2015학년도 대학회계 예산편성안’, ‘전임교원 교육․연구 및 학생지도 비용 지급안’을 불법적으로 심의하여 의결하였다.⁴⁶⁾ 이에 대해 교수회는 8월 1일 대학본부에 “「경상대학교 재정 및 회계의 운영에 관한 규정」 공포와 합법적 재정위원회 구성 요구”라는 공문을 발송하여, 제370차 대학평의원회에서 수정ㆍ가결된 「경상대 재정 및 회계 규정」을 공포해 줄 것, 대학평의원회를 통과한 규정에 따라 합법적인 재정위원회를 구성할 것, 「지급 지침(안)」을 학칙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제정한 후에 대학평의원회에 제출하도록 조처할 것을 요구하였다.

한편, 8월 3일 이전 교학부총장은 전체 교수에게 메일을 발송하여 교연비는 증액이 될 것이며, 교연비 지침이 완성된 후 대학평의원회에 심의ㆍ의결을 받을 것이고, 직원ㆍ조교에 대한 지급은 교육부와의 협의를 거쳐 조속한 시일 내에 시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공지하였다. 교수회는 4일 ‘이전 교학부총장의 글에 대한 교수회의 입장’이란 메일을 발송해, 거점국립대학 상위 수준의 교연비 증액을 반드시 실현할 것, 조교나 직원들이 좀 더 혜택을 받는 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 대학평의원회가 의결한 「경상대 재정 및 회계 규정」을 즉각 공포하고, 이에 따른 합법적 재정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요구하였다.

하지만 4일 대학본부는 대학평의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은 「경상대 재정 및 회계 규정」을 불법적으로 공포하였다. 5일 교수회는 ‘대학본부는 법률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선금급을 지급하라!’는 메일을 발송하여 대학본부가 기준(지침)이 제정되기도 전에 교육부와 협의하고, 학술연구활동계획서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교육부령인 「회계 및 재정 시행규칙」을 위반한 것임을 지적하고, 정해진 법률과 절차에 따라 각 영역별 기준(지침)을 확정한 후에 활동계획서를 제출받아 경비의 일부를 지급할 것을 요구하였다. 대학본부는 교수회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5일부터 6일까지 단과대학별로 교연비 지급 관련 설명회를 개최하여 교수들에 대한 설득 작업에 나섰다. 농생대ㆍ사범대ㆍ수의대 공동설명회 장소에서는 대학평의원회 예산 심의를 통해 확보한 예산으로 교연비를 증액하도록 요구하는 교수회 임원진과 타 대학의 사례를 들어 증액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총장 간에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7일 교수회는 ‘교육ㆍ연구 및 학생지도 비용 지급 계획(안),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메일을 발송하여, 지급 계획안의 문제점을 소상하게 분석하여 지적하였다.⁴⁷⁾ 이어서 10일에는 교수회장 명의로 ‘학내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교수회장 호소문’을 발송하여, 본부에 대해 「지급 지침」을 학칙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대학평의원회에 심의를 요청할 것과 「경상대 재정 및 회계 규정」에 대한 수정안을 만들어 대학평의원회의 심의를 받을 것을 요구하고, 학장들에게는 「지급 지침」에 대한 대학평의원회 심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학술연구활동계획서 심사와 대학본부 제출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처럼 교수회와 대학본부 간의 대립과 갈등이 갈수록 첨예해지는 가운데, 대다수 교수들은 학술연구활동계획서 제출을 보류하였다. 하지만 일부 단과대학에서는 대학본부의 요구에 따라 학술연구활동계획서 제출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는 등 공동 대응에 균열이 생기기도 하였다. 「경상대 재정 및 회계 규정」 개정과 교연비 지급 문제가 교착 상태에 빠져 장기화함에 따라 교수회가 특단의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봉착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8월 12일 안성진 교수회장은 권순기 총장과 면담을 요청하여 협의한 결과 다음과 같은 합의 사항을 도출하였다.

1. 대학본부는 대학회계와 관련하여 공식적인 학내 의사결정 절차를 회복한다. 2. 「경상대학교 교육ㆍ연구 및 학생지도 비용 지급 지침(안)」은 대학본부 내 의사결정 절차를 거쳐 8월 19일에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받고, 교수에 대해 8월 21일까지 경비의 지급을 완료한다. 다만, 해당 지침은 추후에 조교ㆍ직원안 추가 등의 과정을 거쳐 수정안을 만들어 대학평의원회의 심의를 거친 후 공포한다. 3. 8월 19일 대학평의원회에서 심의한 지급 지침은 공포 여부와 관련 없이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4. 대학평의원회는 「경상대학교 교육ㆍ연구 및 학생지도 비용 지급 지침(안)」의 내용에 대해서는 최대한 협조한다. 5. 「경상대학교 재정 및 회계의 운영에 관한 규정」은 조속한 시일 내에 기획처장과 교수회 사무국장이 명시적으로 조율하여 개정안을 만들고, 대학평의원회의 심의를 받는다.

13일 교수회장은 ‘총장의 결단과 교수님들의 협조에 대한 교수회장의 감사 서신’을 발송하고 총장과 교수회장 간의 합의 내용을 공표하였다. 이러한 합의 사항에 따라 19일에는 제372차 대학평의원회를 개최하여 ‘경상대학교 교육ㆍ연구 및 학생 지도비 비용 지급 지침 가안’을 심의하여 원안대로 의결하였다. 회의에서의 논의 사항과 권고 사항은 다음과 같다.

[논의 사항] 1. 학술연구활동계획서, 교육활동계획서, 학생지도활동계획서의 양식이 변경되었는바, 종전 양식으로 이미 제출한 교수들에게 불편을 초래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음. 2. 학술연구활동계획서를 제출한 경우에도 변경된 지침의 내용을 반영하여 재작성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수정하여 다시 제출하도록 할 필요가 있음. 3. 교육 및 학생지도 영역의 공통지표 지급 단가가 증액되었는바 연구년제 교수들에게 불이익이 초래되지 않도록 조처할 필요가 있음. [권고사항] 1. 연구 영역의 사후연구성과금 중 6등급의 지급액을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할 것. 2. 학생지도 영역 자율선택지표의 연간 상한액 60만원을 삭제할 것. 3. 최종안을 조속한 시간 내에 마련하여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받을 것. 4. 학생 지도 영역에서 지정선택지표를 추가하여 조교 및 직원들의 지급액 최대 금액이 650만원이 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할 것. 5. 학생지도 영역에서 조교 및 직원이 2015년 1학기 분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할 것.(예: 지침의 부칙에 2015년도에 한하여 적용될 수 있는 경과 조항 마련)

대학평의원회에서 ‘지급 지침 가안’을 심의 의결함으로써 그동안 미루어져왔던 교연비 지급 문제는 일단 해결되었다. 하지만 「경상대 재정 및 회계 규정」의 개정과 「지급 지침」의 제정 문제와 관련해서는 총장이 합의 사항을 이행하지 않아 논란이 계속되었다. 그런 가운데 11월 11일 제376차 대학평의원회에서는 ‘2015회계연도 대학회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의 심의를 다음과 같은 사유로 보류하였다.⁴⁸⁾

1. 2015년 8월 12일 경상대학교 총장과 대학평의원회 의장의 합의에 의하면, 대학본부는 조속한 시일 내에 「경상대학교 재정 및 회계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대한 개정안을 만들어 대학평의원회에 상정하기로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합의 사항을 준수하지 않고 있음. 2. 상기 합의 내용에는 ‘2015회계연도 대학회계 제1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최종 심의하는 재정위원회의 위원 구성 등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음. 따라서 「경상대학교 재정 및 회계의 운영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여 새롭게 구성된 재정위원회에서 ‘2015회계연도 대학회계 제1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사료됨. 3. 현재의 재정위원회는 제370차 대학평의원회(2015년 7월 16일)에서 심의한 「경상대학교 재정 및 회계의 운영에 관한 규정」의 수정 내용을 반영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학칙에 규정된 재심의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본부가 일방적으로 구성한 위법적인 것임. 더군다나, 재정위원회 교수위원 중 1인이 정년으로 인해 결원이 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충원하지 않아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음. 4. 대학본부는 지체 없이 「경상대학교 재정 및 회계의 운영에 관한 규정」을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거쳐 개정하고, 새로운 규정에 따라 재정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요구함. 5. 대학평의원회는 ‘2015회계연도 대학회계 제1차 추가경정예산(안)’의 심의를 「경상대학교 재정 및 회계의 운영에 관한 규정」의 개정과 동시에 진행할 것임.

이와 같은 대학평의원회의 심의 보류 결정에 대해 대학본부는 11월 12일 대학평의원회에 공문을 보내 「경상대 재정 및 회계 규정」 및 재정위원회 위원 구성에 관해서는 개정안을 보내주면 그에 대한 학내 의견 등을 수렴하여 개정 절차를 추진할 것이며, 재정위원 결원 문제는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리고 19일에는 대학본부가 「지급 지침」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육ㆍ연구 및 학생지도 비용 지급 계획안’을 발표하였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2015년 1월과 2월에 나온 교수 연구 업적은 사후 연구 성과금 지원을 받을 수가 없게 되어 있었다. 이에 대해 11월 26일 교수회는 대학본부에 “대학회계 설치에 따른 연구 활성화 지원금 등의 미지급 대책 마련 촉구” 공문을 발송하여 문제 해결을 요구하였다. 하지만 총장 직선제 회복과 제10대 총장 선출 문제로 교수회와 대학본부가 지속적인 갈등을 전개하다가 「경상대 재정 및 회계 규정」의 개정과 재정위원회 구성 문제는 매듭을 짓지 못한 채 권순기 총장이 퇴임하게 되었다. 이어서 정병훈 총장 대리 체제가 출범하면서 「지급 지침」은 12월 30일 개최된 제378차 대학평의원회에 안건으로 상정되어 일부 수정을 거쳐 의결되었다.⁴⁹⁾ 그리고 재정위원회 구성과 관련하여서는 제18대 교수회가 출범하면서 교수회가 재정위원회 일반직위원 중 교수위원 2명을 추천하고, 그중에서 교수회 부회장이 재정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문제가 일단락되었다.

8. 경남지역 국립대학 통합에 관한 설문 조사 실시

2004년과 2005년 조무제 총장 시절에 추진되었던 창원대학교와의 통합이 실패로 끝난 후에도 대학 통합 문제는 대학의 현안 과제로 남겨지게 되었다. 하우송 총장도 취임과 함께 2008년 21세기위원회(통합준비위원회)를 설치하고 타 국립대학(부경대학교, 순천대학교, 창원대학교, 진주산업대학교, 진주교육대학교)과의 통합을 모색하기 위한 기초 연구를 실시한 바 있었다. 이러한 통합 시도는 주로 대학본부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사전에 구성원들의 의사를 수렴하거나 반영하려는 노력이 부족하였다.

2014년 3월 제17대 교수회가 출범하면서 곧바로 직면한 문제는 대학 구조 조정에 따른 학생 정원 감축 문제였다. 교수회는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우리 대학이 거점 국립대학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학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인식하게 되었다. 교수회 임원진은 3월 26일 상견례를 겸하여 창원대학교 교수회를 방문하고, 통합 의사를 타진하였다. 하지만 창원대학교 교수회는 본부와의 갈등(대학구조조정 관련)으로 인해 대학 통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우리 교수회는 양교 교수회가 주체가 되어 단기간이 아닌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창원대학교 방문 후 교수회는 대학통합위원회(위원장 권오현 교수, 간사 민원기 교수, 위원 이전 교수, 장시광 교수, 민병익 교수)를 구성하여 통합 관련 작업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4월 16일 개최된 제1차 회의에서는 위원회의 주요 업무와 역할, 향후 일정 등에 대해 논의하였다. 논의 결과, 대학 통합에 관한 문헌 연구보다는 통합을 위한 대외 접촉 및 총론적 전략을 수립하는 것에 치중하기로 하고, 먼저 통합을 저해하는 요인과 그것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방안을 연구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창원대학교와 경남과학기술대학교를 우선 통합 대상으로 하여 6월 전까지 가능성을 타진하고, 진주교육대학교도 추후 접촉을 통해 의사를 확인하기로 하였다. 아울러 대학구성원의 의견 수렴과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는 통합 가능성이 확인되면 실무위원회를 구성하여 추진하기로 하였다.

5월 15일 창원대학교 교수회가 진주를 방문하여 우리 교수회와의 간담회가 개최되었다. 간담회에서 창원대학교 교수회는 대학 통합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3월 우리 교수회가 창원대학교를 방문하여 통합 문제를 제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창원대학교 내부에서 통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었다. 창원대학교 교수회의 태도 변화에 따라 통합 방안에 관한 논의도 급진전하여 다음과 같이 상당히 구체적인 합의가 이루어졌다.

1. 양교 교수회가 각각 통합위원회를 구성하여 통합에 대한 논의를 전개한다. 2. 양교 교수회가 구성원에 대해 통합에 대한 찬반 등을 묻는 설문을 공동으로 작성하여 의견을 수렴한다. 3. 설문 조사 결과가 통합을 희망하는 방향으로 도출될 경우, 양교의 총장 선거(창원대학교 2015년 2-3월, 경상대학교 2015년 9-10월 예정)에 출마한 후보자들에게 통합의 구체적인 방안 등을 공약 사항으로 제시하게 만들어 당선 후에 통합을 추진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한다. 4. 양교 교수회의 통합 논의는 기본 원칙(통합 시기, 통합 형태, 통합 후 명칭 등)과 통합에 따른 기본 문제점을 해소하는 방안 등에 한정하고, 통합이 합의된 후에는 대학본부와도 협의해 새로운 통합위원회를 구성하여 각론 부분에 대한 논의를 전개한다. 5. 단과대학의 배치, 학과 통합 등과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일단 통합 후에 5-10년 정도의 긴 유예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해결한다. 6. 가능하다면 경상대학교와 창원대학교만이 아니라 경남과학기술대도 통합 논의에 포함하여 경남지역 국립대학 대통합을 실현하는 방향을 모색한다. 그를 위해 3개 대학 교수회의 대면을 추진한다.

5월 22일에는 교수회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회와 만나 간담회를 개최하였다. 우리 교수회는 창원대학교 교수회와 진행된 논의 사항에 대해 설명하였고,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회는 통합 문제에 대해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창원대학교 교수회와의 3자 회동에도 동의하였다. 우리 교수회는 다시 진주교육대학 교수회와도 접촉을 하여 통합 의사를 타진하였다. 진주교육대학 교수회는 통합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경남지역 4개 국립대학 교수회가 연석하여 모임을 갖는 것에는 동의하였다.

6월 12일 경남지역 4개 국립대학 교수회 임원진이 진주에서 모여 경남 4개 국립대학 교수회 연합회 결성과 3개 국립대학 통합 문제를 안건으로 회의를 개최하였다. 먼저 경남 4개 국립대학 교수회 연합회 결성에 관해서는 친선 도모, 정보 교류, 현안 문제의 공동 대응 등을 목적으로 “경남지역 국립대학 교수회 연합회”를 결성하기로 하고 분기별로 모임을 개최하는 것에 합의하였다. 3개 대학의 통합과 관련해서는 9월 개학 직후에 각 대학별로 통합에 관한 사전 여론 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하고, 추후에 다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기로 하였다.

7월 8일 대학통합위원회는 제2차 회의를 갖고 통합에 관한 여론 조사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여, 7월 중에 여론 조사 문항을 작성하고 7월 말경에 3개 대학 연합 모임을 개최하여 의견을 교환하기로 결정하였다. 7월 9일부터 10일까지 개최된 대학평의원회 하계 연수회에서는 대학 통합 문제를 토론 주제로 설정하여 그간의 경과를 보고하고, 향후 일정과 통합 대상ㆍ시기ㆍ방법, 통합 저해 요인과 해소 방안, 사전 설문 조사 문항 등에 대해 토론하였다.

7월 29일 3개 대학 교수회 임원진은 진주에서 모임을 갖고 각 대학의 상황에 대해 청취하고, ‘경남지역 3개 국립대학 통합 추진을 위한 교수회 의장단 합의문’을 작성하여 발표하기로 결정하였다. 이 날 작성된 합의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통합은 구성원의 의견 수렴을 거쳐 추진하되 현 총장의 임기와는 무관하게 진행한다. 2. 통합 방식, 교명, 본부 위치 등 주요 사안은 상호 합의에 의해 정한다. 3. 통합 이후에도 구성원의 신분을 보장하고 인사 등의 불이익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

합의문의 발표 시점은 7월 30일 오전 12시까지로 결정하고, 방법은 각 대학별로 메일을 발송함과 동시에 인터넷 게시판 등에 공지하기로 하였다. 한편, 통합 추진을 위한 여론 조사와 관련하여 우리 교수회가 만든 여론 조사 문항을 토대로 검토하고, 우리 대학이 개학 직후 먼저 여론 조사를 실시한 후 다른 대학도 10월말까지는 여론 조사를 완료하기로 하였다.

8월 5일 교수회 임원진은 공무원 직장협의회 임원진과 만나 그동안의 통합 논의에 대해 설명하고, 교원과 직원을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 실시에 합의하였다. 8월 27일 개최된 대학통합위원회 제3차 회의에서는 통합 추진을 위한 여론 조사의 구체적인 방안과 설문지 문항 등에 대해 논의하였다. 여론 조사의 기간은 9월 15일부터 22일까지 실시하기로 하고, 여론 조사의 홍보, 조사 용지 배부와 회수, 통계 및 분석, 결과 공표와 보고서 작성 등의 방안과 일정도 결정하였다. 여론 조사는 계획대로 9월 15일부터 22일까지 교원과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9월 26일에는 대학통합위원회 제4차 회의를 개최하여 여론 조사 결과의 분석과 처리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보도 자료 및 메일의 내용을 검토 수정하였다. 결과 발표는 회수가 지연된 의학전문대학원과 직원 대상의 여론 조사 용지를 수합한 후 최종 집계를 내어 실시하기로 결정하였다. 10월 1일 교수회는 언론사에 여론 조사 결과를 알리는 보도 자료를 배부하고, 전체 교수들에게도 메일로 공지하였다.

최종 집계 결과, 여론 조사에는 교수 전체 734명(연구년, 파견 등 35명 제외) 중 453명(61.71%), 직원 전체 375명 중 197명(52.53%)이 응답하였다. 먼저, 다른 국립대학과의 통합에 찬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교수가 93.4%(423명), 직원이 84.3%(166명)에 달하였다. 창원대학교와의 통합에 찬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교수가 92.3%(418명), 직원이 73.1%(144명)이었다. 경남과학기술대학교와 통합에 찬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교수가 77.0%(349명), 직원이 76.6%(151명)이었다. 한편, 경상대학교,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창원대학교 3개 대학의 대통합에 찬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교수가 81.2%(368명), 직원이 73.6%(145명)이었다.

다른 국립대학교와 통합을 할 경우에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에 대해서는 교수의 경우, 대학의 발전(비전), 동일(유사) 전공의 통폐합, 대학 본부의 위치 등의 의견을 많이 제시하였고, 직원의 경우는 대학 본부의 위치, 구성원 신분 보장, 대학의 발전(비전) 등의 의견을 많이 제시하였다. 그리고 경상대학교가 다른 국립대학교와 통합할 경우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점(저해 요인)에 대해서는 교수의 경우, 동일(유사) 전공의 통폐합, 대학 본부의 위치, 지역 사회의 여론, 개인적 이기심 등의 의견을 많이 제시하였고, 직원은 동일(유사) 전공의 통폐합, 개인적 이기심, 대학 본부의 위치 등의 의견을 많이 제시하였다. 언론 매체들은 이와 같은 여론 조사 결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상세하게 보도하여 통합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11월 7일 개최된 제2차 경남 4개 국립대학 교수회 연합회 모임에서는 우리 대학의 통합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하고, 창원대학교와 경남과학기술대학교의 여론 조사 준비 작업에 대한 상황을 청취하였다. 창원대학교의 경우, 2015년 2월에 실시될 총장 선출을 위한 규정 마련 등으로 지연되다가 12월 15일부터 21일까지 전체 교수 330명과 직원 169명 등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통합 여론 조사가 실시되었다. 2015년 1월 8일 발표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전체 전임교원 330명 중 177명(59%)이 응답하였고, 직원은 전체 169명 중에서 101명(60%)이 응답하였다. 통합에 찬성한 교직원은 185명, 반대는 93명으로 찬성률은 67%로 집계되었다. 교수들의 경우 통합 찬성 125명, 반대는 52명으로 통합에 찬성하는 교수 비율은 71%였다. 직원 중에서 통합 찬성은 60명, 반대는 41명으로 통합에 찬성하는 직원 비율은 59%였다. 경상대와의 통합에 대해서는 교직원 응답자 중 86%가 찬성 의사를 표명한 반면, ‘창원대, 경상대, 경남과기대’ 3자 통합은 79%, ‘창원대와 경남과기대’ 양자 통합은 74%로 집계되었다.

한편, 교수회와 총장간의 갈등 문제로 지연되고 있던 경남과학기술대학교의 통합 여론 조사도 2015년 1월 15일에 결과가 발표되었다. 교수와 조교, 직원 등 대학구성원 2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3개 국립대 통합 관련 설문조사에서는 61%가 통합에 찬성했다. 교수가 124명중 86명(71.1%)이 찬성, 직원은 93명중 48명(51.6%), 조교는 25명중 12명(48%)이 찬성했다. 또한, 대학 통합에 대한 찬반을 물은 문항에 대해서는 찬성이 교수 80.2%, 직원 66.7%, 조교 68%, 평균 73%라는 결과가 나왔다.

3개 대학 교수회가 추진한 통합 여론 조사는 결과적으로 해당 대학 교직원들의 통합에 대한 높은 열망을 확인함과 동시에 여론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2015년 들어 창원대학교와 경상대학교에서 총장 선출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통합 논의는 잠잠해지게 되었다. 2016년 2월에 실시된 우리 대학의 제10대 총장 선출 과정에서 통합 문제는 다시 주요 이슈로 부각되었다. 경상대학교 총장후보공모위원회는 대학발전계획서와 정책토론회의 질문 내용 중에 타 대학과의 통합에 대한 총장후보자들의 입장과 정책 방안을 묻는 문항을 제시하였고, 후보자들은 모두 대학 통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답변을 공약으로 제시하였다. 현재 대학본부가 진행 중인 경남과학기술대학교와의 통합 시도는 그와 같은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